[단독] 발판 빠진 마트 무빙워크에 중상

단독 발판 빠진 마트 무빙워크에 중상

2014.03.28.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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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황당한 사고 들어 보신 적 있습니까?

대형마트에서 발판이 빠진 무빙워크에 40대 주부가 다리를 크게 다쳤습니다.

구멍이 뚫린 채 무빙워크가 작동한 건데, 안전관리 시스템에도 구조적인 허점이 있었습니다.

권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여성이 몸을 전혀 가누지 못하고 대형마트 무빙워크에 쓰러져 있습니다.

급박한 상황 사이로, 황당한 모습이 포착됩니다.

무빙워크 발판 하나가 빠져있는 겁니다.

44살 남현화 씨는 지난 14일 밤, 구멍 뚫린 무빙워크에 다리가 빠지고 말았습니다.

10미터 넘게 끌려올라가, 허벅지가 20센티미터나 터지고 찢어졌습니다.

1차 봉합수술에 이어, 피부 이식수술의 고통을 또 한번 참아내야 합니다.

단란했던 일상은 산산조각났습니다.

[인터뷰:남현화, 피해자]
"어제도 큰 아이 생일이었는데 병실에서 케익 하나 자르고 음식 사다가 먹었는데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아이들은 제가) 이렇게 마음 아파한다는 것까지는 생각 못하겠죠."

이런 황당한 사고는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

승강기안전관리원 조사 결과, 발판을 지지하는 고정핀이 양쪽 다 빠져 있었습니다.

[인터뷰:임규호, 승강기안전관리원 조사관]
"양쪽에 고정핀이 없었던 건 다들 확인한 사실이에요. 경찰 측에서도 확인한 거고, 그 다음에 유지·관리업체도 확인한 거고, 관리 주체도 확인한 거고..."

사고가 난 무빙워크는 지난 1999년 설치됐습니다.

1년 내내 쉼없이 돌아가며 하루에도 수천 명이 타고 내립니다.

이 때문에 사고 사흘 전에도 작동을 멈추는 등 엿새에 한 번꼴로 고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리는 마트 측이 아니라 중소 하청업체가 맡고 있습니다.

전면 보수를 위해선 20일 넘게 마트 문을 닫아야 하지만, 엄두를 못내고 땜질식 보수만 이어갈 뿐입니다.

[인터뷰:승강기 관리책임자]
"(무빙워크 전면 교체가) 수십일 정도 걸리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매장을 전체 닫아놓고 해야 하는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승강기 사고는 중상 이상 비율이 70%에 이를만큼 났다 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집니다.

그런데도 대부분 사업장에서 비용 문제로 승강기 관리를 영세업체에 전담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조금 편하자는 문명의 이기가 언제든 흉기로 돌변할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김찬오, 서울과기대 안전관리과 교수]
"(외국은) 제조에서부터 설치나 관리라고 하는 문제들이 거의 일원화돼 있어서, 우리같이 이렇게 굉장히 복잡하게 나누어져 있는 형태가 아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승강기 관리업체는 872곳.

황당하고 억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승강기 안전관리시스템의 나사가 빠져 있는 건 아닌지 총체적인 점검이 시급합니다.

YTN 권민석[minseok2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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