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강남 한복판서 여성 상대 '묻지 마 폭행'

단독 강남 한복판서 여성 상대 '묻지 마 폭행'

2014.03.17.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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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길을 걷다가 별다른 이유 없이 무방비 상태에서 폭행을 당하면 자칫 생명까지도 잃을 수 있는데요.

최근 외국에서는 이러한 '묻지 마 폭행'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도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 마 폭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한동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골목길!

한 남성이 건너편에 있는 일행을 향해 손짓합니다.

반대편에 있던 남성이 갑자기 뛰어오는가 싶더니, 난데없이 길을 걷는 여성을 들이받아 넘어트립니다.

[인터뷰:윤 모 씨, 피해 여성 일행]
"되게 빠른 속도로 달려와서 친구를 바닥으로 넘어트렸는데 몸을 전체적으로 덮어서..."

쓰러트린 남성과 넘어진 여성은 서로 모르던 사이!

별다른 이유 없이 행인을 폭행하는 이른바 '묻지 마 폭행'입니다.

이 남성들은 이렇게 골목에 숨어있다가 공범이 손짓하면 여성을 향해 전력 질주해서 부딪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묻지 마 폭행을 당한 여성은 이후 뇌진탕에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고,

[인터뷰:신 모 씨, 피해자]
"(넘어져서) 저 완전히 별 봤어요. 그런데 그 아저씨는 저와 부딪치고는 코 골고 주무시는 거예요, 뒤에서..."

이런 딸을 바라볼 때마다 부모는 가슴이 찢어집니다.

[인터뷰:신 모 씨, 피해자 아버지]
"딸 가진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로 놀랍고 두렵죠. 뇌진탕으로 죽지 않은 것만으로 천만다행입니다."

묻지 마 폭행을 한 남성들은 한 중소기업의 부장과 차장으로, 모두 단란한 가정까지 있는 사람들!

술에 취해 길을 걷다 부딪친 것이지 고의로 한 게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권 모 씨, 피의자]
"회식 때 술을 좀 먹었어요. 직원들끼리 얘기를 하다가 장난치고 술래잡기하고 달려가다 같이 넘어졌겠죠."

지난 2월 경기도 남양주에서는 길을 걷던 할머니가 묻지 마 폭행을 당하기도 했고, 최근 외국에서도 이런 묻지 마 폭행이 잇따르면서 국제적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호주에서는 14년 동안 무려 90여 명이 묻지 마 폭행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묻지 마 폭행이 더 늘어나는 건 아닌지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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