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잘 버는 의사?...이제는 옛말!

돈 잘 버는 의사?...이제는 옛말!

2014.01.21.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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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에서 의사나 한의사 하면, '돈 잘 버는 직업'의 대명사로 통해왔죠.

그런데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운영비도 벌지 못해 문을 닫는 의원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김기봉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명문대 의대를 나와 산부인과를 차렸지만 빚만 지고 5년 만에 문을 닫은 김 모 의사.

전전긍긍하다 한 병원의 월급 원장을 맡았지만 무리하게 손님을 모으려다 큰 벌금을 맞고 완전히 파산했습니다.

[인터뷰:윤용선, 대한의원협회 회장]
"그 선생님은 산부인과 선생님이셨는데, 남자라는 이유 때문에 들어오는 환자의 풀도 한계가 있고, 그런 와중에 수가 마저도 싸기 때문에 하루 20~30명 봐서는 도저히 운영이 안 됐던 겁니다."

동료의사 2명과 치과를 공동개원했던 이 모 씨도 경영난에 눌려 4년 만에 갈라섰습니다.

빚을 내 혼자 병원을 차렸지만 이마저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습니다.

두 집 건너 하나씩 나올 정도로 많이 들어선 치과의원의 출혈경쟁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정민호, 치과의사]
"치과가 없는 건물이 단 한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상가에 다 치과가 들어있는 상태이고요, 심지어는 한 건물에 5~6개씩, 좀 큰 상가에는 많은 치과가 들어있거든요. 그러다보니 그 중에 한 두개는 쉽게 폐업을 하게 되고..."

실제로 지난 5년 동안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 열 명 가운데 네 명은 의사로 나타났습니다.

또 문을 닫는 병의원 수도 갈수록 많아져 2009년 이후 3년 새 20%나 늘었습니다.

환자 수는 제한돼 있는데 쏟아져 나오는 의사는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김영삼 정부 이후 의대가 크게 늘어나 매년 3천 명의 의사가 새로 나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갈 곳이 없어 개원을 하다보니 극심한 레드오션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또 개원 비용이 일반 자영업보다 훨씬 비싼 것도 경영난의 원인입니다.

[인터뷰:임금자,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5억 들여서 개원한 뒤 갚으면서 생활비도 대고 하려면 의원도 유지하려면 최소한 하루 평균 50명에서 75명의 환자를 봐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렇지 못한 병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와 함께 동네의원보다는 무조건 병원급 이상을 선호하는 환자들의 심리와, 원가보다 낮은 의료보험 수가도 가난한 의사들이 늘어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YTN 김기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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