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장24] 구급차가 20분 만에...아이 끝내 사망

단독[현장24] 구급차가 20분 만에...아이 끝내 사망

2013.11.28. 오전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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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 현장 24!

오늘은 구급차가 늦게 도착하면서 환자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어이없는 사건을 고발합니다.

YTN 취재 결과 기도가 막혀 응급조치가 절실한데도 119구급차는 신고 20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8살짜리 어린이는 한 달 넘게 사경을 헤매다 결국 숨졌습니다.

한동오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린이가 장난을 칩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밖으로 뛰어 나갑니다.

친구를 따라 달리던 아이!

갑자기 머리를 움켜쥐며 도로변에 힘없이 쓰러집니다.

사탕이 목에 걸려 의식을 잃은 겁니다.

[인터뷰:목격자]
"입술이 창백했고 얼굴이 파랗게 돼 있는 상태였고 주위에 사람도 많이 모여 있었고..."

5분 뒤 아이를 발견한 행인이 119에 신고한 시각은 오후 5시 27분!

1초가 아쉬운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구급차는 무려 21분이 지난 5시 48분에야 도착했습니다.

아이가 쓰러진 현장입니다.

이곳에서 소방서까지 차를 타고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제가 직접 재보겠습니다.

4분 20초로 2km 떨어진 소방서까지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입니다.

아이는 뇌사 상태로 한 달 넘게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맸고, 결국 지난 23일 8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인터뷰:사망 어린이 아버지]
"한 달 동안 준비하라는 말을 세 번 들을 정도였으니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으면 좋겠어요."

구급차 출동이 왜 이렇게 늦어진 걸까?

현장 근처의 119안전센터에서 다른 곳으로 출동을 나가 10km 가까이 떨어진 다른 소방서에서 구급차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퇴근길 혼잡까지 겹치면서 길을 비켜주지 않는 차량도 많았고, 소방서 역시 현장과 가까운 병원과 연락해 사설 구급차를 이용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해당 소방서 관계자]
"(병원 사설 구급차는) 응급처치 안 하고 단순히 환자 이송하는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 놓고 병원에 지원 (요청)할 수 없는 단계입니다."

구급환자 이송 업무를 맡는 119안전센터는 전국에 9백여 개!

24시간 긴급 출동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센터에는 구급대원이 하루에 3교대, 최소한 9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시골 지역 센터는 70%가량에 불과한 6, 7명뿐으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전문가들은 의료기관과의 긴급정보망을 구축하고 인력과 장비를 대폭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김엽래, 전국소방학과교수협의회장]
"소방본부에서 지령이 내려가면 각 소방서에서 출동하되 인근 병원에서도 출동을 같이 받아서 다수 사상자일 경우에 같이 구급 지원 활동 될 수 있게끔..."

119의 구급 환자 이송 인원은 1년에 150만 명!

예산 문제와 인력 부족이라는 이유로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들이 죽음의 문턱을 넘어야 하는 건 아닌지 전반적으로 되짚어봐야 할 때입니다.

[인터뷰:피해 학생 부모]
"금방이라도 나와서 아빠한테 다녀오셨느냐고 인사할 것 같고..."

YTN 한동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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