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살해 어린이 생모 전화 인터뷰

학대 살해 어린이 생모 전화 인터뷰

2013.11.20. 오후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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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8살 난 여자 아이가 지난 달 소풍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가 계모에게 맞아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를 죽게 하기 전 상습적으로 학대를 한 혐의도 드러났는데요.

저희 YTN이 이 아이의 생모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어려운데 전화 연결 감사하고요.

따님 소식을 처음에 누구에게 어떻게 들으신 건가요.

[인터뷰]

(경찰서에서) 처음에는 그냥 학교폭력 관련해서 전화주셨다고 했는데 느낌에 강력반이라고 하시고 밤늦게 전화주시고 119신고된 장소가 집이라고 해서 제가 여러가지 정황상 다시 여쭤봤더니 그제서야 사실을 알려주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때는 조사중이었기 때문에 아주 자세한 얘기는 안해주셨고.. 아이가 억울하게 죽은 것 같다 사고사라고 돼 있는데 억울한 일이 있기 때문에 조사중이다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앵커]

여쭤보기 죄송합니다만, 그때 심정은...

[인터뷰]

표현을 못 하겠습니다.

연락을 완전히 끊었다고... 아이 이름도 중간에 바뀌어 버린 것을 나중에 알게 됐고요.

세대주 동의 없으면 등,초본 열람이 안 되더라고요.

그러면 주소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아이가 어느 학교 다니는지도 알 수 없었고요.

대신에 제 전화번호를 안 바꿨기 때문에 혹여라도 친가 쪽에서 연락 올 수 있다고 생각했고요.

명절 때는 찾아갈 테니까요.

제가 친가쪽 부근에 살고 있었고요.

이혼 후에도 단 한번도 그 지역을 벗어난 적이 없었고 혹시 연락이 올까 싶어서 전화번호도 안 바꿨어요.

[앵커]

계모 박 모씨는 원래 알던 분이라면서요.

[인터뷰]

제 절친이었어요.

[앵커]

어떻게 아시던 사이인가요?

[인터뷰]

2007년도 6월에 서울에서 아이 아빠 직장 때문에 대구로 이사 오게 됐어요.

그런데 제 연고가 서울이기 때문에 아는 사람도 없고 가족도 주변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타향살이 외로움 좀 달래라고 하면서 (전 남편이) 박 모씨를 소개시켜 줬습니다.

(전 남편과 박 모씨는 당시) 사업적인 파트너였고요.

저와 또래니까 친구가 될 거라고 하면서 소개해 줬어요.

[앵커]

그 뒤로 친하게 지냈나요?

[인터뷰]

이혼하게 된 과정과 제가 아이와 떨어지는 걸 아주 생생하게 지켜본 사람이고요.

심지어는 이혼 후에도 저와 간혹 연락을 하면서 제가 아이를 좀 잘 보살펴 달라고, 혹여라도 아이가 아프거나 하면 꼭 좀 전화해 달라고 몇 번 통화를 했었어요.

2009년 10월 정식 이혼 이후에도 이후에도 몇 차례 아이 근황을 물어보고 알려주기도 하고 그랬어요.

재혼한 걸 전혀 몰랐고요.

10월 29일 울주 경찰서에서 전화 받았을 때 제 아이가 사고로 그렇게 됐고 계모가 119에 신고했다고 해서 계모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요.

계모가 제가 알고 있었던 박00라는 걸 알게 됐죠.

[앵커]

통화 당시 박 씨는 뭐라고 답하던가요?

[인터뷰]

아이가 너무 잘자라고 있다, 걱정하지 말아라.

아이 아빠랑 가끔 아이를 데리고 만난다, 자기가 서울 갈 때 서울에서 보기도 하고, 아니면 대구로 아이 데리고 몇번 왔었다.

자기를 아주 귀찮게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만들어 줄 수 없는데 김치찌개나 계란말이를 하는 걸 가르쳐 달라고 그런다.

심지어는 우리 아이가 '이모, 이모' 하고 (박 씨를) 잘 따랐거든요.

이모, 이모 제 엄마 해주시면 안돼요?

이런 얘기까지 했다면서 제 아이가 맹랑하고 영악한 아이라는 표현까지 했었어요.

저는 옆에서 이웃으로 잘 지냈고 부부동반이라든가 다른 모임에서도 어울렸기 때문에 그런 정도 돌봐주는 사이인줄 알았죠.

제가 이혼 당시에도 (박 씨가) 정말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여자처럼 보였거든요.

[앵커]

박 모씨가 왜 그런 일 했는지 짐작되는 것 있나요?

[인터뷰]

전혀... 저는 그게 궁금해요.

아이가 그 지경이 될 때까지 죽음에 이를 정도로 때렸는지, 둘이 좋았으면 둘만 살지, 아이는 저를 줬어야지, 왜 아이를 그 지경까지 만들었는지 저는 그게 궁금해요.

정말 궁금해요. 도대체 무엇 때문에...

[앵커]

양육권은 남편이 주장한 건가요?

[인터뷰]

친권과 양육권은 자기가 가져가겠다고 했어요.

[앵커]

따님은 어떤 아이였나요?

[인터뷰]

참새같은 아이였어요.

잘 웃고 잘 이야기 해주고 말도 잘하고 자기 표현을 잘 하는 아이였어요.

[앵커]

성격이 밝고요?

[인터뷰]

네.

[앵커]

4년 동안 못 보시는 동안 굉장히 보고 싶었겠군요.

[인터뷰]

아이가 보고 싶어서 밤새도록 울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잘 살기를 기도했고요.

잘 살줄만 알았거든요. 3년 동안 제가 우울증이 걸렸습니다. 죽고 싶은 마음도 많이 생겼고...

[앵커]

따님 추모제 때 김밥과 과자를 차려서 주셨다고요.

[인터뷰]

네.

[앵커]

어떤 마음으로 하신 건가요.

[인터뷰]

먹고 싶었던 김밥하고 가고 싶었던 소풍 잘 다녀오라고... 엄마가 싸주는 김밥 한번도 못 먹어 봤을텐데, 이 김밥 먹고 편안하게 하늘나라 가라고 그런 마음으로...

[앵커]

전화 연결 감사하고요.

따님이 분명히 하늘나라에서 지금 평안하고, 아픔과 안타까움 다 잊어버리고 잘 있을 겁니다.

힘내시고요.

[인터뷰]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드리겠습니다.

학대치사는 판례를 보면 징역 5년 전후로 나오더라고요.

많아야 7~8년이고요.

초범은 감형된다고 합니다.

정상참작이 있기 때문에 정신병을 고려해서 감형을 받을 수 있고요.

친부가 처벌 원치 않는다면 집행유예로까지 풀려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 내용을, 아이 사건을 단순하게 뉴스거리로 보지 마시고 정말 한 가정이 깨지고 한 아이의 목숨이 갔습니다.

발가락과 정강이 멍이 들도록 갈비뼈 24개 중에 16개가 부러져 아이가 사망했는데 이게 과연 학대치사죄로 물을 것이 아니라 살인죄로 물어서 엄중하게 처벌해주길 재판부나 검찰에 관계되신 분들은 강력한 처벌해주시고요.

박근혜 대통령님 4대악 근절 공약하셨잖아요.

이 사건이 청와대에 전달돼서 면밀하게 수사해 주시기를 정말 정말 바랍니다.

전달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앵커]

알겠습니다.

뉴스를 통해서 많은 분들에게 전달될 겁니다.

[인터뷰]

꼭 좀 전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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