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며느리 팜튀퀸화씨의 한국 추석나기

베트남 며느리 팜튀퀸화씨의 한국 추석나기

2013.09.20. 오후 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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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결혼 이주 여성, 20만 시대!

다문화 가족만도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초중고 학교의 다문화 가정 학생도 전년 대비 21%나 증가했고 전체 학생 수의 0.7%나 차지한다고 하는데요.

이 정도면 한국도 이제 다문화라는 말이 더 이상 필요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오늘은 추석 연휴를 맞아 이주여성의 모범이 되고 있는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의 팜튀퀸화씨 모시고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제가 추석이었는데 추석은 잘 보내셨나요?

[인터뷰]

덕분에 잘 보내고 왔습니다.

[앵커]

시댁은 어디신가요?

[인터뷰]

저희 시댁은 안성이고요.

[앵커]

가서 가족들과 하고 오신 거군요?

[인터뷰]

함께 하고 왔습니다.

[앵커]

한국 며느리가 된 지 얼마나 되었습니까?

[인터뷰]

저 한국 며느리된 지 8년 됐습니다.

[앵커]

8년 정도면 한국 음식도 꽤잘하실 것 같은데...

[인터뷰]

열심히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솔직히 시어머님 손맛은 따라 잡으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직접 송편도 만드시고 준비를 하셨나요?

[인터뷰]

송편도 빚어보고 어제도 탕국이라든가 전도 부쳐봤습니다.

[앵커]

보니까 베트남에서 하노이국립대학교한국어학과를 수석으로 졸업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졸업을 하고 어떻게 한국에 바로 들어오신 건가요?

[인터뷰]

졸업하고 하노이외국어대학교에서 1년 반 정도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다가 결혼과 동시에 대학원 입학하려고 한국에 왔거든요.

[앵커]

한국에 딸을 보내는 부모님이 좀 걱정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 그때 반응이 어떠셨나요?

[인터뷰]

솔직히 부모님의 반대가 심하셨고요.

걱정도 많으셨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베트남 사람의 약간 안 좋은 평가도 있었고 또는 어떤 부모님이시라도 타지에 딸을 그렇게 멀리 시집보내시는게 쉽지 않잖아요.

[앵커]

남편분은 어떻게 만나신 거예요?

[인터뷰]

저희 신랑이랑 한국에서 발간된 월간잡지 펜팔코너를 통해서 펜팔 친구하다가 2년 정도 연애하다가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연애결혼을 하신 거네요?

자녀분도 있으신가요?

[인터뷰]

네, 저는 지금 딸 둘이 있습니다.

[앵커]

지금 남편분 사진이시군요?

연애할 때 사진인가요?

[인터뷰]

네.

[앵커]

어제가 추석이었고 지금 계속 추석명절이 이어지고 있는데 베트남에도 추석이라는 명절이 있나요?

[인터뷰]

베트남에서는 추석을 한국처럼 이렇게 큰 명절도 아니고요.

공휴일도 아니고요.

거기도 차례 지내고 또는 밤이 되면 동네마다 어린이를 위한 거리 공연이라든가 문화행사가 펼쳐지고 있죠.

[앵커]

한국의 추석에는 물론 8년 동안 경험하셨겠습니다마는 며느리들이 할 일이 참 많잖아요.

베트남의 추석 분위기와 한국의 추석은 좀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인터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큰 명절도 아닌데다가 어린이를 위한 축제만 하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훨씬 마음이 편하고 즐겁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주부로서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담 좀 되고 힘든 점도 있죠.

[앵커]

명절이어서 특히 친정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나셨을 것 같은데요.

[인터뷰]

한국에서는 보통 명절 차례 지내고 다들 친정 가시잖아요.

저희 작은 동서도 끝나고 친정 가는데 그때 가장 쓸쓸하더라고요.

친정 너무 멀리 계시기 때문에 가고 싶은데도 못가는 그런 마음이 있죠.

[앵커]

베트남에 부모님 뵈러는 1년에 몇 번이라도 가시는 편이신가요?

[인터뷰]

저는 되도록이면 1년에 한 번씩 외갓집에 데리고 가서 애착관계를 형성해 주는 데 좋다고 생각해서 한 번 정도는...

[앵커]

한국 사람들도 합격하기 힘들다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을 하셨어요.

14: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셨다고 하는데 현재 서울시에 근무하고 계시죠?

[인터뷰]

네.

[앵커]

어떤 일을 하시는지 소개 좀 해 주시죠.

[인터뷰]

지금 서울시 여성가족 정책실 외국인 담당과에서 제가 주로 맡고 있는 업무는 청소년 글로벌 마인드 함양교육이라는 사업이고요.

쉽게 설명해 드리면 37명 외국인 강사는 매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 자국문화 소개해 주는 수업이죠.

[앵커]

사진을 보니까 이자스민 의원도 눈에 띄었었는데 그러면 일을 하신 지는 지금 얼마나 되신 건가요?

[인터뷰]

지금 서울시에서 일한 지 2년되었습니다.

[앵커]

한국에 들어와서 일상 생활하는 것도 외국인이라는 편견 그런 것 때문에 쉽지가 않은데 직장을 가지고 일을 하는 점에서도 어려운 점이 좀 있었을 것 같거든요.

어떤 점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제가 한국에 오기 전에 베트남에서도 공직 생활을 해 본 경험이 없었고요.

그런데 한국에서 공무원이 된다는 것은 행정제도라든가 공문서 작성부터 또는 실적에 따라 평가하는 시스템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어려웠고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앵커]

일과 가정, 자녀도 있기 때문에 일과 가정을 함께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인터뷰]

저희 아이가 둘이 연년생이에요.

연년생 키우는 거 쉽지 않은데 어떻게 보면 아이들이 저한테 고마운 존재예요.

이제 큰 아이도 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에 제가 직접 학부모 되다 보니까 다문화 가정 학부모들이 어떤 점이 힘든지 어떤 점에 어려워하고 있는지 직접 경험하고 그런 점이 좋은 것 같아요.

[앵커]

첫째가 학교에 들어간 거죠.

그러면 조심스러운 질문입니다마는 아이가 우리 엄마의 국적이라든지 그런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인터뷰]

다행히도 아이들은 반 친구 앞에 나와서 우리 엄마는 베트남에서 왔다.

나는 베트남 갈 때마다 너무 좋고 즐겁다 그렇게 이야기해 주니까 저는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앵커]

아이가 학교 생활하면서 친구들과의 관계나 이런 데서도 큰 문제는 없이 잘 지내고 있나요?

[인터뷰]

솔직히 아이들이 이렇게 섞여 있으면 너무 잘 놀고 너무 잘 어울리는데 오히려 어른들은 약간 그런 편견을 갖고 계신 것 같아요.

엄마가 어디어디 나라에서 왔다 그러면 약간 이상행동이 있으면 더 안 좋게 보시는 것 같아요.

[앵커]

아이들끼리만 있으면 싸울 일도 없는 것 같은데 편견이라는게 아이들에게는 없기 때문에 참 그런 것 같습니다.

국제결혼이 늘어나면서 다문화가정의 수도 늘어나고 있는데 외국인 다문화담당 주무관으로서 일을 하고 계시는데 앞으로 책임감이 더 커질 것 같아요, 어떠신가요?

[인터뷰]

일단 제가 지금 서울시에서 하고 있는 업무는 청소년 글로벌 마인드 함양이라든가 다문화 인식 개선이라는 사업이에요.

앞으로는 저희 이주여성은 한국사회에서 조금 더 잘 적응할 수 있고 또는 자기 힘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저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 지원 시스템이 잘 구축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하시는 일이 교육프로그램이라고 하셨는데 그걸 한 이후에, 그 교육과정을 거친 이후에 사람들의 인식이라든지 자신감이라든지 그런 게 달라지나요?

[인터뷰]

저희 사업의 주대상은 청소년이잖아요.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처음에 선생님들은 학교 찾아가시면 약간 외국인, 특히 피부색 때문에 외국인을 꺼리고 낯설었는데 이제 아이들이 즐겁게 흥미있게 체험활동도 같이 하고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든가 다문화 인식이 점점 바뀌는 게 눈에 띄거든요.

[앵커]

그럼 이 다문화가족이나 한국에서 같이 저희가 함께 생활하는 외국인들을 바라보는 편견이라든지 그런 걸 바꾸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게 뭐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저는 가장 필요한 건 아무래도 외국인하고 내국인 소통과 화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한국분들이 조금 더 오픈마인드로 다문화도 포용해 주고 그리고 저희도 한국문화를 더 이해하고 존중해 주면서로 문화를 존중해 주면 더 쉽게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입니다.

[앵커]

서로 자연스럽게 만나서 같이 어떤 활동을 한다든지 대화를 좀 깊이 있게 나눈다든지 그럴 기회가 많지 않지 않나요?

[인터뷰]

저희 서울시에서는 저도 한 가지 맡고 있는 사업이 서울시 외국인 이주 가정 방문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매년 5월 정도 되면 한국 서울시민 가정들, 특히 외국인 근로자를 초대해서 집에 와서 같이 식사하고 교류하고 소통하는 그런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앵커]

그런 좋은 프로그램도 있는데 아직도 개선돼야 할 부분들도 많이 눈에 보이실 것 같아요.

어떤 점들이 있을까요?

[인터뷰]

제가 항상 이렇게 이야기하면 한국의 다문화 정책은 아직도 밥상 같아요.

맛있게 차려놓고 와서 맛있게 드시고 기분좋게 가세요.

그런데 이제는 이주여성하고 다문화가정은 그 밥상을 어떻게 차려지는지, 재료부터 차리는 방법까지 쉽게 말씀드리면 혼자 힘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한국에 오시기 전에 베트남에서는 한국어 선생님도 하셨고 지금은 한국에 오셔서 다문화 서울시 공무원도 하고 계신데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하거든요.

[인터뷰]

저는 일단 서울시에서 주어지는 업무는 최선을 다하고 잘하고 싶고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다른 도전도 하고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다문화 역사을 새로 쓰고 있는 팜튀 퀸화 씨.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를 해 보겠습니다.

오늘 연휴 중에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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