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둥지에 든 하늘다람쥐 포착

새 둥지에 든 하늘다람쥐 포착

2013.03.26.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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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봄이 되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동물들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요.

덕유산국립공원에서는 남의 집에서 몰래 겨울을 보내고 본격 활동에 나선 하늘다람쥐가 카메라에 생생하게 잡혔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깜깜한 밤이 되자 눈망울이 커다란 하늘다람쥐 한 마리가 참나무 위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생태조사를 위해 인공으로 설치된 둥지 주변을 연신 두리번 거리는 가 싶더니 제 머리보다도 보다도 작아 보이는 구멍으로 거꾸로 매달린 채 능숙하게 들어갑니다.

날이 밝은 뒤 인기척이 느껴지자 긴장한 듯 눈만 빼꼼히 내민 녀석은 급기야 둥지 밖으로 뛰쳐나와 나무 위로 오릅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 설치한 철새 둥지가 하늘다람쥐의 겨울철 보금자리가 됐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덕유산에 설치한 25곳의 둥지를 조사해 봤더니 12곳에서 하늘다람쥐의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박새나 곤줄박이 등이 서식처로 사용한 둥지인데 이들이 떠난 겨울에 하늘다람쥐 차지가 된 것입니다.

하늘다람쥐는 보통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나무구멍에서 겨울을 나지만 추위를 잘 피할 수만 있다면 다른 곳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월산악에서는 말벌집에서 겨울을 난 하늘다람쥐가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나무에서 나무로 옮겨갈 때 날개 같은 막을 펼쳐 30미터 가까이 비행이 가능한 하늘다람쥐는 지난 1982년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차회찬, 국립공원관리공단 계장]
"하늘다람쥐는 다람쥣과의 포유동물로서 아주 작고 예쁜 것으로 사랑받고 있는데요. 특히 덕유산에서 요근래에 작년부터 많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새들이 떠난 사이 하늘다람쥐가 보금자리로 삼은 둥지는 그대로 두고 조류 관찰을 위한 새로운 둥지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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