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점원으로 돌아 온 김능환 전 대법관

편의점 점원으로 돌아 온 김능환 전 대법관

2013.03.07. 오후 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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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대법관을 지낸 김능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33년 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아내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요, 이 당연한 일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고위공직자 출신들의 과도한 전관예우 문제 때문일 겁니다.

계훈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녹취]
"천759원 남아 있었네요.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25㎡ 남짓한 좁은 편의점에서 빛바랜 목도리에 등산 점퍼를 입고 손님을 맞는 이 사람.

지난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직에서 퇴임한 김능환 전 대법관입니다.

33년 간의 화려한 공직생활을 마친 김 전 대법관의 첫 일터는 아내가 문을 연 편의점이었습니다.

퇴임 하루만에 영락없는 동네 아저씨로 변신한 속내가 궁금했습니다.

[인터뷰:김능환, 전 대법관]
"이상하게 생각했으면 못 했겠죠. 공직에서 물러나면 다 평범한 시민이잖아요."

처음 해보는 편의점 일이 손에 익숙지 않지만, 계산만큼은 기계보다 빠르다고 자부하는 김 전 대법관.

몸 하나 겨우 들어갈 만한 비좁은 카운터에서 하루 8시간 꼬박 일하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인터뷰:김능환, 전 대법관]
"시간, 아르바이트 하는 분들 진짜 힘들게 일하시는구나. 몸으로 느낄 수 있더라고요."

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김 대법관은 공직에 대한 미련은 더 이상 없었던 걸까.

[인터뷰:김능환, 전 대법관]
"공직은 아예 없고 당분간은 이 생활을 한다. 이게 지금의 제 생각입니다."

이런 김 대법관에게 억대 월급의 전관예우는 남의 일이었습니다.

편의점 문을 열며 처음으로 내 일을 시작한 부인 김문경 씨도 그런 남편을 더없이 반겼습니다.

[인터뷰:김문경, 김능환 전 대법관 부인]
"자랑스러워요. 저 위치까지 가서 저렇게 할 수 있는게 저로선 굉장히 자랑스러워요."

어쩌면 당연한 모습이었지만 연일 과도한 전관예우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눈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말그대로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온 김능환 전 대법관.

편의점 점원으로 퇴임후 첫 행보를 시작한 그의 다음 행선지가 자못 궁금해 집니다.

YTN 계훈희[khh02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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