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학당' 철수...찌아찌아족 한글 교육 위기

'세종학당' 철수...찌아찌아족 한글 교육 위기

2012.10.08. 오후 7:2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세계 최초로 한글을 공식 표기문자로 도입한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의 한글 교육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한국어 교육기관과 한국인 교사가 현지에서 모두 철수하고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도 한글 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조임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 표기문자로 도입한 건 지난 2009년.

당시 우리 정부는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기회라며, 최초의 한글 수출을 반겼습니다.

지난 1월에는 한글 교육기관인 세종학당까지 공식 설립하고, 한국인 교사도 파견했습니다.

하지만, 문을 연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철수했습니다.

[인터뷰:정덕영, 세종학당 교사]
"(교육비자를) 올해 7월에 받게돼 안정적으로 교육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철수하게 돼 아쉽습니다"

기대와 달리 한글 교육기관이 현지에서 자리잡지 못한 건 재정적인 어려움이 컸기 때문입니다.

정부 지원금은 연간 수천만 원에 그쳤고, 한글을 가르치는 교사는 단 두 명뿐이었습니다.

교사가 턱없이 부족해 7만여 명의 찌아찌아족 가운데 한글 수업을 받는 사람은 7백여 명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와완, 세종학당 현지 교사]
"지금은 찌아찌아족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없어요. 학생들이 선생님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찌아찌아족이 사는 바우바우시는 한글 보급과 더불어 기대했던 경제적인 교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조만간 세종학당의 운영을 재개한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예산과 인력을 대폭 늘리지 않고는 최초의 한글 수출 보급이 또다시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입니다.

YTN 조임정[ljcho@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