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천왕문 화재 방화자는 '처사'

범어사 천왕문 화재 방화자는 '처사'

2011.01.17. 오후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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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달 15일 발생한 '범어사 천왕문 화재사건'의 피의자가 붙잡혔습니다.

절에서 궂은 일을 하며 오랫동안 지내온 '처사'가 자신만의 근거 없는 믿음을 이유로 불을 질렀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2일 범어사 경내.

승복 차림으로 보이는 남성이 주변을 조심스럽게 살피는 모습이 보입니다.

지난달 8일과 13일에도 같은 남성이 CCTV에 포착됐는데 꼼꼼하게 주변을 살피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달 15일 밤 범어사 천왕문에 불을 지른 43살 이 모 씨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이 씨는 "자신이 시너를 구입해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이 씨는 범어사 소속 암자인 청련암에 기거해온 '처사'.

[인터뷰:정용환, 부산 금정경찰서장]
"처사라고하면 사실은 스님들이 안 하시는 나무를 한다던지 청소를 한다던지 공사를 한다던지 이런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천왕문 화재뿐만 아니라 앞서 발생한 2건의 산불과 경내 법고가 훼손된 사건, 절 박물관 문이 훼손된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했습니다.

모든 범행은 자신의 근거 없는 믿음에서 출발했습니다.

현재 범어사 보제루에서는 일제 잔재를 없애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씨는 이 공사가 자신의 지병을 악화시킨다고 믿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일련의 사건으로 범어사에는 10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났고 추가 범행을 막기 위해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경찰 수십 명이 배치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 씨를 구속하고 공범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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