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뿐인 동물보호소

말 뿐인 동물보호소

2010.08.05. 오후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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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금부터 한 광역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 속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의 삶처럼 끔찍한 장면들이 담겨있습니다.

이문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살아있는 고양이들 옆에 죽은 고양이 사체가 방치돼 있습니다.

사육장을 쌓아 만든 공간에서는 개들이 배설물과 함께 뒹굽니다.

먹이통에선 구더기가 득실거리고, 어떤 고양이는 산 채로 구더기에 뜯기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물 치료에 쓰여야 할 약품은 선반에 아무렇게나 얹혀 있고, 그나마 유통기한이 지난 것도 있습니다.

대전시가 운영하는 유기동물 보호소의 모습입니다.

대전시는 이 동물보호소를 지난 2008년 9월부터 민간 위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화면을 촬영한 유주용 수의사는 지난달 초 이 동물보호소 소장으로 부임했다 한 달도 안돼 그만뒀습니다.

인수인계를 하는 과정에 그동안 인건비와 사료비 같은 운영비들이 빼돌려진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유주용, 수의사]
"시에서도 보조금을 받고 각 구에서도 보조금을 받는 상당히 좋은 상태의 여건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진료가 안될 수 밖에 없는 상태로 만들어 놨다는 것이 더 가슴이 아팠고요."

다시 보호소를 맡은 운영진 측은 인원 보강을 위해 편법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위탁운영 관계자]
"지금 보셔도 사양관리사가 셋이에요. 현실적으로 티오(정원)가 둘인데 그걸로는 관리가 안되기 때문에 그 비용은 거기로 갔다고 보시면 돼요."

유 씨 측은 횡령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해 보호소 위탁기관인 대전시수의사회 관계자 4명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우연인지 모르지만, 때마침 대전시동물보호소는 시설 안팎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작업에 들어갔습니다.

YTN 이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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