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로 신분위장 간첩 상당수 활동"

"탈북자로 신분위장 간첩 상당수 활동"

2010.04.21. 오후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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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황장엽 씨 살해 지시를 받고 남파된 김명호와 동명관은 탈북자 신분으로 위장하려고 2004년부터 공작원 훈련을 받아 왔습니다.

국정원과 검찰은 이들처럼 탈북자로 꾸며 국내에 잠입한 남파 간첩들이 상당수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홍주예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 군관 양성학교인 '마동희' 군사대학을 이수한 남파간첩 김명호와 동명관은 2004년부터 평양에서 전문 공작원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07년부터 김명삼과 김명혁이라는 이름으로 신분을 위장하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완벽한 신분 세탁을 위해 김명호는 김명삼이라는 사람의 학력과 경력, 가족관계 등을 외우고 실제 주소지를 답사했습니다.

동명관 역시 광산 운전수로 취업하는 등 김명혁으로 신분을 위장해 잠입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평양 만경대 구역 초대소에서 김영철 정찰총국장에게서 황장엽을 처단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김영철 총국장은 동명관에게 황장엽의 친척으로 위장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도 했습니다.

동명관이 신분을 위장하기로 한 사람은 실제 황장엽 씨의 조카인 황영명.

하지만 8.15 훈련소 중위인 황영명으로 위장하기 위해서는 외워야 할 군사기밀이 너무 많았습니다.

동명관은 그래서 원래 신분 위장용으로 쓰던 이름 김명혁에서 성만 바꿔 황명혁이라는 이름을 썼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탈북자들 틈에 숨어 중국으로 침투한 뒤 태국 방콕을 거쳐서 인천으로 입국한 이들은 미리 첩보를 입수한 공안 당국의 조사에서 신분이 드러났습니다.

공안 당국은 두 사람을 집중 신문하고 동일 지역 출신 탈북자들과도 대질 신문했더니 위장된 신분이 탄로났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존 남파 간첩들과의 면담을 거치고 남한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 등을 본 뒤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안 당국은 이들이 맨손으로 사람을 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 암살 교육을 받았고, 영장실질심사때도 국정원 소속 무술요원이 배치됐다고 밝혔습니다.

탈북자로 신분을 위장해 잠입하려던 간첩이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공안 관계자는 상당수의 탈북자 위장 간첩이 신분을 세탁해 국내에 잠입한 것으로 보고 검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홍주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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