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게임장, 고급 빌라로 위장

사행성 게임장, 고급 빌라로 위장

2010.04.20. 오전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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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불법 사행성 게임장의 위장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PC방이나 노래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일반 가정집인 것처럼 꾸며 놓고 불법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혜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종로에 있는 2층짜리 고급주택입니다.

평범한 가정집으로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니 불법게임기인 '바다이야기'가 40여 대나 설치돼 있습니다.

PC방이나 노래방 등으로 위장한 업소들이 잇따라 들통나자 아예 가정집을 통째로 빌려 불법 게임장으로 운영한 것입니다.

이용객들은 업소의 차량만 타고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창문을 가려 밖을 내다볼 수 없는 차량을 이용했기 때문에 게임장을 드나드는 손님들은 어디로 이동하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업주가 임의로 게임의 승률을 조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동원됐습니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돈을 따다가도 횟수가 거듭될수록 돈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게임장 이용자]
"그렇죠. 내가 돈을 어느 정도 냈지 않습니까. 어느 정도 내면 나와야 하는데 안 나오니까 잘못됐다는 것이죠."

경찰이 지난 한 달 동안 적발한 220여 개 불법 게임업소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0여 곳이 이렇게 승률을 조작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용객들은 주로 일용직 근로자같은 서민들이거나 심지어는 외국인 근로자도 끼어있습니다.

[인터뷰:이재영, 서울경찰청 생활질서계장]
"주로 고정적인 월급을 받는 쪽보다는 일용직, 그때그때 현금을 바로바로 만질 수 있는 그런 노동자들이 주로 많았다는 게 특징입니다."

갈수록 교묘하고 은밀한 수법으로 파고들어 서민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불법 게임장.

철저한 단속과 함께 '게임중독 치료' 등 이용자들에 대한 관심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김혜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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