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에 꼭 다시 만나자"

"다음 생에 꼭 다시 만나자"

2010.04.18. 오후 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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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딸을 지극히 사랑하고, 친구 부모님까지 정성으로 챙기던 정 많은 군인, 이번 천안함 사고의 희생자 고 문규석 상사입니다.

고 문 상사의 친구는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정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함미 중사휴게실에서 26번째로 발견된 실종자.

지난 1일 차가운 바닷속에서 상사 계급장을 단 문규석 상사의 시신이었습니다.

친구들이 기억하는 문 상사는 두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빠였습니다.

[인터뷰:한성대, 고 문규석 상사 친구]
"밤에 뒤척이고 못 자고 이러면 항상 자장가를 자기가 직접 만들어서 저희는 들어도 모르는 자장가예요. 자기가 막 만들어서 불러주고."

두 달 전, 부산에 가족을 두고 혼자 평택으로 발령받아 올 때도 가족들 걱정뿐이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큰 딸은 사고가 나고 한참뒤에야 사고 직전, 아빠 이름이 적힌 부재중 통화 목록을 발견했습니다.

[인터뷰:한성대, 고 문규석 상사 친구]
"혹시 내가 전화를 안받아서 아빠가 그렇게 되지는 않을까. 이럴 수 있으니까 가족들은 될 수 있으면 안하려고 하죠."

명절마다 20년 지기 친구 부모님댁으로 인사를 다니던 다정한 친구.

사고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지만, 죽마고우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2함대에 어딘가 세워져 있던 친구의 차를 운전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인터뷰:한성대, 고 문규석 상사 친구]
"차도 그 친구 체취 그대로 남아있는 거에요. 포스트잇에 붙여 놓은 내용, 자기가 앞으로 해야 될 것 공부해야될 것 다 붙여놨더라고요."

[인터뷰:배용환, 고 문규석 상사 친구]
"저 먼 곳에 있어도 다음 세상에는 편하게 지냈으면. 다음 세상에서 만약에 내가 죽더라도 다음 세상에서 또 다시 만나보고 싶은 친구..."

YTN 정유진[yjq0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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