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 불일치 신장 재이식 첫 성공

혈액형 불일치 신장 재이식 첫 성공

2009.12.06. 오전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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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신장이 제기능을 못하는 만성 신부전 등으로 고통받는 분들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신장 이식을 받은 뒤 거부 반응이 심한 환자에게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는 신장을 다시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임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년 전 콩팥 기능 상실로 신장 이식을 받은 40대 여성입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심각한 거부 반응이 나타나 다시 혈액 투석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언니의 신장을 이식받으려 했지만 혈액형이 맞지 않아 이 마저도 포기했습니다.

[인터뷰:이영임, 신장 이식 환자]
"재이식을 준비해야 하는데 여러가지 상황도 안좋고, 적당한 도너(공여자)를 만날 수도 없는 상황이고, 그리고 가족에게서 이식할 수 있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혈액형이 다르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것들을 견디기 힘들었죠."

더 큰 문제는 혈액형이 일치한다 하더라도 이미 외부 조직에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항체가 80%이상 형성돼 사실상 이식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그러자 서울성모병원 의료진은 한 달 정도 항체를 줄이는 치료를 한 뒤 혈액형이 다른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했습니다.

다행히 신장 기능은 일주일 만에 정상을 회복했고 수술 후 한달이 지났지만 급성 거부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양철우,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감작된 환자가 이식하기도 상당히 어려운데 더구나 혈액형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콩팥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이식을 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혈액 불일치 이식은 지난 2000년 이후 미국과 일본에서 시행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일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항체를 줄이면서 동시에 신장을 재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한 것은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입니다.

이에 따라 신장 이식 후 몸 안에 항체가 생겨 재이식이 불가능하거나 혈액형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식을 꺼리는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임승환[shl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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