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며 겨자 먹기로 외제트럭 사야돼요'

'울며 겨자 먹기로 외제트럭 사야돼요'

2009.11.21. 오전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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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대형 트럭을 교체하려는 운전자들이 수천만 원을 더주고 수입 트럭을 사야만 하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정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5톤 트럭을 20년 가까이 몰아 차량 교체가 시급한 58살 박만순 씨.

요즘 건설 현장에서 선호하는 25.5톤으로 바꾸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비현실적인 법 규정때문에, 국산보다 5,000만 원이나 비싼 외제 트럭을 울며 겨자먹기로 사야만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박만순, 15톤트럭 운전자]
"15톤이 실제로 일이 없잖아요. 일이 없다 보니까 25톤으로 차를 바꾸려고 해도 천생 국산차는 갈 수 없고..."

현행법은 트럭의 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15톤 이상의 트럭을 교체할 때 원래 사용하던 것보다 더 큰 규격으로 바꾸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조회사가 다를 경우엔 가장 근접한 범위내에서 더 큰 트럭을 구입하는 것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규정때문에 15톤을 생산하는 국산 대신 25.5톤 한 종류만 판매하는 수입 트럭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다보니 외제차 판매만 부추기고 수급조절이라는 법의 원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터뷰:박상열, 건설노조 지부장]
"수급조절은 현 상태라도 유지하자라는 이야기인데 실제 물량은 한정돼 있고 차량이 대형화 되다 보니까 그 물량이 줄어들잖아요. 사람이 일할 수 있는 가동률은 떨어졌다는 이야기죠. 거기에 편승해서 외제차량이 더 팔리고..."

국내 트럭 제조 업체들도 25.5톤은 판매가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고 울상입니다.

국토해양부는 수급조절에 중점을 두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며 외제차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대안을 찾아보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관계 부처가 대안을 내놓을 때까지 당장 수천만 원이 비싼 외제차를 구입해야 하는 부담은 고스란히 운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YTN 정유진[yjq0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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