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자아정체감' 매우 취약"

"한국인 '자아정체감' 매우 취약"

2009.10.08. 오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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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국인 대부분은 '자기 스스로에 대한 확신' 즉, '자아정체감'이 매우 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술 소비량과도 관계가 깊다는 분석입니다.

김잔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2월, 암으로 부인을 잃은 김 모 씨.

둘도 없는 동반자였던 아내를 갑자기 잃게 된 충격은 김 씨로 하여금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게했습니다.

[녹취:김 모 씨]
"제일 고통스러운 시간이 아침에 눈뜨는 시간이예요. 뭔가 시작해야 하니까. 죽으면 잠들어버리는 거니까 아무것도 신경 안써도 되고..."

김 씨 처럼 위기에 처했을 때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 등의 비합리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아정체감이 낮기 때문입니다.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가 2005년 부터 성인남녀 199명을 심층 면담해 자아정체감을 분석한 결과, 4명 중 3명이 자아정체감이 취약한 '폐쇄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능동적이고 진취적 개척자형인 '성취군'과 달리 '폐쇄군'은 현실순응형으로 평소엔 별 문제가 없지만 위기에 약한 특성을 보입니다.

또,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은 만큼 행복하다고 느끼는 '행복지수'도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양주 소비율 1위와 같은 한국 사회의 병리적 현상들의 원인이 자아정체감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유입니다.

[인터뷰:이동수 소장, 삼성사회정신건강연구소]
"지난 60~70년대 고도의 경제 성장을 추구하다 보니까 고학력위주, 개인 보다는 집단을 우선시 하는 사회 분위기가 자아정체감을 성장시키지 못했다고..."

자아정체감은 누가 심어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고민과 탐색을 통해 발견해 나가는 것입니다.

청소년기에 긍정적인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려면 개인의 특성과 개성을 존중해주는 가족과 사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족한대로, 모자란대로 자신을 받아들이며 낙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키우는 것, 말처럼 쉽진 않지만 건강한 사회인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선 꼭 필요합니다.

YTN 김잔디[jan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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