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지 유출 2명 영장..."총체적 부실"

문제지 유출 2명 영장..."총체적 부실"

2009.09.01. 오후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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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현직 고등학교 진학담당 교사와 학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됐습니다.

돈을 받고 문제지를 학원에 팔아 넘긴 인쇄업체도 적발되는 등 시험지 보안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양일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피의자는 모두 2명입니다.

서울의 고등학교 진학담당 교사 44살 최 모 씨와 언어학원장 35살 김 모 씨입니다.

최 교사는 지난 2005년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교육청에서 배달된 문제지를 시험 전날 몰래 뜯어 사설 학원에 건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학원장 김 씨는 지난 3월 EBS 외주 PD에게서 사전에 건네받은 언어영역 문제지 지문 일부를 학생들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이병하,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장]
"시험문제를 학원에 유출한 현직교사, 학원생에게 알려 준 학원장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문제지를 유출한 EBS 외주 PD와 문제풀이 동영상을 제작한 5개 대형학원 관계자 등 8명은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밖에 문제지를 외부로 유출한 경기도 지역 사립 고등학교 교사 4명과 문제지 인쇄소 4곳에 대해서는 관할 교육청에 비리 사실을 통보했습니다.

한 인쇄업체는 지난 2004년부터 1년여 동안 만여 부를 추가로 인쇄해 모두 6,000여만 원을 받고 10개 사설학원에 판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인쇄업체 관계자]
"조사 받은 그대로고요. 실제 내용을 아는 분들은 모두 퇴사를 했어요."

문제지를 유출한 교사들이 대가성 금품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혐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학원 대표이사와 형제 사이인 인쇄업체가 선정되는 등 문제지가 그동안 부실하게 관리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이규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1팀장]
"연간 140여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문제가 사전에 유출됐다는 데에 교육청이나 학원, 기타 학원과 관련된 기관에서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 사립학교 교사의 경우 자체 징계 외에는 처벌 근거가 없는 등 관련 법규가 미비한 점도 문제지 유출의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경찰은 시험문제를 인쇄하는 업체 선정부터 문제지를 배포하기까지 관리 감독을 보다 철저히 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관계기관에 통보했습니다.

YTN 양일혁[hyu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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