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시각이 현저하게 반영된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 [YTN 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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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6. 오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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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집필 기준안, "뉴라이트 시각이 현저하게 반영된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 - 전국역사교사모임 윤종배 회장

YTN FM '강성옥의 출발 새아침' (오전 06:00~08:00)

강성옥 앵커(이하 앵커) : 중고등학생들의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이념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그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집필기준을 확정, 발표했는데요, 좌편향을 지적해온 학자들은 대체로 반기고 있지만 진보성향의 학자들은 '사실상 국정교과서를 만드는 셈'이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자유로운 역사서술을 주장해온 전국역사교사모임 윤종배 회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 전국역사교사모임 윤종배 회장(이하 ☎윤종배) : 예. 안녕하십니까.

앵커 : 교과부의 이번 집필 가이드라인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이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먼저 이번에 발표된 집필 기준에 대해 총평을 하신 다면요?

☎ 윤종배 : 예. 발표를 한 의도나 절차상으로나 시기적으로나 내용면에서 적잖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발표의도라는 것은 검정 기준안이 사실상 심사기준이 되는 셈인데요. 이것이 교육과정의 근본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거든요. 교육과정이 그동안 너무나 국정교과서 위주로 획일적으로 교과서가 쓰였기 때문에 학생들의 흥미도 자극하지 못하고 의미도 전달하지 못했다는 반상으로 조금 집필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를 해서 다양한 교과서가 나오게 만들고 그래서 창의적인 내용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학생들이 21세기에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게 교육과정의 근본정신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기본 철학인데 지금 이런 심사기준으로 쓰라는 집필 기준안은 굉장히 구체적인 내용을 전문적으로 적시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걸 쓰지 않는다면 탈락한다는 의미가 되고 검정심사를 받기위해서 노력했던 2년 3개월의 그런 노력이 다 수포로 돌아가는 것인데 교육과정이 사실 법적으로 더 우선인 것인데 실제 심사기준에 해당하는 집필기준안이 더 강력하게 내용을 구속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검정교과서가 다양한 것이 특징인데 사실상 국정교과서처럼 그 책이 그 책인 그런 결과를 빚게 된다는 것이 첫 번째 우려고요. 두 번째는 과연 이런 집필기준안은 전문가적인 검토를 거쳤는가 하는 것인데요. 교과부의 발표로는 전문가적인 검토를 거쳤다고 하지만 제가 아는 바로는 공청회나 전문가적 검토나 혹은 교육과정 심의회라는 교육과정이나 교과서에 대한 법적인 자문기구가 있는데 이런 것을 거치긴 했지만 그것이 2년 5개월 전입니다. 그 사이에 정권도 교체가 됐고 교과서 파동을 작년에 겪었고 또 올해 이런 내용이 나오기까지 교육과정 심의회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최소한의 전문가적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라고 저는 보고 있고요. 또 시기적으로도 11월에 검정심사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8월에 이렇게 느즈막히 기준안을 내놓으면 그동안 2년 가까이 썼던 내용들을 대폭 수정해야 된다는 얘긴데요. 요즘 교과서는 단지 글자만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편집이나 디자인도 풍부하게 구사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교과서의 틀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에는 교과서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얘기죠. 완성도를 높여야 되는 시기에 오히려 혼란을 빚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실질적인 어려움이 있고 마지막으로 내용면에서 저는 가장 문제를 많이 지적하고 싶은 것이 뉴라이트 시각이 현저하게 반영된 부분이 많이 눈에 띈다는 것입니다. 친일파 청산을 노력 했다, 라든가 대통령의 공과를 고로 쓴다고 하면서도 사실상 공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다든가 또는 경제발전을 강조하면서 경제발전이 있어야 민주주의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부분 같은 것이 대표적인 뉴라이트의 주장이었습니다.

앵커 :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서요. 지금 말씀해주신 이승만 정부가 친일파 청산에 노력했음을 서술한다. 라고 하는 부분이 이에 논란이 되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왜 문제가 된다고 보시는 겁니까?

☎ 윤종배 : 예. 이건 뭐 친일파가 청산되지 못해서 현재까지도 국가적인 과제이고 현실적으로 뉴스에 의해서 이슈가 되는 것이 종종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것은 국민적 상식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 이 서술은 상식과 맞지 않는 것이고 교과부가 이번 가이드라인이 굉장히 객관적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과연 객관적인 서술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근현대사 교과서들이 약간의 표현방식이 다르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교과서가 이승만 정부가 친일파 청산에 비협조적이었다고 기술하고 있고요. 현재 사용되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국정 교과서에서도 소극적 태도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시중에 있는 개설서를 보면 역사교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든 학생 대상이든 간에 이승만 대통령이 반민특위를 못마땅하게 여겼다는 부분이 많이 나타나 있거든요. 심지어 반민특위의 역할을 축소하려고도 하고 반민특위를 습격한 사람들을 옹호하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이렇게 나와 있는데 그렇다면 이건 역사적 사실과도 다른 것이 아니냐. 단지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사실과도 다른 것인데 이것을 청산을 위해서 노력했다라고 쓰라고 한다면 상당히 학자들이나 교사들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6.25 전쟁관련 기준도 일부 바뀌었죠? 어떻게 바뀌었습니까?

☎ 윤종배 : 제가 보기에는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데요. 이를테면 북한이 6.25전쟁을 일으킨 과정을 설명하고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기존의 교육과정이고요. 지금 새 기준에서는 북한의 남침으로 전쟁이 시작되었다, 라고 하는데 사실 제가 보기엔 그 말이 그 말인데 북한의 남침이란 것을 조금 더 강조한 측면이 있는데요. 이것은 사실 말 자체는 큰 의미가 없고요. 실제로 작년에 많이 문제가 됐던 금성교과서 조차도 문장 첫 번째가 뭐냐면 북한의 기습남침으로 전쟁은 시작되었다, 라고 되어있거든요. 어떤 교과서도 북한이 남침했다는 사실을 안 쓴 곳이 없습니다. 당연한 것이고 또 충분히 기술이 되고 있었죠. 그래도 새삼스럽게 강조한 것은 아마도 보수세력을 의식한 선언적인 문구가 아닌가 싶고요. 또는 역으로 기존 교과서가 이 부분에 대한 표현이 충분치 못했다는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한 것 같은데 단지 그 정도 효과가 아니라 기존 교과서가 좌편향이라서 이런 표현을 충분히 담지 않았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넣은 문구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장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제주 4.3항쟁 부분은 아예 뭐 빠졌다는 지적이 있던데요. 이건 또 어떤 내용인가요?

☎ 윤종배 : 제주 4.3이나 여순사건은 이념갈등 때문에 생긴 중요한 사건이고 우리역사의 어두운 그늘인데 어두운 그늘일수록 살피고 극복했던 우리의 모습을 더 공부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것이 국방부의 항의도 있었고 보수단체의 항의도 있었고 그런 여파로 아마 이것이 삭제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아쉬운 것은 대통령이 정부의 명의로 공식 사과까지 했던 제주도4.3사건 같은 경우에는 제주도민은 물론이고 양민으로서 학살당했던 여러 가족이나 그와 유사한 사건을 겪었던 분들한테는 상당히 좀 실망스러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 그리고 박정희정권 당시에 기술 기준이 좀 바뀌었다면서요?

☎ 윤종배 : 예. 이승만 대통령이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공과를 객관적으로 기술하라 혹은 충분히 기술하라.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그 이 말 자체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이런 내용도 기존 교과서에 다 있었습니다. 약간 강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왜 이것이 미흡하다고 자꾸 주장 했었냐하면 기존 근현대사 교과서가 정치파트 따로 서술하고 경제파트 따로 서술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치파트에는 아무래도 민주화 운동 얘기를 하려다 보니까 독재적인 성향을 보였던 부분을 이야기 할 수밖에 없죠. 만약에 독재얘기가 없다면 4.19혁명을 설명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정치파트에서는 다소 비판적인 평가를 했었는데 그 것을 보고서 경제파트에 대해서 칭찬을 하고 있는 부분을 공적을 높게 사고 있는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독재에 대한 비판을 했던 부분을 문제 삼아서 계속해서 뉴라이트가 지적해 왔던 거거든요? 그래서 새삼 이것을 강조한다는 얘기는 아마 제가 집필자라면 공을 더 쓰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 정부와 뉴라이트가 굉장히 돈독한 관곈데 뉴 라이트 인사들은 이승만 대통령 같은 경우는 국보로 까지 여기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작년에 교과서 파동을 겪고 현 정부의 성향을 알고 있는데 과연 집필자가 공과 과를 반반씩 쓸 수 있겠는가. 저는 과를 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새 집필 기준은 오는 2011년 또 2012년 그러니까 현재 중2와 고1 2011년, 그리고 중3은 2012년부터 사용되는 교과서에 적용이 되는데 이러한 문제점들을 쭉 지적을 해 주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가실 생각이신가요?

☎ 윤종배 : 예. 교과서나 교육 내용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줄어들고 있는 게 세계적인 추세거든요. 아무래도 국가는 정부의 활동에 의해서 이제 정치활동이 이루어지는 거고 실질적으로 정권의 향배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의 개입이 지나칠수록 정치적 중립이 훼손된다는 그런 유려 때문에 세계적으로는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 하고 있는 상황이고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민주화 되면서 학계나 교육 현장이나 시민사회에서 자율적으로 합의를 만들어서 두터운 상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 이것이 더 중요한 것이지 국가가 자칫 잘못하면 특정 입장을 반영하기 쉬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줄여나가야 된다는 게 기본 입장이고요. 앞으로 이것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시민사회의 자율적 합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작년에 많이 활동했던 교과서 문제 해결을 위한 공대위를 중심으로 여러 단체와 대책을 논의할 생각입니다.

앵커 : 예. 회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전국역사교사모임 윤종배 회장 연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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