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유' 넘어선 사상 최대 다단계 사기 적발

'제이유' 넘어선 사상 최대 다단계 사기 적발

2008.11.21. 오전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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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건강보조기기 렌털 사업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수조 원대 투자금을 끌어 모은 다단계 업체가 적발됐습니다.

피해 금액이 '제이유' 사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서민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다단계업체 사무실.

수십여 명의 투자자들이 망연자실한 듯 책상에 엎드려 있습니다.

한 투자자는 어쩔 줄 몰라 책상을 두드리며 울부짖고 있습니다.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돈을 투자했지만 회사 대표가 갑자기 잠적한 것입니다.

안마기 등을 440만 원에 구입하면 이를 모텔 등에 빌려주고 수익금으로 580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투자자들을 속여왔습니다.

[인터뷰:다단계 투자 피해자]
"항상 배당금이 계속적으로 잘 들어왔기 때문에 의심을 전혀 안했고 10월 중순 이후에는 가끔씩 조금 늦어지더라고, 그래도 위에서 전산에 에러가 생겼다 이랬기 때문에."

하지만 배당금도 모두 재투자하도록 유도해 투자자들이 실제로 손에 쥔 돈은 거의 없었습니다.

운영자금과 배당금의 대부분을 투자자들의 돈으로 메우는 방식. 결국 새 투자자가 없으면 돈을 떼이는 전형적인 다단계 수법입니다.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15,000여 명에 피해금액은 1조 9,500억 원.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적인 피해 금액은 수조 원 대에 달해 '제이유 사건'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이무근, 대구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팀장]
"인천을 포함한 경기 지역에 2조 원 대 피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고 모두 합치면 4조 원대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회사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51살 조 모 씨는 이렇게 끌어 모은 투자금을 빼돌려 경북 김천의 신도시 건설과 부산 요트 회사 등 전국의 이권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 씨는 돈을 차명계좌로 관리한 것으로 밝혀져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돌려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찰은 잠적한 조 씨와 핵심 임원 10여 명을 찾고 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이미 해외로 도피한 3명에 대해서는 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했습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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