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행사가 불법체류의 온상?

[앵커멘트]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 행사가 외국인들의 불법 체류 기회로 악용되고 있습니다.

행사 주최측은 행사의 의미가 퇴색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부산에서 열린 세계사회체육대회에 참가했다 잠적했던 스리랑카인들입니다.

선수등록에서부터 입국까지 모든 비용을 자신들이 부담하면서까지 이번 대회에 참가했는데 정작 목적은 불법체류였습니다.

산업연수생으로 와 있는 다른 스리랑카인이 이 행사를 통해 불법체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들에게 알려줬습니다.

[인터뷰:정일권, 부산 해운대경찰서]
"기 입국한 2명이 숙소에 가서 3명을 데리고 왜관공단으로 가서 일을 시키기 위해서 데리고 간 그런 내용입니다."

지난 1일에는 필리핀인 7명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하는 영화사 직원으로 위장해 김해공항을 통해 들어오다 적발돼 강제출국 되기도 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국제 행사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잠적해 불법체류자가 되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 행사가 불법 체류의 장으로 악용되는 것은 이런 행사가 불법체류를 원하는 외국인들이 쉽게 입국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비자 발급 심사와 입국 심사가 강화돼 불법체류를 원하는 외국인들은 입국조차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 행사의 경우는 참가자들의 비자 발급과 입국 심사에 대회 주최 측이 나서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입국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창원에서 열린 '월드컵국제사격대회'에 참가했다 잠적한 카자흐스탄 선수단 19명이 총 한 자루도 없이 입국 심사대를 무사통과한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관계기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 정보가 국내에 있는 외국인들을 통해 불법체류를 원하는 자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