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라져가는 추억…'옛날 극장'

[서울] 사라져가는 추억…'옛날 극장'

2007.02.11. 오전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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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서울 시내 모든 극장은 이른바 멀티플랙스 상영관으로 바뀌고 있죠.

영화 자체도 그렇지만 화려하고 고급스런 시설을 즐기는 젊은층의 경향을 반영한 것인데, 성동구에 가면 아직도 옛날 그림 포스터의 향수가 뭍어 나는 극장이 있다고 합니다.

C&M 서울네트워크뉴스 이제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기실을 차지하고 있는 낡은 소파와, 허름한 매점 하나, 그리고 탈탈거리며 돌아가는 구식 영사기.

지난 1965년 문을 연 서울 성동구의 동부극장입니다.

극장의 사장이 영사기를 돌리고 사장의 부인은 표를 파는 작은 극장, 지난해 손 본 객석 의자를 빼고는 모든 게 60년대 정취 그대로인, 그야 말로 '옛날 극장'입니다.

영화는 하루 여섯번 상영되지만 찾는 이는 다해야 20여 명 뿐, 매달 3~4백 만원의 적자를 보고 있지만 이 사장은 오늘도 영사기를 멈추지 못합니다.

[인터뷰:이상호, 서울 동부극장 대표]
"아, 아직도 이런 재래극장이 있군요, 하고 감탄해줄 때 보람을 느끼죠. 아직도 내가 극장을 하는 이유가 이거 구나..."

손님들은 대부분 몇십 년씩 된 단골들, 나이 지긋한 골수 팬들에게는 이 극장 자체가 추억입니다.

[인터뷰:박노응, 광진구 군자동]
"아주 거슬러가면 맨발의 청춘 같은 신성일 씨 나오는 영화 다 봤지. 많이 봤어요.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이 대표의 60년 영화 인생 마지막 희망은 예술 전용극장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인터뷰:이상호, 서울 동부극장 대표]
"예술영화 전용극장을 하면서 정부 보조금을 받고 해서 명맥을 유지하게 되면 하고 그렇지 못하면 부득이 문을 닫아야지요."

화려한 조명과 안락한 인테리어 대신 삐걱대는 '옛날'의 흔적들을 품고 있는 동부극장.

사라져가는 추억들이 아쉽습니다.

서울네트워크뉴스 이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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