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금융혁신, 곁 가지만 나온 뒷북대책

[생생경제] 금융혁신, 곁 가지만 나온 뒷북대책

2018.01.16. 오후 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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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금융혁신, 곁 가지만 나온 뒷북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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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아래 인터뷰 내용중 서민금융 지원금액은 금융위원회 확인 결과
연간 신규지급액이 7조원 규모임을 정정해드립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정부가 출범하고 해를 넘기면서 다양한 정책이 나옵니다. 특히 금융 관련해서 여러 정책이 나옵니다. 암호화폐 정책처럼 혼선을 빚고 있는 것들이 있는 반면 그간 지적했던 것들을 다시 바로잡겠다는 정책도 나옵니다. 그런데 단순한 해결책보다는 앞서 뉴스 말미에도 말씀드렸지만, 정교한 해법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시장이나 개개인 금융생활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당국 정책에 대한 여러 걱정도 동반됩니다. 금리 상승은 시장의 여러 반응 수준을 넘어서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금융 관련 정책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 정리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이하 조남희)>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어제는 정부가 금융혁신 추진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혁신에 힘을 싣고 부족했던 서민들 위주로 정책 신경 쓰겠다고 큰 틀로 얘기했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조남희> 말씀하신 대로 금융위가 어제 금융혁신 4개 전략과 과제를 발표했는데요. 4개 전략으로는 금융 쇄신, 생산적 금융이라고 해서 벤처기업에 자금이 흘러가도록, 포용적 금융이라고 해서 금융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 경쟁 촉진이라고 해서 은행권이라든지 금융권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든지 하는 것들을 제시했거든요. 앞으로의 금융권 실천 의지와 성과 혹은 시장의 신뢰가 과거와 다르게 금융위가 보여줘야 하는 책임이 있지 않나 보이고요. 그 과제를 제시한 것을 보면 전반적으로 큰 틀의 혁신보다는 작은 세목이 집중한 측면이 있다 보니까 금융의 큰 아젠다는 없고 다소 세세한 과제 중심 추진이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더 크게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도 듭니다.

◇ 김우성> 큰 틀이라고 하기보다 세세한 것들이 나왔는데요. 아젠다를 바꾼다고 한다면 어떤 것들을 제안해볼 수 있을까요?

◆ 조남희> 예를 들어서 금융 개혁에 대한 큰 틀을 마련해주고 관치금융을 어떻게 해소해줄 것이냐. 아니면 금융 감독이라든지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혁신적으로 개선해줄 거냐. 이런 부분을 크게 제시해줘야 하는데 너무 세세한 것으로 가지 않았는가. 금융권을 너무 아직도 자질구레한 것까지 관여하는, 그러한 모양새를 계속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아쉽다는 거죠.

◇ 김우성> 사실 은산분리 이슈라든가 여러 가지 서민 금융에 대한 별도 트랙이라든가 이런 부분에서 정책적 이슈가 붙어야 하는데, 나온 것들은 그간 지적했던 부분에 대한 반응이긴 합니다만, 작은 것들. 그래도 살펴봐야 할 것이, 은행 수수료와 카드 수수료 얘기가 나왔습니다. 대표님과 자주 얘기했거든요. 줄이겠다, 정부가 서민들을 위해서 터치하겠다고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조남희> 금융위가 ATM 수수료라든지 외환 환전 수수료에 대한 은행들의 수수료 부과 체계를 점검, 개선해서 그 안을 3월까지 만들겠다. 저소득층 대상 금융수수료 면제 확대하는 것과 또 하나는 편의점, 슈퍼, 제과점에 대한 카드 수수료를 7월부터 인하해주겠다. 또 하나 더 나아가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도 내년 1월부터 인하하겠다고 발표했거든요. ATM이나 외환 수수료, 물론 개선이 필요한 점이 있겠죠. 다만 이러한 문제는 평소 모니터링하고 감독해야 할 일을 사실상 강제로 시행 요구하는 수단으로 지금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카드 수수료 인하도 서민금융을 언급할 때마다, 선거 때마다, 매년 주기적으로 이렇게 낮춘다고 하는 것을 계속 한다는 것이 과연 옳으냐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거든요. 다시 말해서 수수료 문제를 지나치게 여론화하는 단골 메뉴로 반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방향이냐. 시장에 맡기기도 하지만 시장에서 제대로 수수료 체계가 산정되도록 하는 것들을 제대로 조사, 감독, 연구할 필요도 있고 지도할 필요도 있는데, 자기네가 원하는 시간대에 이러한 말을 활용한다는 것은 이제는 개선할 필요가 아니겠냐는 거죠.

◇ 김우성> 계속 올리기 시작하고 담합 의심이 나올 때는 정권 교체 전이기도 하지만 이런 얘기할 때는 제대로 움직이지 않다가 이럴 땐,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도 있는 것 같고요. 그나마 이러한 부분도 제도화하거나 지속적으로 감시해서 은행이 일제히 수수료를 올리거나 ATM을 일제히 폐쇄하거나 이런 부분에 대해 견제 기능을 하는 건 긍정적으로 봐야겠죠?

◆ 조남희> 그렇습니다. 그런 것들은 미리미리 혹은 원칙을 미리 제시해놔야죠. 그것들을 자연히 금융권이 따르도록 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강제로 따르게 하기 위해서 조사를 하고 자기네들 맡길 시기만 조정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는 거죠.

◇ 김우성> 더 큰 틀 자체를 궁금해 한다는 것, 여러 분야에서 같은 얘기가 반복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은행들의 태도도 같이 얘기했는데요. 배타적 이익 추구다, 예대금리 마진 강하게 가져가면서 실질적으로 금융 생활자, 소비자들에게는 불평등한 면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지금도 사실 가파르게 대출금리 오르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조남희> 미국 금리와 우리 국내 시장 금리가 같이 오르다 보니까 사실 금리 상승이 다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다만 은행들이 최근 뉴스에 의하면 예를 들어서 국민은행이 신규로 취급하는 대출의 경우 최근 1개월간 0.02% 올렸다고 나왔는데, 잔액 기준으로 하면 0.04%를 올렸습니다. 기존에 있는 대출금에 대해서요. 신한은행의 경우 신규 취급 부분은 0.02% 올렸다고 나왔는데, 잔액 기준은 0.09%를 올렸습니다. 상당히 많이 올렸던 건데요. 또 하나은행의 경우 0.08% 신규나 잔액 기준 낮췄고요. 우리은행이나 NH의 경우에는 0.04% 올렸는데요. 이러한 것들은 어떤 은행은 오히려 낮추고 어떤 은행은 두 배로 올리고, 이런 것들을 보면 과연 금리의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김우성> 금리가 오르는 것, 기준금리가 올랐다는 뉴스 외에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고 조남희 대표와 은행의 과도한 이익추구, 자신들의 안위에 대한 대비 지적을 했는데요. 현황을 잘 파악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있고요. 대출 수요를 억제하고 기업 투자로 수요 방향을 돌리겠다, 이번 혁신 내용에도 나왔고 정부의 방침이기도 했습니다만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서민 금융 혜택에서도 빠지고 이쪽 혜택에서도 차별받는 분들은 난감해졌는데요. 이런 부분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조남희> 대책이 나올 때마다 서민금융은 항상 단골 메뉴였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제대로 발표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요. 어제 발표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민금융 지원을 7조 원 정도 확대한다고 했는데, 일반인들이 보면 7조 원,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원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7조 원이 신규 올해 지원금액이 아니고 누적 금액입니다. 그러니까 과거 대출 금액을 연기, 대환해주고 지금 갖고 있는 대출까지 합쳐서 7조 원이라는 거예요.

◇ 김우성> 규모가 그렇다는 거군요.

◆ 조남희> 그렇습니다. 사실 올해 신규로 공급하는 것은 1조 원입니다, 2조 원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더 정확하죠. 그런데 매년 이렇게 발표하니까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무 효과도 없으니 무슨 서민 금융 대책이냐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7조 원이라는 것이 잔액 기준이라는 것이라면 얼마나 금액이 미미하냐면, 대부업체 대출 규모가 현재 15조입니다. 불법 사금융으로 대출받은 규모가 20조 원으로 추정하거든요. 그러니까 최소한 35조 원 정도 서민금융 혜택을 받아야 할 대상 금액입니다. 거기에 1년에 1조 원 증가했다고 해서 크게 변화가 나오겠습니까, 예를 든다면. 그런 점에서 실질적인 대책, 실질적인 방안이 강구, 제시되어야 한다고 보는 거죠.

◇ 김우성> 광고만 세게 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드네요.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조남희>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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