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美, 세이프가드 대응책, WTO와 국제여론

[생생경제] 美, 세이프가드 대응책, WTO와 국제여론

2017.11.22. 오후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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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美, 세이프가드 대응책, WTO와 국제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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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미국국제무역위원회가 수입산 세탁기에 적용할 수입 제한 조치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세이프가드로 알려진 뉴스들인데요. 구체적인 모양이 나온 겁니다. 저율관세할당은 120만 대이고 이것을 넘어서게 되면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는 겁니다. 당장 삼성이나 LG 같은 국내 업체들은 걱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해야겠지만, ITC의 권고안이 시행될 경우 업계는 어떻게 대책을 세워야 할까요? 우리 정부는 어떤 대응을 세워야 할까요. 무역을 두고서 미국과 여러 가지 걱정거리가 많아졌는데요. 대책을 알아보겠습니다.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이하 심상렬)>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세이프가드 관련해 보도는 많이 나왔는데, 권고안 내용 구체적인 점들이 발표됐습니다. 어떤 내용이 눈에 들어오시던가요?

◆ 심상렬> 미국국제무역위원회 ITC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탁기 120만 대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 관세 50%를 부과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발표한 것이 큰 내용입니다. 여기에는 완제품뿐만 아니라 특정 부품 5만 개 이상 수입에 대해서는 역시 50% 관세를 부과하는 안도 포함됐다는 게 큰 문제인 것이죠.

◇ 김우성> 완제품뿐만 아니라 부품까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사실상 한국 제품, 삼성 LG 세탁기를 겨냥했다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초과분에 대한 관세 부과의 경우 걱정거리인데요. 최악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오고요. 문제의 심각성, 어떻게 받아들이면 될까요?

◆ 심상렬> 당초 이러한 ITC 세이프가드 권고안은 우리 기업들이 제시한 145만 대를 크게 밑도는 수치입니다. 게다가 부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나 테네시주에 각각 건설 중인 미국의 현지 공장 운영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 큰 문제인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하는 것은 미국 월풀 등 기업들이 요구한 모든 물품에 대해서, 수입 세탁기에 대해서 일률적으로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주장한 것인데, 다만 120만 대 초과분에 대해서만 50% 관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저율관세할당, 즉 TRQ 방식을 적용했다는 점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어느 정도 절충안이라는 평가인데요. 자국 산업을 심각하게 침해 받을 때 이러한 조치를 취한다고 알려졌는데요. 우리나라 제품들이 미국 시장을 많이 장악한 상황이었나요? 기존 관계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심상렬>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삼성전자, LG전자가 특히 미국 대형 세탁기 시장에서 크게 그동안 시장 점유율을 높여왔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기존 미국 업체들이 경쟁력에서 밀리고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피해를 보전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던 게 핵심적 내용이 되는데요. 대체로 미국 시장 점유율은 월풀이 38%, 삼성이 16%, LG가 13% 순위입니다. 우리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치면 얼추 월풀에 근접하는 시장점유율이다 보니까 월풀 입장에서 볼 때는 삼성이나 LG로부터 대형 가정용 세탁기 수입을 막기 위한 자구책으로 ITC에 세이프가드 신청을 한 거로 보는 것이죠.

◇ 김우성> 결론적으로 절충 형태라고 지적해주셨지만,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대되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다양한 품목에 대한 접근권이 제한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부분도 있고요. 트럼프 대통령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담도 갖고 있을 텐데요. 소비자 반응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심상렬>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보면 미국의 소비자나 현지 공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건 틀림없습니다.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다는 것은 수입 제품 가격을 올린다는 얘기이고, 소비자로 하여금 올라간 수입 제품에 대한 선택의 폭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부품까지 관세를 부과할 때는 우리나라 삼성전자, LG전자가 미국 현지 공장 운영에 있어서도 큰 타격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미국 현지 공장에서 일하는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하는 측면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미국 국민들 혹은 산업계, 일자리 문제까지도 별로 좋은 영향이 아닌데 이러한 결정이 나왔는데요. 정부는 대응책으로 민간합동대책회의 열면서 제소, WTO 제소 같은 방안도 생각한다고 하는데요. 현실성 있다고 보십니까?

◆ 심상렬> WTO 제소를 하면 판정 나올 때까지 물리적으로나 굉장히 많은 노력과 결과조차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나 업계가 WTO에 제소한다는 것은 상징적 의미에서나 명분으로 볼 때 미국의 부당한 수입 규제 조치에 대한 나름대로 자구책이라는 측면에서 안 할 이유도 없는 거죠.

◇ 김우성> 충분히 그러한 방식으로라도 불합리함을 어필할 수 있다, 혹은 미국에 대한 우리의 대응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 심상렬> 아시다시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이후에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완전히 바뀐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로, 거꾸로 중국은 일대일로 정책 등을 통해서 개방, 국제화를 강조하는 상황이 됐기에 우리 한국이 WTO 제소 등을 한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 우려를 하고 있는, 다른 나라로부터의. 일종의 힘을 주고받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거로 판단됩니다.

◇ 김우성> 장벽을 세워나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행보에 반대되는 제동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는 상황인데요. 지적해주셨지만, 삼성과 LG도 사실 미국에 가전공장설립 중인데요. 공장 철수 이야기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미국 무역위원회의 조치에 대해 불만이 많은 상황인데요. 그래도 오히려 건립을 서둘러 피해를 줄여보겠다는 얘기도 나오더라고요. 미국 현지 공장을 놓고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까요?

◆ 심상렬> 개인적으로 글로벌 기업이 다른 나라에 공장을 건설한다고 할 때는 내부적으로 상당한 검토와 현지를 감안한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아직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세이프 건의안에 대해 판정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서 판정나기 전까지 어쨌든 피해를 최소화로 줄이기 위해서는 이미 건설을 막바지 단계에 들어서고 생산을 할 수 있는 입장에서 포기하기보다는 빨리 가동해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관세 부과에 따른 후속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적극적 전략이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 김우성> 오히려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던 사업들에 가속도를 높여서 협상력을 높일 필요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세탁기 외에도 사실 기존 논의가 된 철강뿐만 아니라 미국 측의 무역 견제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태양광 관련 제품들, 반도체, PET 수지와 같은 것까지 세이프가드 얘기가 나오거든요. 미국 정부가 더 확대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심상렬> 당연히 확대할 것입니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 국가 수입품에 대해 세이프가드나 관세 부과 등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실제로 그러한 조치를 통해 수입이 줄어든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러한 수입 규제 조치를 강화한다고 하는 메시지를 줌으로 인해서 자율적인 수출 규제 또는 수출 제한 것들을 수출국 내지 해당 수출 기업으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제한하도록 하는 심리적 또는 선제적인 효과도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자국 산업 내지 자국 기업들을 우선하는 트럼프 입장에서 볼 때는 이번 가전 세탁기뿐만 아니라 다른 어려움을 겪는 자국 내 산업, 기업을 돕기 위한 보호무역주의적인 조치를 선제적인 차원에서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 김우성>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죠, 러스트 벨트에 있는 제조업 분야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러한 정치적 이유 때문에라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대응이 걱정입니다. 한미 FTA도 재협상 테이블에 올라가는 상황인데요. 미국이 이렇게까지 벽도 높게 세우고 압박도 하는데, 어떤 원칙이나 기조로 대응해야 할까요?

◆ 심상렬> 비가 올 때는 피하거나 우산을 준비해야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저희로는 지금 보호무역주의 비가 내리는 상황인데, 저희가 협상력이 있어서 우산과 같은 대응력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으면 좋은데, 현실적으로 중국과 같은 협상력을 저희가 갖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비를 피하거나 비를 일부 맞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FTA 재협상과 같은 부분에서도 당초 저희가 강경하게 원칙에 입각해서 협상에 임하려고 했지만, 폐기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는 물러설 수밖에 없는 게 협상력이 약한 우리의 입장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별다른 원칙보다는 최소한의 요구를 수행하는, 더 큰 보복 조치나 이런 것들을 예방해나가는 조심스럽지만 다소 요구를 수용하는 형태 모습이 현실적인 대안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사실상 현실적인 약자라면 약자의 전략에 맞게끔 달래가면서, 수용해가면서 실리를 찾아야 한다는 측면을 고려해야겠네요.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심상렬>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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