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김영란법' 1년, 경제적 실익 얻었다

[생생경제] '김영란법' 1년, 경제적 실익 얻었다

2017.09.26. 오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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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김영란법' 1년, 경제적 실익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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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도미노]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코너 이름이 ‘경제도미노’인데요. 진짜 정책 하나, 경제 환경 하나가 점점 삶에 영향을 도미노처럼 미치고 있습니다. 김영란법, 부정청탁금지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양한 입장들이 팽팽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의 근본적 취지에서 사회가 합의하고 찬성했기 때문에 법안이 시행됐습니다. 이제 오는 목요일이면 시행 1년입니다. 1년 동안 내수, 여러 가지 침체 논란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경제적 질서 확립의 논란까지. 다양한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오늘도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최배근 교수 연결해서 말씀 들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최배근)> 예, 안녕하세요.

◇ 김우성> 김영란법이라고 불렀는데요. 부정청탁금지법, 목요일이면 1년입니다. 그간 1년, 어떻게 보십니까?

◆ 최배근> 우리 사회의 부패가 고질적이고 심각하다는 것은 대부분 국민들이 동의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국제투명성기구가 있죠, 신용성지수를 보면 지난해 177개 국가 중에서 52위를 우리나라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주변 국가들이 대개 아프리카 국가들입니다. 그러면 저는 좀 많은 얘기가 오갔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차치하고, 원론적인 얘기를 다시 짚고 싶은데요. 저는 우리 사회가 아주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전쟁 끝나고 난 이후 60년 이상이 지났는데, 육십갑자라는 말이 있듯이 60년 이상 지나다 보니까 그동안 우리가 살던 집이 낡아서 수명과 기능이 소진되면서 새 집을 짓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 김우성> 구조 개혁의 필요가,

◆ 최배근> 그렇죠. 산업 체계도 바꾸어야 하며 민주주의도 업그레이드도 시키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새로운 사회도 만들어야 하는 여러 가지 과제가 있거든요. 낡은 집과 달리 새로운 집이라는 것은 어느 시대든 새로운 집에서 가장 중요한 기둥은 공정성과 투명성입니다. 그래야만 새로운 집에서 새 활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거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새 집에 들어가 살 사람들의 의식이 부패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새 집을 짓는데 필요한 사람, 그 안에 들어가 살 새로운 사람들을 만들어 내려면,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이 이러한 표현을 했더라고요. 이번 김영란법 1년 동안 가장 커다란 긍정적 효과라면 일상 속에서 각자가 자기 규범의 내면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얻은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각자 스스로가 새로운 규범에 맞춰 적응해가는 과정이라는 얘기죠. 그러한 점에서 사람들이 바뀌어야만 사회도 바뀌는 거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을 바꾸는 중요한 첫 단추를 끼웠다고 고요.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를 바꾸지 못하면 자라나는 아이들조차도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부패와 반칙 등에 젖어 들어가고 있어요. 어른들을 보면서요. 이러한 위험한 상황에 브레이크를 거는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1년을 두고 느리지만 달라지고 있다는 여러 입장들이 나오고 있고요. 투명성, 아시다시피 삼성 사례만 하더라도 투명 경영이 예상되니까 오히려 경영진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올랐던 현상도 보셨을 겁니다. 보니까 총 4,052건 신고가 됐고 11건 정도 기소가 됐습니다. 이러한 성과에 대비해 한편에는 농어민, 영세상인들 직격탄을 맞았다, 내수 얘기도 있고요. 경제적으로 평가가 갈리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 최배근> 아무래도 제도가 바뀌면 그 제도로부터 이익을 보는 층들이 있으며 손해를 보는 층들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화훼업종의 경우, 일부 농축업계, 일부 외식업계의 매출 감소가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이것을 실시할 때 전체 경제의 내수 절벽을 굉장히 우려했는데요. 그러한 것은 확인되지 않고 있고요. 오히려 경제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경우 기업 접대비가 감소하고 있고요, 접대비 감소한 것으로 새로운 연구 개발 투자나 새로운 투자로 쓸 수 있는 자원이 확보되는 거고요. 더군다나 우려했던 공무원이나 공직 유관기관 단체 소속자들이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어요. 관가나 교단에서 뇌물, 촌지, 청탁 등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공정 경쟁이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개인들 생활 속에서는 술 권하던 회식 문화도 사라지면서, 개인 여가 시간 증가라는 긍정적인 점도 있고요. 저는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4차 산업혁명으로 협력이라는 새로운 경제 원리가 핵심 원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부패라는 것은 사람들의 신뢰를 훼손시키거든요. 결국 사회 통합과 경제 발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데, 신뢰가 저하하게 되면 협력이 작동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흔히 말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내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모든 학자들이 지금까지도 투명성이 강화될수록 경제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대부분 경제학자들이, 모든 경제학자들이 동의하는 연구 결과로 나와 있기 때문에 그러한 배경이고요. 그러한 점에서 피해를 입는 일부 피해 업체에 대해서는 지원책 마련, 섬세한 대책도 마련하는 지혜도 필요하겠지만, 대다수 피해는 서민 경제와 큰 관련이 없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우성> 많은 분들, 특히 생방송 진행하다보면 문자 보내주시는 분들도 그렇고 뉴스에 댓글 다시는 분들도, 그전에 이른바 공짜 밥을 먹고 청탁을 받거나 부탁을 받아야 하는 일이 없어진 것에 대해서는 다들 환호하는 목소리, 질책하는 목소리도 보내주십니다. 그러한 투명성, 신뢰에 대한 중요성을 교수님께서 지적해주셨고요. 앞서 말씀하신 섬세한 정책이라고 할까요, 지금 자유한국당의 경우에는 제한 규정, 비용. 이른바 10-10-5. 이렇게 나오고 있고요. 지금 3-5-10으로 되어 있는데요. 이것을 바꾸어야 한다, 현 정부에서도 얘기가 나오는 것 같고요. 이러한 수정 정도는 조금 가능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 최배근> 농민들, 일반 농가 피해가 너무 심하다고 해서 얘기하는 건데요. 3-5-10이라고 흔히 얘기했죠.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경조사비 상한액 10만 원, 이렇게 상한액을 정한 건데요. 10-10-5로 바꾸자고 하는데요. 저는 이 법의 본질을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3-5-10도 사실 부정 청탁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주고받지 말아야 하는 거죠.

◇ 김우성> 전혀 주고받지 않는 게 사실 원칙이죠.

◆ 최배근> 그게 상식이잖아요. 갑자기 가다보면 우리가 원활한 직무 수행이나 사교 의례에 불편함을 끼칠까 봐 이 정도로 허용해준 거거든요. 사실 이후 여론조사를 보게 되면 3-5-10에 대해서도 공직자나 교원들의 경우 적당하다고 나왔어요. 대부분 부정청탁 대상자들이죠. 그런데 오히려 언론인이나 일반 음식업자들은 이게 낮다고 보는데요. 제가 볼 때는 아마 이런 게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동안 굉장히 익숙해졌던 것들이 부자연스러워지면서 이러한 것들로부터 불편함이 생겨 하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러한 부분은 이제 이겨서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3만 원, 5만 원, 10만 원이든, 10만 원, 10만 원, 5만 원이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 법이 가져오는 더 큰 경제적 실익, 신뢰, 투명. 이 부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최배근>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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