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잃던 전경련, 현 정부 들어 '부흥기'

힘 잃던 전경련, 현 정부 들어 '부흥기'

2016.10.27. 오전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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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전경련이 또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과거 외환위기 이후 침체기를 맞다가 현 정부 들어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했는데 또다시 이번 수사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 즉 전경련이 만들어진 것은 1961년입니다.

박정희 정권의 시작과 함께 탄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유 시장 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 경제의 발전을 위하여"라는 목표를 처음에 내걸었습니다.

정치권력과 재벌 권력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경련이 지난 2013년 서울 여의도에 지은 회관 앞에는 이 같은 비석이 하나 있습니다.

'창조, 협동, 번영'이라고 적혀 있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로 만든 겁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전경련의 옛 회관 준공식을 앞두고 휘호를 내려보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를 보관하고 있던 사람이 바로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었습니다.

2013년 전경련의 새 회관 준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 여러분이 기업가 정신으로 투자하고 도전하신다면 정부는 적극 뒷받침을 해드릴 것입니다.]

이승철 부회장은 1990년 전경련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에 입사했습니다.

2007년 상무에서 전무로 올라섰는데, 당시 전경련 회장이었던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발탁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내내 승승장구하다 2013년에는 부회장 자리까지 오릅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초기에 교체설까지 돌았지만 부회장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승철 / 전경련 부회장 (2014년 3월 청와대 회의) : 대통령님의 규제 개혁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열정 그리고 진심이 느껴집니다.]

전경련이 받는 의혹은 대통령 측근으로 알려진 최순실·차은택 씨가 주도하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 돈 774억 원을 모아줬다는 겁니다.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한국전력과 인천공항공사 등 공기업들이 줄줄이 탈퇴했고 대기업들도 눈치를 보는 상황입니다.

여론도 좋지 않습니다.

경제개혁연구소가 국민 의식 조사를 벌였는데요.

"전경련이 설립 목적에 맞게 활동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21.4%에 그친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64.7%로 3배에 달했습니다.

[정선섭 / 재벌닷컴 대표 : 현재 대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전경련은 앞으로 존재 가치가 점점 새로운 변화 쪽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전경련이 현 정부 들어 만든 새 슬로건은 '국민을 풍요롭게, 경제를 활기차게'입니다.

대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지는 않고 국민을 위한 조직이 되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데, 현실은 국민에게서 외면받는 조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YTN 이대건[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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