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 빅딜, 그 배경은?

삼성-한화 빅딜, 그 배경은?

2014.11.26. 오후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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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삼성과 한화의 빅딜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양 그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이번 빅딜이 어떻게 이뤄졌고 득과 실은 어떻게 될지 짚어보겠습니다.

삼성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이번 빅딜은 한화가 먼저 제안해 삼성테크윈 매각 협상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지난 8월부터 협상은 시작됐는데요, 석 달 만에 한화그룹이 삼성종합화학까지 인수하는 걸로 확대됐고 결국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도 인수하게 됐습니다.

한국화약을 모기업으로 출범한 한화그룹이 금융사업에 이어 60여 년간 성장의 모태가 되온 방위, 석유화학 사업 규모를 국내 1위로 격상시켜면서 그룹의 미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겁니다.

삼성 계열사 4곳을 한꺼번에 인수하면서 한화그룹은 자산 규모가 50조 원대로 늘어나 한진그룹을 제치고 재계 서열도 9위로 올라서게 됐습니다.

이번 빅딜의 주역은 김승연 회장이라는 설이 많습니다.

지난 2002년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를 인수해, 금융부문에서 대도약을 이끌었던 김 회장이 제 3의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번 빅딜을 계기로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재계 1위 삼성그룹이 계열사들을 왜 팔았을까요?

이건희 회장이 여섯 달 넘게 병상에 있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 등 자녀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 구조 조정, 일석이조를 노렸다는 분석입니다.

당연히 최고경영자의 결심없이는 불가능했겠죠.

삼성의 득은 무엇일지?

홍성혁 기자가 자세히 전합니다.

[기자]

삼성은 이번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계열사 매각은 한화의 제안에서 시작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내린 인위적인 매각 결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석유화학은 중국의 부상으로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고, 삼성테크윈을 중심으로 한 방위산업도 실적부진에 주가 하락세가 이어져 왔습니다.

1등을 강조해 온 삼성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사업을 필요로 하는 곳에 팔아 서로 윈윈 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3세 경영승계를 앞두고 복잡하게 얽힌 사업구조를 정리해야 한다는 점도 빅딜의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이 종합화학에서 손을 떼면서 이재용 부회장은 전자와 금융, 건설을 이부진 사장이 호텔과 상사, 이서현 사장이 패션과 미디어를 맡는 구도가 더 뚜렷해졌습니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종합화학 지분 5% 가량을 넘기고 약 900억 원을 확보하게 됐지만 중화학분야는 더 이상 승계구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됐습니다.

[인터뷰:채이배,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
"결국 이 사업구조조정은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거래 역시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보여집니다."

입원 중인 이건희 회장이 반 년 넘게 자리를 비운 사이 삼성의 새 판 짜기는 더욱 속도를 내면서 다음주로 예상되는 삼성 사장단 인사도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YTN 홍성혁[hong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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