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사용후핵연료 포화...처리 방안 시급

10년 뒤 사용후핵연료 포화...처리 방안 시급

2014.09.04. 오전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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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하면 방사성 물질인 사용후핵연료가 나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이런 사용후핵연료를 모두 원전 내에 임시 저장해왔는데, 10년 후면 저장공간이 꽉차 포화상태가 됩니다.

현실로 다가온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 어떻게 해법을 찾아야 할지 전준형 기자가 우리보다 한 발 앞서있는 프랑스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프랑스 동부 평야 지대인 뷰흐를 달리다 보면 넓은 들판에 커다란 건물들이 나타납니다.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처분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는 시설입니다.

이곳 연구시설은 지하 5백 미터 깊이에 만들어져 있습니다.

실제로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폐기처분하는 시설을 만들기 전에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문제 없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사용후핵연료는 보통 냉각시키기 위해 원전 내 임시저장시설에 1~5년 보관한 뒤 중간저장시설로 옮겨 50년 정도 저장하고, 이후에는 깊은 땅 속에 영구적으로 처분하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이곳 뷰흐는 마지막 단계인 영구 처분 시설을 짓기 위한 프랑스의 유일한 후보지입니다.

정부의 인허가가 나면 2025년부터 라하그 등 중간저장시설 3곳에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모두 옮겨와 처분할 계획입니다.

[인터뷰:오드레 기흐므네, 뷰흐 연구소 홍보 담당]
"이곳 연구소 옆에 들어설 영구처분시설은 사용후핵연료 8만 톤 정도를 처분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집니다. 지금까지 중간저장시설과 지금 운영 중인 원전에서 나오는 모든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프랑스도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분할지 결정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1980년대 폐기장 부지를 선정하려다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뒤 15년 간 방사성폐기물 처리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이후 지자체 3곳의 신청을 받아 뷰흐를 영구처분시설을 위한 최종 후보지로 선정했고, 독립적인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2년 가까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반발하는 일부 주민이나 환경단체와의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인터뷰:앙투안느 제라르, 뷰흐 지방자치단체장]
"최종 후보지로 선정되기 전에는 정부도 관심이 많았지만 지금은 우리가 결과를 다 감수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영구처분시설이 세워지는 데에는 반대할 수 없지만 정부가 약속했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끝까지 싸울 겁니다."

우리나라도 안면도와 굴업도, 부안 등을 사용후핵연료 처분 부지로 선정하려고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습니다.

지난해에는 민간 위원들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켜 의견 수렴에도 나섰지만 환경단체가 참여를 거부하는 등 진통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클로드 베르네, 프랑스 공공토론특별위원장]
"사람들이 자꾸 의심하는 이유는 찬성하는 사람들만 데려와 얘기를 듣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가면서 설득을 한다면 거기서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원전 가동을 멈추거나 대폭 줄이지 않는 한 10년 뒤에 임시저장시설은 가득 차게 됩니다.

더 이상 보관할 데가 없는 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뷰흐에서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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