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오피스텔 투자..."나 어떡해"

빚내서 오피스텔 투자..."나 어떡해"

2014.03.03. 오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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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정부의 주택임대차 선진화 방안이 발표된 뒤 월세를 받고 있는 집주인들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월세를 계속 놓지도, 그렇다고 집을 팔지도 못할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인데요.

어떤 경우일까요, 함께 보시죠.

지난 2010년 이후 소형주택 투자 열풍이 불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치솟는 전셋값을 잡겠다며 도시형생활주택를 도입하고,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죠.

저금리 기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30~40대와 은퇴 준비를 앞둔 40-50대까지 대출을 끼고 투자 대열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월세가 제2의 월급'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책 발표로 상황이 급반전했습니다.

그동안 집주인들은 월세 소득에 대해서 신고를 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세입자가 공제를 받기 위해 신고를 하면 세금을 낼 수 밖에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세금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알아볼까요?

소득 4천 5백만 원인 집주인이, 소형 주택 2군데를 임대해 주고 1년에 월세 천 320만 원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럴 경우 지금까지는 320만 원 세금을 냈지만, 앞으로는 470만 원으로 껑충 뛰게 됩니다.

그렇다고 임대 목적의 주택을 처분하기도 녹록지 않습니다.

오피스텔만 놓고 보면, 지난해 3만 천 7백여 채가, 올해는 이보다 많은 4만 5천 4백여 채가 공급됩니다.

공급이 많으니 수익률은 당연히 떨어지겠죠.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지난 2011년부터 5년 연속 떨어져서 올해 전국 평균이 5.91%이고 서울은 이보다 상황이 더 나빠 5.43%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금을 제하면 사실상 수익률은 3% 대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월세 소득공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소형 주택 대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월세에서 전세로 돌리겠지만 매각에 나서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매매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데요.

한 때는 노후 준비의 복덩이로 대우 받던 오피스텔,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젠 고민 덩이가 돼 버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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