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신체포기 각서까지'...무서운 전단지 대출

'성매매·신체포기 각서까지'...무서운 전단지 대출

2013.11.02. 오전 03:0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매년 가계 빚이 늘고 있는데요.

급하게 돈이 필요하시더라도 거리에 뿌려지는 전단지 대출 광고는 절대 이용하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전단지 대부업체로부터 돈을 빌렸다가 성매매나 신체포기 각서를 쓰도록 강요당하는 등 심각한 피해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거리를 걷다보면 바닥 여기저기에 대출 광고 전단지가 뿌려져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일이 잦은 제조업체나 유흥가 밀집지역은 특히 심합니다.

[인터뷰:김형섭, 서울 초동]
"청소해도 매일 아침마다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서 슉슉 던지고 가는데 봐도 지나가 버리니까 뭐라 얘기도 못 하고..."

하지만 '최저 이자 보장' 등 전단지 문구를 믿고 돈을 빌렸다가는 예상치 못한 피해를 당할 수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대부업체 이용 경험자를 상대로 실태조사를 해봤더니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돈을 빌린 뒤 크고 작은 피해를 당한 것을 조사됐습니다.

피해 유형으로는 욕설이나 폭행·협박 등이 가장 많았고, 장기매매 강요나 성매매·성추행, 신체포기 각서 강요 등 심각한 피해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전단지 대부업체 피해 관계자]
"아이가 잠깐 집을 나갔었는데 나가서 대출을 해줬더라고요. 대부업체들이. 부모들한테 갚으라고 협박을 하는 거에요. 안 갚으면 불이익이 있다고 위협을 하니까..."

게다가 거리에 대출 광고 전단지를 뿌리는 업체들은 대부분 실체도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합법적인 업체인지 여부를 알 수 있는 대부업 등록번호는 아예 표시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고, 표시하더라도 확인이 안되거나 이미 폐업한 등록번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업체명이나 주소, 연체이자율 등 핵심 정보 역시 빠진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나마 써있는 사무실 주소들도 상당수는 정상적인 영업소가 아닌 일반 가정주택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이수태, 한국소비자원 약관광고팀 차장]
"주소 표기라든가 그런 게 제대로 안 돼 있어서 실체를 파악하기도 어렵고요. 대부 전단지 광고에 대한 단속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라 단속에 한계가 있어서 전단지 광고가 많이 살포되는..."

소비자원은 대부업 전단지 광고 업체들이 대부분 불법업체인 것으로 파악된 만큼 전단지에 표시된 전화번호 사용을 금지하도록 금융 당국에 건의할 방침입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