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중간광고 반대 여론 확산

지상파 중간광고 반대 여론 확산

2007.10.25. 오전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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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최근 KBS가 시청료 인상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송위원회가 KBS2와 MBC, SBS 등 지상파 TV에 중간광고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광고가 허용되면 시청자의 시청권이 크게 훼손되고 케이블TV와 신문 산업이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반대 여론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광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방송위원회는 지난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TV의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를 비공개로 논의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중간광고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지상파 TV의 줄기찬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방송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방송위원 9명 가운데 다수가 중간광고를 도입하는 데 찬성했지만 소수 반대 의견도 매우 강경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위원들은 중간광고가 실시되면 지상파의 프로그램이 광고로 얼룩지게 되고 드라마와 오락 위주의 시청률 경쟁이 벌어진다면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해 지상파들은 전체 방송광고의 78%인 2조4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케이블TV 프로그램 제작사들은 6천9백억원에 그쳤습니다.

여기에 중간광고마저 허용하면 지상파 매출액은 추가로 5천3백억원이 늘어 케이블TV와 신문 산업에 큰 충격을 준다고 케이블TV협회는 우려했습니다.

[인터뷰:박원세, 케이블TV협회 부회장]
"지상파 방송의 어려움을 수신료 인상이나 중간광고 도입 등 외부 지원에 의존하기보다는 내부 경영 개선을 통해 합리적인 방법으로 도출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문화연대는 성명을 통해 방송위원회가 시청자들의 복지보다는 지상파 이윤창출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72개 언론·시민단체 연대 모임인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도 중간광고가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방해하고 방송의 공익성을 훼손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인터뷰: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
"프로그램의 몰입도도 많이 떨어지고 많이 방해받는다고 생각한다. 광고가 단순히 중간에 끼어드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시청자의 비용 부담을 늘이기 때문에 중간광고 허용은 절대 반대한다."

지상파들은 시사교양 프로그램 확대 등 공영성 강화를 명분으로 지난 2005년 말부터 낮방송을 시작했지만 이미 광고를 위한 시청률 경쟁으로 변질된 지 오래입니다.

지난 5월 한 주일 동안 지상파 낮방송의 장르별 편성을 보면 KBS2는 오락이 70%를 넘어섰고 MBC와 SBS도 오락 프로그램을 전체의 50% 이상 배치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에 중간광고마저 허용하면 이익 극대화를 위한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의 비중이 더 늘면서 지상파들이 끝없는 시청률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YTN 이광엽[kyup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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