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경원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 자제 요청"...與 "참담"

단독 나경원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 자제 요청"...與 "참담"

2019.11.28. 오전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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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지난 20일 여야 원내대표들과 미국행
"내년 총선 前 북미정상회담 열지 말아달라 요청"
"美, 한국 총선 시기 알아…긍정적 반응"
민주당 "당리당략보다 평화가 우선…경악할 일"
바른미래 "방미 목적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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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내년 4월 총선 전에는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미국 측에 우려를 전달했다는 게 나 원내대표 해명인데, 선거를 위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미회담마저 막아서는 것이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철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대표들과 함께 미국을 찾았습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공정하게 하자는 뜻을 전하기 위한 방문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내년 4월 총선 전에는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비공개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방미 성과라며 의원들에게 이런 사실을 소개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미국도 내년 4월 한국에서 총선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말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7월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존 볼턴 前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도 같은 취지의 요청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 안팎에선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당일 나 원내대표가 미국으로 떠나면서 제기된 당내 비판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성과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습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미 간 회담을 선거를 위해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리당략이 한반도 평화보다 우선할 수 있느냐며 경악할 일이라고 했고, 바른미래당은 방미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볼턴 전 보좌관 방한 때 우려를 전달했을 뿐이라며 이번 미국 방문 때 북미회담 자제 요청을 했다는 일부 의원들의 발언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른바 '북풍'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했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제1 야당의 원내대표가 미국 행정부에 북미정상회담의 시점을 고려해 달라고 말한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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