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2차 정상회담, 비공개 속 이루어진 까닭은?

남북 2차 정상회담, 비공개 속 이루어진 까닭은?

2018.05.26. 오후 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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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찬일 /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앵커]
전문가에게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안녕하세요, 소장님. 소장님께는 이걸 여쭤보고 싶습니다. 오늘 2차 회담의 경우에는 끝날 때까지 지난 1차 회담과는 다르게 전혀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오늘 이렇게 비공개 회담 형식을 갖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비공개 회담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회담의 비중이 높고 중요한 아젠다들이 논의됐다 이렇게 평가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러니까 1차 정상회담이 상징적이고 하나의 효과 면에서 극대화를 넓은 공간에서 노렸다면 이번 회담은 지금 북미회담이 결렬이라는 중대한 사태 앞에서 우리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뭔가 중요한 힌트를 주고 아젠다를 설명하는 이런 회담이기 때문에 상당히 비중이 더 높았다고 저는 생각을 하고,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지금 뭔가 집권 이후 상상하기 어려운 숙제를 받아가는 것입니다. 이 숙제를 풀기 위해서는 시진핑 주석에게 물어보는 것보다 우리 문재인 대통령에게 물어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렇기 때문에 아마 북측이 먼저 우리에게 중재자 역할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높습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 두 분께도 질문드렸었는데 오늘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지금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또 어떤 영향을 줄지 이 부분도 굉장히 궁금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트럼프 대통령도 뭔가 긍정적인 메시지들을 날리고 있기 때문에 아마 판문점 2차 정상회담은거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개최하도록 하는 결단을 내리는 데 중요한 촉매재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일단 공이 워싱턴으로 갔다가 또 다시 평양으로 간 점입니다. 따라서 지금 평양에서 김계관 제1부상 정도의 사과나 유화적인 메시지보다는 그보다 훨씬 높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나 김정은 위원장 정도의 유화적인 메시지가 간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세기적인 이 회담을 깰 명분이나 이런 걸 잃어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그것을 결정지을 수 있고 결정적인 힌트를 북한이 받아갔다는 점에서 이번 판문점 회담의 의미는 그만큼 높아지는 것입니다.

[앵커]
2시간 동안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하는데 북측 통일각에서 열렸다는 점도 짚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인터뷰]
지난번에 1차 정상회담이 4월 27일입니다마는 꼭 어떻게 한 달 만에 참 묘한 인연인데 한 달 만에 열렸고 아마 우리 측에서 평화의 집에서 열렸지만 이번에는 너무 갑작스럽고 중대 사안이다 보니까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측에서도 승용차가 겨우 5대 정도밖에 가지 않았다는 것은 핵심적인 멤버들만 갔고 또 실질적인 중대사안을 논의하다 보니까 아마 규모도 작은 연회나 파티나 없는 그야말로 중요한 정상회담이었기 때문에 북측 통일각을 선택한 것 같고 이것은 북한 측에서 그렇게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북한으로서는 이것이 보도되거나 알려지는 데 대해서 처음에는 상당히 우려했을 텐데 이 시간을 늦춘 것도 내일 10시로 발표를 늦춘 것도 역시 북한 측의 요청에 의해서 이렇게 뭔가 가릴 것은 가리고 공개할 건 공개하는 이런 모습으로 회담이 진행된 것 같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말씀해 주신 것처럼 내일 또 발표 시간도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소규모 배석자들이 무척 적었고 그리고 굉장히 전격적으로 개최됐다는 점, 또 그리고 내일 발표 시점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까지 고려할 때 어떤 내용, 어느 정도 수준에서 두 정상이 합의를 이뤘을지 추론해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제가 볼 때는 아마 북한 측에 우리 대통령은 분명히 워싱턴에 메시지를 날려라. 그러니까 김계관 제1부상 또 최선희 부상, 이런 외교 당국자들이 메시지를 날려서 트럼프의 마음을 돌려세울 수는 없다. 어차피 열차가 출발한 것만큼 북미 정상회담이 결과가 좋아야 이게 판문점 선언이나 모든 한반도의 평화 체제가 작동할 수 있다는 걸 설득했기 때문에 지금 꼬여가고 있는 북미 간의 관계를 풀 수 있는 문제, 이런 걸 논의하려다 보니까 이 사안이 워낙 중대하기 때문에 북한 측에서는 김영철 통전부장이 배석했고 안내를 맡았고 1차 정상회담 때는 어떻게 보면 총감독 역할을 수행했던 김여정은 회담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공개한 사진만 보고 우리가 다 믿을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서훈 국정원장과 카운터파트너인 통일전선부장이 참석했고 그만큼 이게 인원을 줄인 것도 사안이 북미 정상회담에 포커스가 맞춰있다 보니까 그렇게 했고 그래서 아마 거기서 끝나고 나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나와서 문재인 대통령과 최초로 1차 회담의 감격적인 순간에도 하지 않던 포옹을 3번씩이나 한 것은 뭔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고 숙제가 풀렸다라는 북미관계 해소를 위해서 어떻게 나서겠다라는 희망찬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여기서 핵심 아젠다는 역시 북미 정상회담이었다는 것을 우리가 대충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전화로 연결해서 말씀 들어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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