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vs 1948년...건국절 논란, 왜?

1919년 vs 1948년...건국절 논란, 왜?

2017.08.19. 오전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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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1919년으로 언급한 뒤 정치권에서는 다시 건국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진영에 따라 1919년과 1948년이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건데, 무엇이 문제인지 전준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 때까지 우리 정부는 일관되게 대한민국 건국이 1919년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헌법 전문에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돼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대한민국의 건국은 1948년이고 광복절을 건국절이라고 칭하면서 논란이 촉발됐습니다.

일제 치하 임시정부가 아니라 해방 후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봐야 한다는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의 주장을 따른 겁니다.

[이명박 / 前 대통령 (2008년 광복절 경축사) : 저는 오늘 분명히 말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 건국 60년은 '성공의 역사'였습니다. '발전의 역사'였습니다. '기적의 역사'였습니다.]

박근혜 정부도 1948년 건국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국정교과서에 명기하는 방안까지 추진했습니다.

[박근혜 / 前 대통령 (2013년 광복절 경축사) : 65년 전(1948년) 오늘은 외세의 도전과 안팎의 혼란을 물리치고 대한민국을 건국한 날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이 출범한 것이야말로 오늘의 번영과 미래로 나아갈 수 있었던 첫걸음이었습니다.]

이런 움직임에 역사학계는 물론 임시정부기념사업회와 독립유공자회 등 80여 개 단체는 건국절 반대 성명을 내는 등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헌법을 부정하는 일부 보수세력의 주장일 뿐이라는 겁니다.

[승병일 / 한국독립유공자협회장 (지난해 8월) : 해방정국에서 정부 수립에 대거 참여한 친일민족반역자들을 건국유공자로 만들어 민족반역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역사 쿠데타로 이것은 있을 수 없는 폭거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권이 바뀌고 문재인 대통령은 내후년이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이라는 말로 건국 시점을 다시 1919년으로 정리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지난 광복절 경축사) : 2년 후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보수나 진보 또는 정파의 시각을 넘어서 새로운 100년의 준비에 다 함께 동참해주실 것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결국,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상징적 의미가 정치적 셈법에 따른 진영 싸움 때문에 오락가락하게 된 셈입니다.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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