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디바가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이 된 이유

오버워치 디바가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이 된 이유

2017.02.24. 오후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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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디바가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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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비주얼 디렉터 제프 카플란이 한국 페미니즘 단체를 직접 언급했다.

제프 카플란은 2월 23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DICE 서밋 2017 기조연설에서 한국 페미니스트가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버워치 디바가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이 된 이유


이들이 언급한 페미니즘 단체 이름은 '전국디바협회' 줄여서 전디협이라고 불리는 단체이다. 이들은 세계여성인권행진에도 참여했던 단체로, 촛불시위에도 참여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오버워치 캐릭터를 자신들의 엠블럼으로 삼아 다양한 여성인권 활동, 특히 게이머 여성을 위협하는 폭력에 맞서는 활동을 해왔다.

오버워치 디바가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이 된 이유

이들이 오버워치의 캐릭터를 엠블럼으로 삼은 이유는 '한국인 여성 캐릭터'가 게임 설정상 군인이자 천재 프로 게이머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신지'가 같고 '여성 게이머'라는 단순한 이유로 '디바'를 내세운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한국 출신, 천재 프로게이머는 아직은 게임 속에서만 가능한 설정일지도 모른다는 비판적 고찰에서 시작된 엠블럼이다.

오버워치 디바가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이 된 이유

전국디바협회의 선언문에는 "미래의 한국이 지금 같이 성차별적인 국가라면 오버워치의 한국인 캐릭터와 같은 사람이 등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오버워치에서 특출난 실력을 보이던 닉네임 '게구리' 선수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자가 게임을 저렇게 잘 할 리 없다. 핵을 썼다"는 의심을 받고 성희롱과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전디협은 "게임 캐릭터와 같은 사람이 실제로 나타날 수 있는 성평등한 2060년을 만들기 위해 이 엠블럼 아래에 모였다"라는 취지를 전했다.

제프 카플란은 이번 기조연설에서 '송하나 캐릭터는 여성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캐릭터이지만, (어떤 면으로는) 게임상의 고정 관념을 충실하게 수행하기도 하는 캐릭터였'지만 한국의 페미니즘 단체가 바로 이 고정관념을 극복하게끔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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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플란은 "여성행진에서 디바를 위해라는 깃발을 보고 처음 한국의 여성 인권을 위한 페미니스트 단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면서 '세상을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무엇이 가능한지를 위해서 세상을 보라'는 우리의 이상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블리자드사의 비주얼 디렉터의 극찬과는 달리 전디협은 블리자드사의 이와 같은 연설이 있기 전까지 각종 협박을 당하고 조롱을 받았다. 블리자드사에 전디협이 사실은 '페미나치'이며 어떤 과격 단체인지 알리겠다는 협박은 예사였고, 블리자드사에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를 당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늘 나왔다.

그러나 게임사가 지향하는 가치와 페미니즘은 상충하는 바가 아니며, 오히려 게임사는 이들의 활동을 지지한다는 연설이 나오면서 "페미니즘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가치"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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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디협을 언급한 내용 이외에도 카플란은 오버워치의 캐릭터는 '다양성'을 지향한다면서, 군인이자 프로게이머인 송하나 캐릭터 외에도 이집트 출신 저격수 캐릭터 '아나'와 레즈비언 여성 캐릭터 '트레이서'를 예시로 들었다.

카플란은 "지난 10년간 발매된 슈팅게임에서, 저격수 캐릭터는 모두 남자/군인들이었다" "오버워치는 여성과 성 소수자를 포함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이들을 '보통'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게임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라고 밝혔다.

이 연설을 본 한 오버워치 이용자는 "게임을 하면서 여자라는 걸 밝히면 성희롱이 뒤따르니 여자 캐릭터를 할 생각도 안 하고, 일부러 남자 캐릭터만 골랐다. 하지만 이젠 한국인 여자 캐릭터가 너무 소중하다고 느껴진다."는 반응을 전했다.

[사진 출처 = 전국디바협회 트위터/D.I.C.E. Summit 2017 - IGN Live 유튜브]
YTN PLUS 최가영 모바일PD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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