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 지휘소 14곳 중 13곳, EMP 방호 미흡

단독 군 지휘소 14곳 중 13곳, EMP 방호 미흡

2025.07.31. 오전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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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초 감사원이 우리 군 전쟁 지휘부의 EMP 방호시설이 부실하다고 지적하면서도 군 기밀이란 이유로 이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조사를 보니 EMP 방호시설이 구축된 14곳 가운데 무려 13곳이 유사시 EMP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국방부는 아직도 보수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EMP는 전자장비 회로를 태워 순식간에 통신망을 마비시킬 수 있는 인공 전자기파입니다.

주로 핵폭탄이 터졌을 때 발생하고 전자기파 공격을 위한 EMP탄을 따로 만들기도 하는데 북한도 개발에 열을 올리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조선중앙TV (2023년 3월) : 언제든 적이 두려워하게 신속 정확히 가동할 수 있는 핵 공격 태세를 완비할 때라야….]

감사원은 지난 3월 국방부 정기감사에서 우리 군의 EMP 방호능력이 부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군사보안을 이유로 구체적인 실태는 공개하지 않았는데 YTN 취재 결과 당시 EMP 방호시설 14곳을 전수 조사했더니 13곳의 성능이 미흡했던 거로 확인됐습니다.

합참과 수도방위사령부,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 등 유사시 전쟁지휘소로 쓰일 주요 시설들이 한 곳만 빼고, EMP 공격에 취약한 상태였던 겁니다.

국방부는 지난 2022년 전자기파 측정 장비를 도입하고 나서야 2년 주기 점검에 나서 이런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미흡한 13곳 가운데 8곳은 이미 보수를 마쳤고 한 곳은 공사 중, 4곳은 보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차폐문이나 소모품에서 부분적으로 빈틈이 생겼을 뿐, 전체 방호성능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전자기파의 특성상 한 군데만 뚫려도 군 전력·통신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수 / 국방권익연구소장 : 완벽해야 한다는 거예요, 차폐 시설은. 근데 그게 안 된다는 거거든요. 지금 현재 있는 군사 중요 시설은 EMP 폭탄에 대해서 무용지물이라고 보면 됩니다.]

EMP 방호시설은 2009년 합참 청사를 새로 지을 때부터 뒷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당시 군이 방호 성능 기준치를 기존 100㏈에서 80㏈로 낮추면서, 고도화하는 EMP탄의 위력에 비춰 부적절하단 지적이 잇달았습니다.

안규백 국방장관은 국회 국방위원 시절 EMP 방호설비가 필요한 군사시설이 220여 곳에 달한다고 지적했는데, 시설도 성능도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YTN 나혜인입니다.

촬영기자 : 우영택

영상편집 : 양영운

디자인 : 전휘린


YTN 나혜인 (nahi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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