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흔드는 '탄핵○○설'

대한민국 흔드는 '탄핵○○설'

2017.02.10. 오후 6: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여러 괴담이 SNS를 통해 급속히 유포되고 있습니다.

크게 두 종류의 루머가 있습니다.

'헌재 재판관 2명이 탄핵심판 기각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탄핵 기각설, '재판관 3명이 대통령 파면을 주도한다'는 파면주도설.

이 밖에도 여러 설이 난무하는데, 실명까지 대동하며 '진짜 뉴스'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따져보면 터무니없는 루머입니다.

재판관들이 각자 최종판단을 논의하는 자리는 평의라는 회의체입니다.

평의는 최후변론 등 심리 절차가 모두 끝나고 열립니다.

즉, 평의 전까지는 재판관들은 서로의 의견을 알 수 없는 구조인 겁니다.

하지만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가죠.

시국이 어수선하다 보니, 발 없는 말에 정치권도 올라탄 형국입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진위를 따지기보다는 루머가 확산되는 분위기에 편승해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은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 결집을 도모하고 있고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도 손을 잡고, 헌재가 3월 13일 이전에 탄핵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법조계도 나섰습니다.

원로 법조인들은 한 일간지에 성명 형식의 광고를 내고,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탄핵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며 헌재를 압박했는데요.

이를 두고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원로 법조인들이 팩트를 왜곡했다며, 곡학아세라고 주장했습니다.

헌재는 온갖 억측에 곤혹스러운 표정입니다.

이정미 권한대행은 어제 변론에서 "심판정 안팎에서 재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을 삼가달라"고 당부하며 우려를 나타냈는데요.

법의 공정함을 논할 때, 우리는 정의의 여신, 디케를 떠올리곤 합니다.

한 손에는 저울을, 다른 한 손에는 칼을 들고 있죠? 그리고 눈은 가렸습니다.

어느 것에 현혹되지도 않고,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집행되는 것을 우리는 법, 정의라 부릅니다.

헌재 뿐만 아니라, 근거없는 소문에 흔들리는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정신이 아닐까요.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