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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대선 미리보기 5편] 여론분석! 반기문 사퇴 최대 수혜자, 지지율 누구에게로? -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2월 1일 (수요일)
■ 대담 :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
◇ 앵커 장희영 교수(이하 장희영)> 19대 대선 미리보기 시간입니다.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 두 분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이하 박시영): 네, 안녕하십니까?
◆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이하 이상일)> 안녕하십니까?
◇ 장희영> 오늘 심지어 반기문 전 사무총장 대선 출마를 포기하겠다는 결정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먼저 예상하셨나요? 두 분은?
◆ 박시영> 지난주 방송 때 저는 말씀드렸는데요. 지지율이 설 연휴 이후에 더 빠지면 중도사퇴할 거라고 예측한 바 있는데요. 적중된 셈이죠. 2월 10일경으로 예측했는데. 좀 더 빨랐습니다. 사실 저희가 이상일 대표와 책을 냈죠. 19대 대통령이라는 책을 냈는데요. 그 책에서도 이미 수개월 전에 예측한 바 있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은 결국 검증이 시작되면 지지율이 빠질 가능성이 있는데, 한 번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하면 페이스를 잃을 거다. 그렇게 되면 중도 사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능성이 조금 있다고 내다봤거든요. 지지율 추이가 너무 안 좋았습니다. 급격히 빠지는 것도 빠지는 건데, 호감도와 비호감도 비교조사를 해봤더니, 호감도에 비해 비호감도가 두 배 높게 나왔고요. 충청권에서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았고. 온갖 의혹은 제기되며 정책 준비나 대선에 대한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중 평판도 굉장히 안 좋아졌죠.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그런 결정을 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장희영> 불출마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지지도가 떨어져서.
◆ 이상일> 그렇죠. 수치상 그런 부분이 있는데요. 저도 마찬가지로 설 명절을 전후한 지지도 추이가 아마 분수령이 될 거라고 봤는데요. 귀국 이후 행보들을 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준비나 여러 가지 조직과 관련된 것들, 정책과 관련된 것들, 대선 주자의 행보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 준비가 좀 많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작년 총선 이후에 보수권의 유일한 대안으로 거론된 지 오래됐고, 지난해 초부터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려져서 여론조사에 포함된 지는 1년이 넘었는데요. 그렇다고 한다면 상당한 정도 그 부분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실제 들어와서 보인 행보나 메시지, 여러 가지 부분들을 보면 준비가 덜 된 상태도 들어왔다. 그래서 지난 짧은 기간이지만 20일 정도 보여준 모습에서 유권자들이 기존 가졌던 반기문 총장에 대한 기대감들을 빠르게 거둬들이면서 지지율이 사실상 거의 어떤 조사에서는 절반 가까이 떨어진 부분이 나타났기에 그 부분, 이런 상태로 아마 더 지속하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장희영> 여론조사 결과를 꼼꼼하게 살펴보진 못했는데요. 오늘 충격적이라고 할 만한 여론조사가 혹시 있었나요? 이 질문을 왜 드리냐면, 지지율 떨어지고 있는 추세는 다 알고 있었잖아요. 본인도 그렇고 누구나. 그런데 오늘 오전 일정 조용히 다 하시다가 갑작스럽게 중도포기하겠다고 돌발선언처럼 하셨거든요.
◆ 박시영> 일단 세계일보 조사가 발표됐죠, 오늘. 리서치앤리서치에서 1월 30일, 연휴 끝나는 날이죠. 전국 성인 1천11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RDD 전화 면접조사방식으로 진행했고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3%인데요. 이 조사결과로 보면 문재인 32.8, 반기문 13.1로 거의 20%포인트 차이 납니다. 연말·연초에는 처음에 5%포인트 났는데 귀국 초반 실수하면서 10%포인트까지 벌어졌고, 그 다음 설 직전에 20%p까지 벌어졌는데요. 이런 흐름이 계속 고정화된데다, 양자 대결에서도 27%포인트 차이 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반기문 총장이 딱 그 모양새였죠. 이런 조사결과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 장희영> 이제는 추세적으로 따라잡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거다.
◆ 이상일> 지지율 추이뿐만 아니라 최근 행보들을 연결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개헌 연대를 제안했지만, 곧바로 관련된 정치권에서도 거부를 당했고. 이러한 부분들이 본인이 생각한 구도와는 다른 흐름이 형성되고, 거기서 별다른, 또 아직까지도 전체적 대선 로드맵을 그려갈 조직도 정비되지 않았고, 어느 정당에 몸을 싣지도 못했고, 그런 상황에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더 이상 어떤 수를 두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닌가, 이런 판단까지 이르게 됐는데요. 오늘 결정이 갑작스럽지만, 이런 흐름이었다고 한다면 오히려 설 이전에 다른 여건 자체는 반기문 총장에게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고 보거든요. 보수가 분당되긴 했지만 새로운 보수를 세우려는 움직임도 있었고, 정권교체론이 높기 때문에 실제로 보수 진영에 몸담고 대선에서 승리를 모색하기에 쉽지 않은 판이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어쨌든 대선판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 자체는 굉장히 좋았는데, 그런 부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아마 여러 가지 대선에 대한, 결과적으로 보면 어떤 구도, 어떤 전략을 가지고 대선에 임할 것인가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고 들어오면서 약간 행보 자체가 오락가락한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꼬인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장희영> 스스로 한계를 체감한 것 같고요.
◆ 박시영> 오늘 말씀하신 것 중에서 보면 불출마 변으로 인신공격 이야기를 했잖아요. 남 탓을 한 거거든요. 본인 탓을 한 게 아니라. 굉장히 아쉽더라고요. 왜냐면 박원순 시장의 불출마 변과 상당히 비교됐습니다. 박 시장의 경우 본인의 부족, 이런 부분을 이야기했는데,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을 보면서 이분은 끝까지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닌가, 큰 인물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 장희영> 다소 실망스럽다, 안타깝다는 의견을 봤습니다. 일단 떠난 자는 떠난 자이고, 남은 자들의 이야기를 해야 할 텐데요. 반 전 총장의 결정이 남은 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에 대한 분석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정당이 안타깝다고 의견은 냈지만, 속내는 어떨까요?
◆ 이상일> 기본적으로는 잠재적 경쟁자, 혹은 대결의 구도에서 설 수 있는 사람이 빠져나간 부분에 대해 당연히 환영할 것 같은데요. 물론 정당에 따라 입장은 다를 겁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에는 개인적인 반기문 전 총장의 경력과 인품, 이런 것을 높이 산다는 메시지를 냈는데요. 이런 부분들은 오히려 그동안 국민의당 입장에서 고대한 반기문 전 총장 카드가 사라지면서 중도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포지션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그 메시지 속에는 지지층들에 대해 뭔가 호의적인 메시지를 낸 거죠. 그렇게 봐야 할 것 같고요. 바른정당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것 같아요. 아직 정당 지지세가 제대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반기문 전 총장의 영입, 합류를 염두에 두고 창당 추진해온 부분도 없지 않아 있을 텐데 큰 난관에 봉착했을 것 같고요. 반면 야권,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대선 구도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거로 예상된 반기문 전 총장이 사퇴 불출마 카드를 꺼내면서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오히려 경선이나 내부적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에 들어간 것 같은데요. 전체적으로는 보수권 입장에서 전체 구도를 추슬러 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변수가 사라져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것 같고요. 야권은 야권대로 반기문 전 총장 변수가 사라진 상태에서 과연 중도표심이나 이런 것들이 어떻게 갈 것인가 모색하게 될 것 같습니다.
◆ 박시영> 저는 개인적으로 정당정치가 제대로 복원될 것 같아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왜냐면 새누리당도 새누리당 성향에 맞는 후보를 내면 되는 거고, 바른정당도 마찬가지고요.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그동안 3지대라고 하는 어떤 합종연횡에 중심을 둬서 정당정치가 실종되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제대로 각 당이 경선을 준비하기보다 합종연횡만을 바라보는, 그러한 어떤 잘못된 행태들이 있었는데 이제야 바로잡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요. 어쨌든 대선 판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측면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지만 위기일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본선보다 민주당 경선에 더 관심이 모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장희영>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그렇더라도 10%대 지지율은 가지고 있었잖아요. 이 지지율이 어디로 흩어질까, 어느 쪽으로 쏠릴까, 이 부분도 궁금해집니다. 황교안 권한대행 이야기도 나오고 바른정당 이야기도 나오고요. 이 부분 먼저 박시영 부대표님?
◆ 박시영> 일단 충청표는 안희정 지사에게 갈 것 같고요. 안희정 지사는 중도 성향이나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수 표는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많이 갈 것 같고요. 일부는 유승민, 안철수, 이런 분들에게 골고루 갈 것 같습니다. 특정 후보 한 명에게 확 몰리기보다 2~3%포인트씩 나눠 가지는 형세가 아닐까 예측합니다.
◇ 장희영> 이상일 대표님은요?
◆ 이상일> 저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데요. 일시적으로는 황교안 총리 쪽 지지도가 오르는 조사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율을 흡수했다고 하기보다는 반기문 전 총장이 사라짐으로써 보수권 유권자들 입장에서 가장 좀 더 보수 후보의 이미지가 강한, 그런 쪽에 쏠림 현상이 나타날 텐데요. 이 부분은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층보다는 숨어 있던 보수층들이 결국 보수의 대안이 사라졌으니,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할 가능성이 많아 보이고요. 오히려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기 전에 이미 황교안 총리 지지도는 10% 근접할 정도 조사가 많았거든요. 그 얘기는, 새누리당과 반 전 총장이 거리를 두면서 미리 빠져나갔다고 볼 수 있기에 남아 있는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은 그보다 합리적인 중도나 개혁적 세력에 관심을 두지 않을까, 혹은 관망층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다고 보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 그런 쪽 관심. 그리고 일부는 안희정 지사 쪽에 가는 표도 꽤 있지 않겠나. 충청을 중심으로 해서 중도 표심에서는 그런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장희영> 두 분의 말씀을 종합해보면, 반 전 사무총장의 지지자들은 딱히 보수다, 진보다. 누구야. 이런 뚜렷한 방향을 갖고 있다고 하기보다 여러 가지 성향의 지지자들이 모여있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 이상일> 과거 안철수 전 대표와 비교해보면 분명해질 수 있는데요. 사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할 때 지지율이 가장 먼저 떨어진 사람은 안철수 전 대표였습니다. 결국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 이런 부분도 섞여 있어서 반드시 보수층이라고 볼 수 없었죠.
◇ 장희영> 지난 시간 나오셨을 때, 반 전 총장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을 때 떨어진 지지율을 누가 흡수할 수 있는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때 다는 아니더라도 황교안 권한대행이 많이 가져갔다는 분석을 하셨잖아요.
◆ 이상일> 그건 황교안 총리를 대선 주자에 포함시키기 이전에 반 전 총장이 20%대 지지율을 유지할 때 보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거리감을 두면서 그 부분들이 먼저 빠져나갔다고 본 것이고요. 남아 있는 부분은 조금 다른 성격이 되지 않겠나. 그러니까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층에는 기존에 강력한 보수층과 중도 개혁적 층들이 섞여 있었는데, 보수층이 먼저 빠져나간 거죠.
◆ 박시영> 그게 저는 진보층이 반기문 전 총장을 좋아하진 않고요. 그건 과거의 일이고 최근 그런 현상이 없었고요. 주로 보수층과 중도보수 성향의 분들이 좋아했는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보수층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가져가고, 중도층은 이미 민주당 후보들이 가져가서 지지가 협소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보고요. 황교안 권한대행이 지금은 8~10% 정도 나옵니다. 그런데 13%~15%까지는 올라갈 것 같아요. 그러나 15% 이상 올라가긴 어렵다고 봅니다.
◇ 장희영> 반 전 총장 대선 출마 포기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이에 대한 말씀을 앞서 나눴고요. 먼저 문재인 캠프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문재인 대세론, 이런 단어가 붙잖아요. 여전히 맑음으로 쭉 가는 건가요?
◆ 박시영> 지금 지지도가 35% 정도 나오거든요. 대략 그 정도인데요. 과거 이명박 후보의 2007년 대선 때는 50%까지 돌파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대세론이 약하긴 하죠. 하지만 2위 후보와의 간격이 거의 20%포인트 차이가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세론이 의미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근간에는 정권교체 열망이 커져있다,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본다면, 문재인 후보가 설령 실수를 조금 한다고 하더라도 지지율이 단기에 빠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대세론이 상당히 힘을 얻고 있다고 봅니다.
◇ 장희영> 그 2위가 바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었잖아요. 그가 사라지면, 격차는 더 커질 거로 보시나요? 누군가가 치고 올라올 거로 보시나요?
◆ 박시영> 누군가는 올라오겠죠. 황교안 총리가 올라올 것 같고요. 안희정, 이재명, 이런 분들이 같이 2위권 싸움을 할 겁니다.
◇ 장희영> 유승민 의원은 아직 거기에 포함되지는?
◆ 박시영> 거기까진 아니죠.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나중에 조금씩 올라오겠지만, 단기에 뛸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 장희영> 문재인 대세론에 조금 의문을 갖는 의견을 보면, 이명박 대통령 예시를 들어주셨지만, 문재인 전 대표 지지율은 상당히 높은 게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그가 특출난 무기를 갖고 있어서라고 하기보다는 기타 다른 주자들이 너무 지지부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일 뿐이지 시간이 조금 더 지나 각 후보들 검증이 시작된다면 그 지지율은 거품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요?
◆ 이상일> 거품이라는 분석까지는 동의가 되지 않지만, 어쨌든 정권교체 여론이 강하고요. 그에 올라탄 형국이라고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대세론이 앞으로 날씨가 맑음이냐, 아니냐. 맑아졌지만 더 맑아질 건 정권교체 가능성이거든요. 유권자들 입장, 특히 야권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정권교체가 불확실하거나 불안해질 때는 1위 후보, 아무래도 정권 교체 가능성을 가장 높여줄 수 있는 대세론에 합류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인데요.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면 그 부분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지죠. 그러면 사실 야권 주자 내에서 누가 더 좋은 후보인가를 탐색하는 또 다른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됐을 때 야권 내 경선이 좀 더 치열해질 수 있고요. 지금까지 야권 내에서 지지율 1~2위 격차가 20% 나오고 있지만, 안희정 지사의 경우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지는데요. 그런 부분이 조금 더 치고 올라갔을 경우 상당히 경선 자체가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치열해질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예를 들어 정권교체 여론이 60~70%인데 아직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35% 정도, 절반 정도 흡수한다고 한다면 나머지 절반은 정권교체에 동의하지만 아직 문 전 대표에게 지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예를 들어 문재인 전 대표가 최근 지적되고 있는 안보관, 리더십, 이런 문제를 누가 각을 세우며 경선을 치열하게 치렀을 때, 대안에 대해 주목할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 박시영> 일리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안희정 지사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청권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문재인 전 대표와 경합이 이뤄질 거로 예상하고 있고요. 민주당에서는 호남이 중요한데, 호남에서 문 대표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정권교체 적장자로 보는 것 같고요. 부산 경남에서 지지율이 오르면서 한편 호남도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번 22일 호남을 방문해서 호남 홀대와 관련해 진솔한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그런 것들이 호남 정서에 많이 어필했다, 그런 느낌을 받고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문 대표에게 상당히 유리한 구도는 분명히 형성되어 있는데 반기문이 사라짐으로 인해 문 캠프는 상당히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판이 많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3월이나 이럴 때 사퇴하면 좀 더 나은데, 경선을 앞두고 지금 조기 낙마한 것이 문 대표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 장희영> 그래서인지 문 대표는 오늘 좋은 경쟁자였는데 안타깝다, 이런 평을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의 표 확장성에서 가장 걸림돌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물론 정치인들이 하는 얘기이긴 하지만 친문 패권주의라는 단어가 항상 나옵니다. 문 대표를 공격할 때마다 나오는 게 친문 패권주의입니다. 최근 이렇다 할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언제나 따라다니는 친문 패권주의,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을 거라고 보세요?
◆ 이상일> 최근 흐름을 봐서는 그 부분이 크게 두드러지진 않고 있지만, 저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인데요. 당내에서 여전히 그 문제에 대한 제기가 이뤄지고 있고요. 김종인 의원의 경우 탈당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데요. 손학규 의장도 탈당하며 그런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과거로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국민의당이 탈당하고 창당할 때 가장 크게 공격했던 부분이 친문 패권주의, 친노 패권주의였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고 설명하고 있지만, 결국 당내에서 앞으로 이 문제를 극복하는 건 결국 문재인 지지기반과 지지층들이 그런 식의 패권주의적 행태를 자제하면서 공정하게 경선을 끌고갈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그 부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결국 당내 잡음이 커지고 뭔가 이탈하는 흐름이 생기고요. 최근 박원순 시장도 그런 지적을 했지만, 계속되면 과연 친문 패권주의가 없다는 것은 내 주장일 뿐이지 안에서부터 무너지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을 얼마나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친문 패권주의 문제는 해소되거나 불거질 수 있다고 봅니다.
◆ 박시영>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른데요. 친문 패권주의는 경쟁자들이 사실 문재인 전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이야기다. 근거가 없다. 저는 그렇게 보는 편입니다.
◇ 장희영> 근거가 아예 없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은.
◆ 박시영> 과거 친노들의 패권주의 모습이었다, 그런 면은 있었죠.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가 당대표 맡은 이후 친문 패권주의를 보여준 적은 사실 없었거든요. 당에서도 사실 늘 휘둘렸죠. 흔들리기를 했지 않습니까. 보여준 적이 없고요. 캠프를 구성하는 사람들도 친문 색깔이 강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문 패권주의 프레임은 통하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장희영> 과거 친노 패권주의로 조금 이득을 얻은 세력들이 친문 패권주의라고 이름을 바꾸어 공격용으로 만드는 것이다.
◆ 박시영> 예를 들어 손학규 전 대표도 그런 식으로 공격하는데요. 그러니까 지지율이 안 오르잖아요. 시대에 안 맞은 얘기를 하시니까.
◇ 장희영> 대선 주자 지지율 독보적 1위라서 그런지 여야를 막론하고 반문 정서가 사실 저는 느껴졌거든요. 인터뷰 하는 타당 의원들을 들어봐도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대표적으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반문 연대를 정권 교체 반대하는 연대라고 문재인 전 대표가 말한 것에 대해 상당히 교만하다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맹비난을 했고요. 김종인 전 대표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고요. 국민의당과 손학규, 정운찬 등 모든 의원들이 문재인 대 반문재인과 같은 것을 만드는 것 같은, 이런 정치구도가 포착됩니다. 반 전 총장도 이런 언급을 살짝 했고요. 이 분위기, 대세론에 미칠 영향이 있다고 보세요? 반 문재인 세력.
◆ 박시영> 덧붙여 하나만 더 얘기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표의 공격 소재는 두 가지였습니다. 친문 패권주의와 표의 확장성이 없다는 건데요. 표의 확장성에 대해 근거를 무엇으로 들었냐면, 호남의 지지가 높지 않다, 그리고 보수층이 비토한다. 세 번째는 국민의당도 거부 정서가 강하다. 이 세 가지를 얘기했는데요. 호남의 지지가 많이 높아졌습니다. 보수층이 비토하지만 보수층 규모가 확 축소됐습니다. 크게 축소됐고요.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로 당 지지세가 축소됐습니다. 때문에 본선 가상 대결을 해보면 양자 대결이든 삼자 대결이든 문재인 전 대표 상당히 압도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최근에는 표의 확장성이 없다는 얘기는 쑥 들어갔어요. 그래서 하나 남아있는 게 친문 패권주의 공격이거든요. 그게 별로 근거가 없다고 보고요. 3지대론은 반기문 전 총장이 중도 사퇴를 했기에 더더욱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 얘기는 어떻게 보면 노정객들이 본인들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무조건 권력을 가지겠다, 정권을 잡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어떤 비전, 이런 것을 내세우는 것 없이 오직 합종연횡만을 외쳤기에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거거든요. 국민들에게 조사해보면, 60% 정도가 3지대에 대해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지한다는 여론은 25%에 불과합니다. 세계일보 조사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김종인 전 대표 정도가 남아서 그런 것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분도 영리한 분입니다. 판세를 읽을 줄 아는 분이고요. 본인이 직접 대선에 뛰어들 생각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볼 것 같고요. 당을 뛰쳐나가 그런 그림을 모색하기 보다는 당에 남을 확률이 더 높다고 보입니다.
◇ 장희영> 제3지대론을 일축하셨고요.
◆ 이상일> 저는 반문연대라는 것이 사실 어떻게 보면 명분은 그렇게 좋지 않은, 뚜렷하게 찾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 장희영> 어제 반 전 총장은 명분을 찾았어요. 개헌에 찬성하는 자, 찬성하지 않는 자.
◆ 이상일> 물론 그 부분 하나가 있었지만, 개헌이라는 것에 대해서 완전히 반대하는 건 아니기에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서도 즉시 개헌에 대해 부정적이라서요. 1위 주자이기에 일단 구조적으로 명분이 없다고 하더라도 밖, 안에서 모든 공격이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구도가 되는데요. 반문 연대라는 것이 명분과 힘을 얻게 되는 건 문재인 전 대표 진영의 태도와 행동에 달려 있다고 보입니다. 1위라서 가장 많은 공격을 받고 주목을 받을 텐데 그 안에서 굉장히 자만하는 태도나 그건 문재인 대표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인사 포함하는 겁니다. 또 공격적 행태들이 나타났을 때. 예를 들어서 얼마 전 돌아보시면 당에서 개헌 저지 문건이 나왔을 때 다른 주자들이 비판했더니 문 대표 지지층에서 굉장히 공격적으로 공격한, 이런 것들이라든지 표창원 의원의 최근 물의, 이런 것들이 그런 식의 오만. 이미 다 끝났다, 이런 식의 행태들이 보일수록 그에 대한 반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죠. 이런 것들을 내부적으로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느냐가 반문 연대라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 아니냐, 인식을 바꿔주는 부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반문 연대는 명확하게 어떤 가치를 지닌다고 보긴 어렵지만, 앞으로 1위이기에 그 부분에 봉착할 것이며 잘 관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 보고요. 제3지대 부분은 저도 마찬가지로 반기문 전 총장이 사라지면서 동력은 크게 약화됐다고 보입니다.
◇ 장희영> 제가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제는 유권자들 수준이 상당히 올라간 것 같아요. 꼬투리 잡는 작은 이슈들에 대해서 휘둘리는 여론도 많이 있었는데, 전혀 흔들림 없이, 그래서 본질은 무엇인지 누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지, 누가 좋은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오히려 집중하는 모습이 포착되는데요. 후보들도 진실성 있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민주당 내에서 잡음이 나옵니다.
◆ 박시영> 경선을 치르다 보면 경쟁은 불가피한데요. 지금 2위 싸움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러니까 이재명 시장이 2위를 달리다가 최근 안희정 지사가 급부상하면서 혼전세로 접어들었거든요. 호각지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사실 각을 안 세웠는데, 문재인 전 대표에게 일부 각을 세웠지만, 둘 간의 각은 별로 없었거든요. 한 번은 안희정 지사가 국민들은 공짜 밥을 좋아하지 않는다. 기본소득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죠. 그래서 복지 논쟁에 불을 지필 듯 했지만, 이재명 시장 측에서 이것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어요. 안희정만 괜히 띄워줄 것 같으니까. 그때만 해도 지지율 격차가 조금 있었거든요. 지금은 다를 것 같습니다. 2위를 놓고 치열하게 싸움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 장희영>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두 분의 2위 싸움으로 달리고 있는데요.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 달 정도는 문재인 대세론 뒤집는 데 충분하다고 강력한 발언을 하셨습니다.
◆ 이상일> 역대 대선에서도 1위를 달리던 주자들이 어떤 흐름 속에서 한 달 사이에 크게 역전되거나 변화하는 국면은 많이 있었고요. 지금도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그게 어떤 변수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한 달이라는 시간은 대선 국면에서 긴 시간이거든요.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 그 부분이 앞으로는 일단 본선보단 미리 예선전을 치러야 하니까, 특히 예선전에 주목되는 점은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될 텐데요. 거기서는 콘텐츠를 통한 경쟁, 누가 더 안정적으로 국면을 뚫고 새로운 나라를 세울 수 있느냐, 이런 것을 가지고 경쟁하게 될 텐데요.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2위를 달리는 두 주자들이 어떤 각을 세우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안희정 지사는 사드라든지 복지 문제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차별성을 보이고 있거든요.
◆ 박시영> 안희정 지사에 대해 또 다른 얘기를 드리고 싶은데요. 안희정 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한 이유는 참신함, 안정감을 보여줬습니다. 산토끼들에게 굉장히 호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중도 보수층에게도. 그런데 경선이라는 건 산토끼보다 집토끼가 중요합니다. 집토끼인 진보층에게 어필해야 하는데, 안희정이 집권하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그에 대한 청사진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고요. 또한 시대정신인 적폐 청산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 문제를 놓고 뜨겁게 토론이 붙을 것 같고요. 이재명 시장의 문제는 지지율의 하락이거든요. 상승의 모멘텀을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 이 부분을 잘 포착해야 하는데 지금 당장은 잘 안 보이고 있습니다.
◇ 장희영> 이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에는 본인이 앞으로 한 달이면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한 근거 중에 또 한 가지가, 최근 사실 촛불 정국과 맞물려 지지율이 상당히 급상승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식으로 한 달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긴 시간인데 실제 현실은, 이재명 시장 지지율이 조금 답보 상태라면, 안희정 충남지사는 확 치고 올라온 이재명 지지율과는 다르게 꾸준하게 조금씩 올라가고 있거든요. 이러한 추세적 상승의 핵심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박시영> 저는 그것이 참신함, 안정감, 이런 것으로 봅니다.
◇ 장희영>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 박시영> 언론에 많이 노출됐고, 직문직답, 여러 가지 형식을 파괴한 이벤트, 이런 것들이 호응을 많이 얻었죠. 그리고 안희정 지사가 나름대로 준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본인이 정치 경력으로 제일 오래됐다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안희정 지사의 추가 상승 폭은 있다. 그리고 충청권, 반기문 총장이 빠졌기 때문에. 이재명 시장의 경우 상승의 모멘텀을 지금 단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토론의 과정에서 어떻게 살려 나가느냐, 그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 이상일> 이제부터 조금 판이 바뀌었죠. 오늘 반기문 전 총장이 사라지면서 보수의 두 당은 어떻게 보면 멘붕이 됐을 수도 있는데요. 이대로 보수가 절멸할 것인지,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인지에 대해 봐야 할 것 같고요. 특히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주목되는데요. 결국 콘텐츠 싸움 속에서 어떤 식의 차별을 둘 것인지, 이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할 것 같고요. 흥미롭게 판이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 박시영> 경선은 열정적 지지자를 누가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 이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 시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손가락 혁명군이라고 얘기하죠.
◇ 장희영> 19대 대선 미리보기, 위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부대표, 아젠다센터 이상일 대표, 감사합니다.
◆ 박시영, 이상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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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2월 1일 (수요일)
■ 대담 :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
◇ 앵커 장희영 교수(이하 장희영)> 19대 대선 미리보기 시간입니다.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 두 분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 박시영 윈지코리아컨설팅 부대표(이하 박시영): 네, 안녕하십니까?
◆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이하 이상일)> 안녕하십니까?
◇ 장희영> 오늘 심지어 반기문 전 사무총장 대선 출마를 포기하겠다는 결정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습니다. 먼저 예상하셨나요? 두 분은?
◆ 박시영> 지난주 방송 때 저는 말씀드렸는데요. 지지율이 설 연휴 이후에 더 빠지면 중도사퇴할 거라고 예측한 바 있는데요. 적중된 셈이죠. 2월 10일경으로 예측했는데. 좀 더 빨랐습니다. 사실 저희가 이상일 대표와 책을 냈죠. 19대 대통령이라는 책을 냈는데요. 그 책에서도 이미 수개월 전에 예측한 바 있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은 결국 검증이 시작되면 지지율이 빠질 가능성이 있는데, 한 번 지지율이 빠지기 시작하면 페이스를 잃을 거다. 그렇게 되면 중도 사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능성이 조금 있다고 내다봤거든요. 지지율 추이가 너무 안 좋았습니다. 급격히 빠지는 것도 빠지는 건데, 호감도와 비호감도 비교조사를 해봤더니, 호감도에 비해 비호감도가 두 배 높게 나왔고요. 충청권에서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았고. 온갖 의혹은 제기되며 정책 준비나 대선에 대한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중 평판도 굉장히 안 좋아졌죠.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그런 결정을 하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장희영> 불출마의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지지도가 떨어져서.
◆ 이상일> 그렇죠. 수치상 그런 부분이 있는데요. 저도 마찬가지로 설 명절을 전후한 지지도 추이가 아마 분수령이 될 거라고 봤는데요. 귀국 이후 행보들을 보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준비나 여러 가지 조직과 관련된 것들, 정책과 관련된 것들, 대선 주자의 행보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 준비가 좀 많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작년 총선 이후에 보수권의 유일한 대안으로 거론된 지 오래됐고, 지난해 초부터 대선주자로 이름을 올려져서 여론조사에 포함된 지는 1년이 넘었는데요. 그렇다고 한다면 상당한 정도 그 부분에 대한 고민과 준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실제 들어와서 보인 행보나 메시지, 여러 가지 부분들을 보면 준비가 덜 된 상태도 들어왔다. 그래서 지난 짧은 기간이지만 20일 정도 보여준 모습에서 유권자들이 기존 가졌던 반기문 총장에 대한 기대감들을 빠르게 거둬들이면서 지지율이 사실상 거의 어떤 조사에서는 절반 가까이 떨어진 부분이 나타났기에 그 부분, 이런 상태로 아마 더 지속하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장희영> 여론조사 결과를 꼼꼼하게 살펴보진 못했는데요. 오늘 충격적이라고 할 만한 여론조사가 혹시 있었나요? 이 질문을 왜 드리냐면, 지지율 떨어지고 있는 추세는 다 알고 있었잖아요. 본인도 그렇고 누구나. 그런데 오늘 오전 일정 조용히 다 하시다가 갑작스럽게 중도포기하겠다고 돌발선언처럼 하셨거든요.
◆ 박시영> 일단 세계일보 조사가 발표됐죠, 오늘. 리서치앤리서치에서 1월 30일, 연휴 끝나는 날이죠. 전국 성인 1천11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RDD 전화 면접조사방식으로 진행했고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응답률 13%인데요. 이 조사결과로 보면 문재인 32.8, 반기문 13.1로 거의 20%포인트 차이 납니다. 연말·연초에는 처음에 5%포인트 났는데 귀국 초반 실수하면서 10%포인트까지 벌어졌고, 그 다음 설 직전에 20%p까지 벌어졌는데요. 이런 흐름이 계속 고정화된데다, 양자 대결에서도 27%포인트 차이 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반기문 총장이 딱 그 모양새였죠. 이런 조사결과가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 장희영> 이제는 추세적으로 따라잡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거다.
◆ 이상일> 지지율 추이뿐만 아니라 최근 행보들을 연결해 볼 필요가 있는데요.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개헌 연대를 제안했지만, 곧바로 관련된 정치권에서도 거부를 당했고. 이러한 부분들이 본인이 생각한 구도와는 다른 흐름이 형성되고, 거기서 별다른, 또 아직까지도 전체적 대선 로드맵을 그려갈 조직도 정비되지 않았고, 어느 정당에 몸을 싣지도 못했고, 그런 상황에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더 이상 어떤 수를 두는 것 자체가 무리가 아닌가, 이런 판단까지 이르게 됐는데요. 오늘 결정이 갑작스럽지만, 이런 흐름이었다고 한다면 오히려 설 이전에 다른 여건 자체는 반기문 총장에게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고 보거든요. 보수가 분당되긴 했지만 새로운 보수를 세우려는 움직임도 있었고, 정권교체론이 높기 때문에 실제로 보수 진영에 몸담고 대선에서 승리를 모색하기에 쉽지 않은 판이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어쨌든 대선판에 진입할 수 있는 환경 자체는 굉장히 좋았는데, 그런 부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아마 여러 가지 대선에 대한, 결과적으로 보면 어떤 구도, 어떤 전략을 가지고 대선에 임할 것인가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고 들어오면서 약간 행보 자체가 오락가락한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꼬인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장희영> 스스로 한계를 체감한 것 같고요.
◆ 박시영> 오늘 말씀하신 것 중에서 보면 불출마 변으로 인신공격 이야기를 했잖아요. 남 탓을 한 거거든요. 본인 탓을 한 게 아니라. 굉장히 아쉽더라고요. 왜냐면 박원순 시장의 불출마 변과 상당히 비교됐습니다. 박 시장의 경우 본인의 부족, 이런 부분을 이야기했는데,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을 보면서 이분은 끝까지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는 게 아닌가, 큰 인물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 장희영> 다소 실망스럽다, 안타깝다는 의견을 봤습니다. 일단 떠난 자는 떠난 자이고, 남은 자들의 이야기를 해야 할 텐데요. 반 전 총장의 결정이 남은 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에 대한 분석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정당이 안타깝다고 의견은 냈지만, 속내는 어떨까요?
◆ 이상일> 기본적으로는 잠재적 경쟁자, 혹은 대결의 구도에서 설 수 있는 사람이 빠져나간 부분에 대해 당연히 환영할 것 같은데요. 물론 정당에 따라 입장은 다를 겁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에는 개인적인 반기문 전 총장의 경력과 인품, 이런 것을 높이 산다는 메시지를 냈는데요. 이런 부분들은 오히려 그동안 국민의당 입장에서 고대한 반기문 전 총장 카드가 사라지면서 중도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포지션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 그 메시지 속에는 지지층들에 대해 뭔가 호의적인 메시지를 낸 거죠. 그렇게 봐야 할 것 같고요. 바른정당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것 같아요. 아직 정당 지지세가 제대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반기문 전 총장의 영입, 합류를 염두에 두고 창당 추진해온 부분도 없지 않아 있을 텐데 큰 난관에 봉착했을 것 같고요. 반면 야권,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대선 구도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거로 예상된 반기문 전 총장이 사퇴 불출마 카드를 꺼내면서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오히려 경선이나 내부적 문제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에 들어간 것 같은데요. 전체적으로는 보수권 입장에서 전체 구도를 추슬러 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변수가 사라져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것 같고요. 야권은 야권대로 반기문 전 총장 변수가 사라진 상태에서 과연 중도표심이나 이런 것들이 어떻게 갈 것인가 모색하게 될 것 같습니다.
◆ 박시영> 저는 개인적으로 정당정치가 제대로 복원될 것 같아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왜냐면 새누리당도 새누리당 성향에 맞는 후보를 내면 되는 거고, 바른정당도 마찬가지고요.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그동안 3지대라고 하는 어떤 합종연횡에 중심을 둬서 정당정치가 실종되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제대로 각 당이 경선을 준비하기보다 합종연횡만을 바라보는, 그러한 어떤 잘못된 행태들이 있었는데 이제야 바로잡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요. 어쨌든 대선 판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측면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지만 위기일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본선보다 민주당 경선에 더 관심이 모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장희영>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그렇더라도 10%대 지지율은 가지고 있었잖아요. 이 지지율이 어디로 흩어질까, 어느 쪽으로 쏠릴까, 이 부분도 궁금해집니다. 황교안 권한대행 이야기도 나오고 바른정당 이야기도 나오고요. 이 부분 먼저 박시영 부대표님?
◆ 박시영> 일단 충청표는 안희정 지사에게 갈 것 같고요. 안희정 지사는 중도 성향이나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수 표는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많이 갈 것 같고요. 일부는 유승민, 안철수, 이런 분들에게 골고루 갈 것 같습니다. 특정 후보 한 명에게 확 몰리기보다 2~3%포인트씩 나눠 가지는 형세가 아닐까 예측합니다.
◇ 장희영> 이상일 대표님은요?
◆ 이상일> 저도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데요. 일시적으로는 황교안 총리 쪽 지지도가 오르는 조사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율을 흡수했다고 하기보다는 반기문 전 총장이 사라짐으로써 보수권 유권자들 입장에서 가장 좀 더 보수 후보의 이미지가 강한, 그런 쪽에 쏠림 현상이 나타날 텐데요. 이 부분은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층보다는 숨어 있던 보수층들이 결국 보수의 대안이 사라졌으니,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할 가능성이 많아 보이고요. 오히려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기 전에 이미 황교안 총리 지지도는 10% 근접할 정도 조사가 많았거든요. 그 얘기는, 새누리당과 반 전 총장이 거리를 두면서 미리 빠져나갔다고 볼 수 있기에 남아 있는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은 그보다 합리적인 중도나 개혁적 세력에 관심을 두지 않을까, 혹은 관망층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다고 보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나 유승민 의원, 그런 쪽 관심. 그리고 일부는 안희정 지사 쪽에 가는 표도 꽤 있지 않겠나. 충청을 중심으로 해서 중도 표심에서는 그런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장희영> 두 분의 말씀을 종합해보면, 반 전 사무총장의 지지자들은 딱히 보수다, 진보다. 누구야. 이런 뚜렷한 방향을 갖고 있다고 하기보다 여러 가지 성향의 지지자들이 모여있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 이상일> 과거 안철수 전 대표와 비교해보면 분명해질 수 있는데요. 사실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할 때 지지율이 가장 먼저 떨어진 사람은 안철수 전 대표였습니다. 결국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 이런 부분도 섞여 있어서 반드시 보수층이라고 볼 수 없었죠.
◇ 장희영> 지난 시간 나오셨을 때, 반 전 총장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을 때 떨어진 지지율을 누가 흡수할 수 있는지 질문을 드렸습니다. 그때 다는 아니더라도 황교안 권한대행이 많이 가져갔다는 분석을 하셨잖아요.
◆ 이상일> 그건 황교안 총리를 대선 주자에 포함시키기 이전에 반 전 총장이 20%대 지지율을 유지할 때 보면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거리감을 두면서 그 부분들이 먼저 빠져나갔다고 본 것이고요. 남아 있는 부분은 조금 다른 성격이 되지 않겠나. 그러니까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층에는 기존에 강력한 보수층과 중도 개혁적 층들이 섞여 있었는데, 보수층이 먼저 빠져나간 거죠.
◆ 박시영> 그게 저는 진보층이 반기문 전 총장을 좋아하진 않고요. 그건 과거의 일이고 최근 그런 현상이 없었고요. 주로 보수층과 중도보수 성향의 분들이 좋아했는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보수층은 황교안 권한대행이 가져가고, 중도층은 이미 민주당 후보들이 가져가서 지지가 협소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보고요. 황교안 권한대행이 지금은 8~10% 정도 나옵니다. 그런데 13%~15%까지는 올라갈 것 같아요. 그러나 15% 이상 올라가긴 어렵다고 봅니다.
◇ 장희영> 반 전 총장 대선 출마 포기하겠다는 얘기를 듣고 이에 대한 말씀을 앞서 나눴고요. 먼저 문재인 캠프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문재인 대세론, 이런 단어가 붙잖아요. 여전히 맑음으로 쭉 가는 건가요?
◆ 박시영> 지금 지지도가 35% 정도 나오거든요. 대략 그 정도인데요. 과거 이명박 후보의 2007년 대선 때는 50%까지 돌파했습니다. 그에 비하면 대세론이 약하긴 하죠. 하지만 2위 후보와의 간격이 거의 20%포인트 차이가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대세론이 의미 있다고 보고 있고요. 근간에는 정권교체 열망이 커져있다,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을 본다면, 문재인 후보가 설령 실수를 조금 한다고 하더라도 지지율이 단기에 빠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대세론이 상당히 힘을 얻고 있다고 봅니다.
◇ 장희영> 그 2위가 바로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었잖아요. 그가 사라지면, 격차는 더 커질 거로 보시나요? 누군가가 치고 올라올 거로 보시나요?
◆ 박시영> 누군가는 올라오겠죠. 황교안 총리가 올라올 것 같고요. 안희정, 이재명, 이런 분들이 같이 2위권 싸움을 할 겁니다.
◇ 장희영> 유승민 의원은 아직 거기에 포함되지는?
◆ 박시영> 거기까진 아니죠.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나중에 조금씩 올라오겠지만, 단기에 뛸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 장희영> 문재인 대세론에 조금 의문을 갖는 의견을 보면, 이명박 대통령 예시를 들어주셨지만, 문재인 전 대표 지지율은 상당히 높은 게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그가 특출난 무기를 갖고 있어서라고 하기보다는 기타 다른 주자들이 너무 지지부진해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일 뿐이지 시간이 조금 더 지나 각 후보들 검증이 시작된다면 그 지지율은 거품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요?
◆ 이상일> 거품이라는 분석까지는 동의가 되지 않지만, 어쨌든 정권교체 여론이 강하고요. 그에 올라탄 형국이라고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대세론이 앞으로 날씨가 맑음이냐, 아니냐. 맑아졌지만 더 맑아질 건 정권교체 가능성이거든요. 유권자들 입장, 특히 야권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정권교체가 불확실하거나 불안해질 때는 1위 후보, 아무래도 정권 교체 가능성을 가장 높여줄 수 있는 대세론에 합류하는 게 일반적인 패턴인데요.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면 그 부분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지죠. 그러면 사실 야권 주자 내에서 누가 더 좋은 후보인가를 탐색하는 또 다른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됐을 때 야권 내 경선이 좀 더 치열해질 수 있고요. 지금까지 야권 내에서 지지율 1~2위 격차가 20% 나오고 있지만, 안희정 지사의 경우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지는데요. 그런 부분이 조금 더 치고 올라갔을 경우 상당히 경선 자체가 과거 생각했던 것보다 치열해질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예를 들어 정권교체 여론이 60~70%인데 아직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35% 정도, 절반 정도 흡수한다고 한다면 나머지 절반은 정권교체에 동의하지만 아직 문 전 대표에게 지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예를 들어 문재인 전 대표가 최근 지적되고 있는 안보관, 리더십, 이런 문제를 누가 각을 세우며 경선을 치열하게 치렀을 때, 대안에 대해 주목할 수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 박시영> 일리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안희정 지사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청권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문재인 전 대표와 경합이 이뤄질 거로 예상하고 있고요. 민주당에서는 호남이 중요한데, 호남에서 문 대표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정권교체 적장자로 보는 것 같고요. 부산 경남에서 지지율이 오르면서 한편 호남도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번 22일 호남을 방문해서 호남 홀대와 관련해 진솔한 모습을 보여줬거든요. 그런 것들이 호남 정서에 많이 어필했다, 그런 느낌을 받고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문 대표에게 상당히 유리한 구도는 분명히 형성되어 있는데 반기문이 사라짐으로 인해 문 캠프는 상당히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판이 많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3월이나 이럴 때 사퇴하면 좀 더 나은데, 경선을 앞두고 지금 조기 낙마한 것이 문 대표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 장희영> 그래서인지 문 대표는 오늘 좋은 경쟁자였는데 안타깝다, 이런 평을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의 표 확장성에서 가장 걸림돌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물론 정치인들이 하는 얘기이긴 하지만 친문 패권주의라는 단어가 항상 나옵니다. 문 대표를 공격할 때마다 나오는 게 친문 패권주의입니다. 최근 이렇다 할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언제나 따라다니는 친문 패권주의,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을 거라고 보세요?
◆ 이상일> 최근 흐름을 봐서는 그 부분이 크게 두드러지진 않고 있지만, 저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인데요. 당내에서 여전히 그 문제에 대한 제기가 이뤄지고 있고요. 김종인 의원의 경우 탈당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는데요. 손학규 의장도 탈당하며 그런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과거로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국민의당이 탈당하고 창당할 때 가장 크게 공격했던 부분이 친문 패권주의, 친노 패권주의였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고 설명하고 있지만, 결국 당내에서 앞으로 이 문제를 극복하는 건 결국 문재인 지지기반과 지지층들이 그런 식의 패권주의적 행태를 자제하면서 공정하게 경선을 끌고갈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그 부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 결국 당내 잡음이 커지고 뭔가 이탈하는 흐름이 생기고요. 최근 박원순 시장도 그런 지적을 했지만, 계속되면 과연 친문 패권주의가 없다는 것은 내 주장일 뿐이지 안에서부터 무너지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을 얼마나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친문 패권주의 문제는 해소되거나 불거질 수 있다고 봅니다.
◆ 박시영> 저는 생각이 조금 다른데요. 친문 패권주의는 경쟁자들이 사실 문재인 전 대표를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이야기다. 근거가 없다. 저는 그렇게 보는 편입니다.
◇ 장희영> 근거가 아예 없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은.
◆ 박시영> 과거 친노들의 패권주의 모습이었다, 그런 면은 있었죠.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가 당대표 맡은 이후 친문 패권주의를 보여준 적은 사실 없었거든요. 당에서도 사실 늘 휘둘렸죠. 흔들리기를 했지 않습니까. 보여준 적이 없고요. 캠프를 구성하는 사람들도 친문 색깔이 강하진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문 패권주의 프레임은 통하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장희영> 과거 친노 패권주의로 조금 이득을 얻은 세력들이 친문 패권주의라고 이름을 바꾸어 공격용으로 만드는 것이다.
◆ 박시영> 예를 들어 손학규 전 대표도 그런 식으로 공격하는데요. 그러니까 지지율이 안 오르잖아요. 시대에 안 맞은 얘기를 하시니까.
◇ 장희영> 대선 주자 지지율 독보적 1위라서 그런지 여야를 막론하고 반문 정서가 사실 저는 느껴졌거든요. 인터뷰 하는 타당 의원들을 들어봐도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대표적으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반문 연대를 정권 교체 반대하는 연대라고 문재인 전 대표가 말한 것에 대해 상당히 교만하다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맹비난을 했고요. 김종인 전 대표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고요. 국민의당과 손학규, 정운찬 등 모든 의원들이 문재인 대 반문재인과 같은 것을 만드는 것 같은, 이런 정치구도가 포착됩니다. 반 전 총장도 이런 언급을 살짝 했고요. 이 분위기, 대세론에 미칠 영향이 있다고 보세요? 반 문재인 세력.
◆ 박시영> 덧붙여 하나만 더 얘기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표의 공격 소재는 두 가지였습니다. 친문 패권주의와 표의 확장성이 없다는 건데요. 표의 확장성에 대해 근거를 무엇으로 들었냐면, 호남의 지지가 높지 않다, 그리고 보수층이 비토한다. 세 번째는 국민의당도 거부 정서가 강하다. 이 세 가지를 얘기했는데요. 호남의 지지가 많이 높아졌습니다. 보수층이 비토하지만 보수층 규모가 확 축소됐습니다. 크게 축소됐고요.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로 당 지지세가 축소됐습니다. 때문에 본선 가상 대결을 해보면 양자 대결이든 삼자 대결이든 문재인 전 대표 상당히 압도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그래서 최근에는 표의 확장성이 없다는 얘기는 쑥 들어갔어요. 그래서 하나 남아있는 게 친문 패권주의 공격이거든요. 그게 별로 근거가 없다고 보고요. 3지대론은 반기문 전 총장이 중도 사퇴를 했기에 더더욱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 얘기는 어떻게 보면 노정객들이 본인들의 정치적 입지 때문에 무조건 권력을 가지겠다, 정권을 잡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어떤 비전, 이런 것을 내세우는 것 없이 오직 합종연횡만을 외쳤기에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거거든요. 국민들에게 조사해보면, 60% 정도가 3지대에 대해 반대하고 있습니다. 지지한다는 여론은 25%에 불과합니다. 세계일보 조사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김종인 전 대표 정도가 남아서 그런 것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분도 영리한 분입니다. 판세를 읽을 줄 아는 분이고요. 본인이 직접 대선에 뛰어들 생각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볼 것 같고요. 당을 뛰쳐나가 그런 그림을 모색하기 보다는 당에 남을 확률이 더 높다고 보입니다.
◇ 장희영> 제3지대론을 일축하셨고요.
◆ 이상일> 저는 반문연대라는 것이 사실 어떻게 보면 명분은 그렇게 좋지 않은, 뚜렷하게 찾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 장희영> 어제 반 전 총장은 명분을 찾았어요. 개헌에 찬성하는 자, 찬성하지 않는 자.
◆ 이상일> 물론 그 부분 하나가 있었지만, 개헌이라는 것에 대해서 완전히 반대하는 건 아니기에 문재인 전 대표 입장에서도 즉시 개헌에 대해 부정적이라서요. 1위 주자이기에 일단 구조적으로 명분이 없다고 하더라도 밖, 안에서 모든 공격이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구도가 되는데요. 반문 연대라는 것이 명분과 힘을 얻게 되는 건 문재인 전 대표 진영의 태도와 행동에 달려 있다고 보입니다. 1위라서 가장 많은 공격을 받고 주목을 받을 텐데 그 안에서 굉장히 자만하는 태도나 그건 문재인 대표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인사 포함하는 겁니다. 또 공격적 행태들이 나타났을 때. 예를 들어서 얼마 전 돌아보시면 당에서 개헌 저지 문건이 나왔을 때 다른 주자들이 비판했더니 문 대표 지지층에서 굉장히 공격적으로 공격한, 이런 것들이라든지 표창원 의원의 최근 물의, 이런 것들이 그런 식의 오만. 이미 다 끝났다, 이런 식의 행태들이 보일수록 그에 대한 반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죠. 이런 것들을 내부적으로 얼마나 잘 관리할 수 있느냐가 반문 연대라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 아니냐, 인식을 바꿔주는 부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반문 연대는 명확하게 어떤 가치를 지닌다고 보긴 어렵지만, 앞으로 1위이기에 그 부분에 봉착할 것이며 잘 관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 보고요. 제3지대 부분은 저도 마찬가지로 반기문 전 총장이 사라지면서 동력은 크게 약화됐다고 보입니다.
◇ 장희영> 제가 지난 시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제는 유권자들 수준이 상당히 올라간 것 같아요. 꼬투리 잡는 작은 이슈들에 대해서 휘둘리는 여론도 많이 있었는데, 전혀 흔들림 없이, 그래서 본질은 무엇인지 누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지, 누가 좋은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오히려 집중하는 모습이 포착되는데요. 후보들도 진실성 있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민주당 내에서 잡음이 나옵니다.
◆ 박시영> 경선을 치르다 보면 경쟁은 불가피한데요. 지금 2위 싸움이 뜨거워졌습니다. 그러니까 이재명 시장이 2위를 달리다가 최근 안희정 지사가 급부상하면서 혼전세로 접어들었거든요. 호각지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사실 각을 안 세웠는데, 문재인 전 대표에게 일부 각을 세웠지만, 둘 간의 각은 별로 없었거든요. 한 번은 안희정 지사가 국민들은 공짜 밥을 좋아하지 않는다. 기본소득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죠. 그래서 복지 논쟁에 불을 지필 듯 했지만, 이재명 시장 측에서 이것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어요. 안희정만 괜히 띄워줄 것 같으니까. 그때만 해도 지지율 격차가 조금 있었거든요. 지금은 다를 것 같습니다. 2위를 놓고 치열하게 싸움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 장희영>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두 분의 2위 싸움으로 달리고 있는데요.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 달 정도는 문재인 대세론 뒤집는 데 충분하다고 강력한 발언을 하셨습니다.
◆ 이상일> 역대 대선에서도 1위를 달리던 주자들이 어떤 흐름 속에서 한 달 사이에 크게 역전되거나 변화하는 국면은 많이 있었고요. 지금도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그게 어떤 변수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한 달이라는 시간은 대선 국면에서 긴 시간이거든요.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 그 부분이 앞으로는 일단 본선보단 미리 예선전을 치러야 하니까, 특히 예선전에 주목되는 점은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될 텐데요. 거기서는 콘텐츠를 통한 경쟁, 누가 더 안정적으로 국면을 뚫고 새로운 나라를 세울 수 있느냐, 이런 것을 가지고 경쟁하게 될 텐데요. 그런 점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2위를 달리는 두 주자들이 어떤 각을 세우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안희정 지사는 사드라든지 복지 문제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차별성을 보이고 있거든요.
◆ 박시영> 안희정 지사에 대해 또 다른 얘기를 드리고 싶은데요. 안희정 지사의 지지율이 상승한 이유는 참신함, 안정감을 보여줬습니다. 산토끼들에게 굉장히 호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중도 보수층에게도. 그런데 경선이라는 건 산토끼보다 집토끼가 중요합니다. 집토끼인 진보층에게 어필해야 하는데, 안희정이 집권하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그에 대한 청사진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고요. 또한 시대정신인 적폐 청산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이 문제를 놓고 뜨겁게 토론이 붙을 것 같고요. 이재명 시장의 문제는 지지율의 하락이거든요. 상승의 모멘텀을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 이 부분을 잘 포착해야 하는데 지금 당장은 잘 안 보이고 있습니다.
◇ 장희영> 이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에는 본인이 앞으로 한 달이면 시간이 충분하다고 말한 근거 중에 또 한 가지가, 최근 사실 촛불 정국과 맞물려 지지율이 상당히 급상승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식으로 한 달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긴 시간인데 실제 현실은, 이재명 시장 지지율이 조금 답보 상태라면, 안희정 충남지사는 확 치고 올라온 이재명 지지율과는 다르게 꾸준하게 조금씩 올라가고 있거든요. 이러한 추세적 상승의 핵심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 박시영> 저는 그것이 참신함, 안정감, 이런 것으로 봅니다.
◇ 장희영>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 박시영> 언론에 많이 노출됐고, 직문직답, 여러 가지 형식을 파괴한 이벤트, 이런 것들이 호응을 많이 얻었죠. 그리고 안희정 지사가 나름대로 준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본인이 정치 경력으로 제일 오래됐다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안희정 지사의 추가 상승 폭은 있다. 그리고 충청권, 반기문 총장이 빠졌기 때문에. 이재명 시장의 경우 상승의 모멘텀을 지금 단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앞으로 토론의 과정에서 어떻게 살려 나가느냐, 그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 이상일> 이제부터 조금 판이 바뀌었죠. 오늘 반기문 전 총장이 사라지면서 보수의 두 당은 어떻게 보면 멘붕이 됐을 수도 있는데요. 이대로 보수가 절멸할 것인지,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인지에 대해 봐야 할 것 같고요. 특히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주목되는데요. 결국 콘텐츠 싸움 속에서 어떤 식의 차별을 둘 것인지, 이 부분을 주목해서 봐야 할 것 같고요. 흥미롭게 판이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 박시영> 경선은 열정적 지지자를 누가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 이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 시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손가락 혁명군이라고 얘기하죠.
◇ 장희영> 19대 대선 미리보기, 위지코리아컨설팅 박시영 부대표, 아젠다센터 이상일 대표, 감사합니다.
◆ 박시영, 이상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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