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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구매 의약품에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가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되자, 청와대 측은 "아프리카 3국(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을 순방할 때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산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해명에는 의심쩍은 부분이 많습니다. 비아그라가 고산병 예방에 확실한 효과가 있는지 논란이 분분하기 때문입니다.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 2011년 등재된 영국 뉴캐슬대학의 비아그라 주성분 실데나필 연구 논문에 따르면, '실데나필(비아그라의 주성분)는 고산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해당 논문에서는 "높은 고도에서 비아그라의 예방적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고 적혀있습니다.
고산병과 고산증에 효과가 있는 약은 따로 있습니다. 고산병 전용 약인 다이아목스는 급성 고산증의 발생률과 심각성을 해소해주고, 경증 급성 고산증의 치료제로 쓰입니다.
청와대 주치의가 개입한 처방이라면, 고산증 예방과 치료에는 다이아목스가 입증된 효과가 있을 텐데 굳이 '비아그라'와 '88정'을 사야 했는지 밝혀야 합니다.
아프리카 순방국가들이 고산지대에 위치해 비아그라를 샀다는 말 또한 의심쩍은 부분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산증은 해발 2500m 이상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가장 높은 고도가 2,355m입니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고도는 1,795m이고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는 고도 1,190m로 모두 고산증에 시달릴만한 고도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해발 2,744m인 백두산에 올라가지 않는 이상 고산증 증상이 발병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한라산은 해발 1,950m로 나이로비나 캄팔라의 수도보다 높지만, 한라산 등반 시 고산병약을 지참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고산병 치료를 위해 비아그라와 88정을 대량으로 구매해놓고 쓰지 않았다는 것도 의문입니다. "2015년 중남미 방문 시 수행원들이 고산증에 시달려 고생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당시 해발 2500m 이상의 고산지대인 콜롬비아를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편도선이 부어 고생했다면서 "수행원들이 고산병에 다들 고생하는데 나는 고산병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목으로 온 모양"이라고 말한 적 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은 해당 약이 "공식적으로 위촉된 청와대 주치의와 자문단, 의무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정상적으로 구매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의혹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가영 모바일 PD
(weeping07@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그러나 청와대의 해명에는 의심쩍은 부분이 많습니다. 비아그라가 고산병 예방에 확실한 효과가 있는지 논란이 분분하기 때문입니다.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 2011년 등재된 영국 뉴캐슬대학의 비아그라 주성분 실데나필 연구 논문에 따르면, '실데나필(비아그라의 주성분)는 고산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해당 논문에서는 "높은 고도에서 비아그라의 예방적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고 적혀있습니다.
고산병과 고산증에 효과가 있는 약은 따로 있습니다. 고산병 전용 약인 다이아목스는 급성 고산증의 발생률과 심각성을 해소해주고, 경증 급성 고산증의 치료제로 쓰입니다.
청와대 주치의가 개입한 처방이라면, 고산증 예방과 치료에는 다이아목스가 입증된 효과가 있을 텐데 굳이 '비아그라'와 '88정'을 사야 했는지 밝혀야 합니다.
아프리카 순방국가들이 고산지대에 위치해 비아그라를 샀다는 말 또한 의심쩍은 부분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산증은 해발 2500m 이상에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가장 높은 고도가 2,355m입니다.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고도는 1,795m이고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는 고도 1,190m로 모두 고산증에 시달릴만한 고도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해발 2,744m인 백두산에 올라가지 않는 이상 고산증 증상이 발병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한라산은 해발 1,950m로 나이로비나 캄팔라의 수도보다 높지만, 한라산 등반 시 고산병약을 지참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고산병 치료를 위해 비아그라와 88정을 대량으로 구매해놓고 쓰지 않았다는 것도 의문입니다. "2015년 중남미 방문 시 수행원들이 고산증에 시달려 고생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당시 해발 2500m 이상의 고산지대인 콜롬비아를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편도선이 부어 고생했다면서 "수행원들이 고산병에 다들 고생하는데 나는 고산병이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목으로 온 모양"이라고 말한 적 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은 해당 약이 "공식적으로 위촉된 청와대 주치의와 자문단, 의무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정상적으로 구매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의혹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가영 모바일 PD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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