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외교 지형, 신냉전으로 재편되나?

동북아 외교 지형, 신냉전으로 재편되나?

2016.07.09. 오전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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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양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 배치 결정은 동북아시아 지역 외교 지형을 재편할 수 있는 폭발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주목 대상입니다.

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연대를 강화하면서 신냉전의 구도가 생겨나고, 북핵 문제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몇 년 동안 동북아시아는 다양한 종류의 국가 협력이 다층적으로 존재하는 특성을 보여왔습니다.

한, 미, 일 3국의 긴밀한 협력 체제와 북, 중, 러 3국의 느슨한 협력 체제, 그리고 한중 간, 미중 간 제한적 협력도 존재합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협력하면서 동북아는 협력과 경쟁이 교차하는 공간이라는 특징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사드 배치 결정 발표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초래하면서 동북아 외교 지형을 이른바 신냉전 구도로 재편할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왕이 / 중국 외교부장(3월 12일 기자회견) : 한국의 합리적 수준의 방위력은 이해하지만 필요성을 초과하는 군사 배치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 러시아 외무장관(3월 12일 기자회견) : 미국과 한국이 추진 중인 계획(사드 배치)은 북한의 잠재적 위협 수준에 비해 과도한 대응입니다.]

중러 양국이 채택할 수 있는 대응으로 사드 체계에 대항하는 무기 체계 도입과 더불어 양국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꼽을 수 있습니다.

북한도 사드 반대 행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 수위를 완화하거나 핵무기와 관련이 없는 대북 경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우리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은 한중 경제 협력 관계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반발 수위를 높여가면서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결정을 번복시키는 노력을 1차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의 경우도 한국이나 미국과 대립하는 것 자체보다는 한반도 외교전에 참가해 주요 행위자 지위를 확보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 양국의 사드 배치 결정 발표는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예고하면서 우리 정부의 외교 역량은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라서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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