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이라는 北 해외 식당...그들은 왜 탈출했나

'신의 직장'이라는 北 해외 식당...그들은 왜 탈출했나

2016.04.11. 오전 09: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송지영, 전 북한 아나운서 /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앵커]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은일반 해외 노동자보다 많은 돈을 버는 것으로 알려졌죠. 때문에, 북한 여성들 사이에서는 ★선망의 직업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그만큼 선발 과정도 까다롭습니다.

먼저, 철저한 신분 검증절차를 거칩니다. 당·정·군 간부 자녀와 친·인척 가운데노래나 춤 실력이 출중한 20대 여성이나 예술학교 출신을 선발한다고 합니다.

선발된 여성들은 6개월간의 집중강습을 받고, 해외로 파견되는데요. 요리전문대학과 외국인전용식당에서 노래와 춤, 요리와 접대하는 법을 입힙니다.이들은 해외로 3년간 파견되는데요.

인맥이나 뇌물에 따라 기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매달 받는 월급은 150~200달러 정도. 팁은 본인이 갖습니다. 이들은 엄격한 감시와 통제 속에 하루 12시간 이상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충성 자금' 명목으로 상납하는 돈도 상당한데요.

이런 상황에도 해외로 나오려는 여성은 줄을 섰습니다. 다른 해외 노동자보다 두 배 수준을 벌기 때문인데요. 치열한 경쟁 속에 해외 북한 식당에서 일하려고수천 달러의 빚을 지기도 합니다.

김주환 기자가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의 실태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외화벌이를 위해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여성 근로자는 대략 2만여 명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상당수 봉제공장 등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지난주 집단 탈북한 여성들처럼 해외 국영식당에 근무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해외 북한 음식점 종업원으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출신 성분이 좋아야 합니다.

[정준희 / 통일부 대변인 : (북한의) 해외식당 같은 경우는 여러 가지 여건이 북한내에서는 좋다라는 평가가 있기 때문에 (해외로)나갈 정도면 (출신)성분도 적당히 좋아야 되고...]

이밖에 외모와 노래 실력, 그리고 상업 부분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장철구평양상업종합대학' 등 4년제 대학을 졸업해야 합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면접부터 최종 선출까지 뇌물을 상납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많게는 최고 수천 달러씩의 빚을 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실제 해외 근무를 해도 수입의 70%는 북한 당국이, 나머지도 충성자금 등 각종 명목으로 돈을 떼여가기 때문에 실제 받는 급여는 10~20% 남짓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대북 제재 이전 북한 식당의 주 고객이었던 남한 인사들이 건네주는 고마움의 표시인 팁이 실제 종업원 개인별 소득의 상당액을 차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북 제재 이후 상당수의 해외 북한 식당이 경영난을 겪고 있고, 매달 평양으로 송금해야 하는 납부액 등을 완수하지 못한데 따른 심적인 압박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각 식당별로 납부액을 채우지 못할 경우, 종업원 개인의 소득에서 부족한 액수를 채워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해외식당 운영 주체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대외봉사총국 등 각기 다릅니다.

때문에 이번 집단 탈북의 여파가 해당 상급 기관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YTN 김주환입니다.

[앵커]
일단 송지영 아나운서께 질문드리죠. 여기에서 북한 식당에서 일하는 분들. 저도 북한 식당에 가본 적 있는데. 영어도 잘합니다. 한국말도 잘하고 교양도 있고 아무나 오는 데가 아니라 하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그래서 대외봉사총국에 들어가려면 누구나 예술을 잘하고 인물이 예쁘다고 뽑히는 게 아닙니다. 일단 북한에서 어느 정도의 신분이 있어야 되고 믿을 수 있는, 우리 당을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그런 신분을 갖췄는지 해외에 나가있으니까 도망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뛰어난 중산층 이상의, 아빠가 중산층 이상의 간부쯤된다든지 신분이 일단 뚜렷해야 되고 그속에서도 장철구평양상업대학 같은 데를 졸업하면서 그속에서도 음악적인재가 또 되어야 됩니다.

악기를 잘한다든지 노래를 잘한다든지 무용을 잘한다든지 일단 그런 건 취미적으로 다 한 가지씩 하니까 북한분들은. 거기서 봉사총국에서도 호텔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속에서도 뛰어난 나이가 어리고 그런 예쁜분들, 그런 분들을 뽑으면서 신분이 보장된 분들을 뽑는 거죠.

그러니까 서로 거기 뽑혀나가려고 그런 여성분들을 서로 정말 잘 보이려고 뇌물까지도 뽑는 사람한테 해외쪽을 선택한 사람한테 뇌물까지도 상납하기도 하고 서로 외국에 나가야 한번 외국물을 맛볼 수 있고 또 달러도 벌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서로 나가려고 하는 것이죠. 그러니까 일반 지방에 있는 사람들은 꿈도 못 꾸고요.

류경식당이라고 하면 평양에서 나온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키들이 늘씬하고 참 예쁘지 않습니까? 저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영어를 잘하지 중국어잘하지. 중국에 나가면 또 중국어도 잘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해외 사람들을 접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하고 일본어도 잘해야 하고 악기, 노래, 화술까지 잘 해야 하고 성분까지 다 갖춘 분들이죠.

[앵커]
다 갖춘 사람들이 해외에서까지 근무하던 사람들이, 폐쇄 사회인 북한에서. 이른바 엘리트의 균열, 엘리트의 분열현상, 이게 지금 심각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바로 그 점이죠. 북한의 핵을 이룬 사람들이 김정은 체제를 배반한다. 이것은 상당히 북한체제로서는 위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송지영 씨가 설명을 했지만 이 사람들은 일단 또 나올 때는 많은 뇌물을 주고 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족적으로 다 빚을 진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름대로 해외에 나갔다가 돌아갈 때 뭔가 많은 선물도 사가고 상품도 사가 팔아서 장마당에 팔아서 돈도 벌어야 되고. 그러니까 금의환향을 꿈꿨는데 이제 거지가 돼서 돌아가야 되니까 이제 죽으나 사나 사활적으로 북한 체제를 버려야 되는 상황까지 코너에 몰린 겁니다. 거기에서 아마 지배인의 한마디에 똘똘 뭉쳐서 이렇게 북한을 박찼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대북제재가 심해지면서 한국TV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바로 이런 요인들은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지금 북한의 식당이 해외의 한 12개 나라에 130개가 있는데 저도 최근에 3월달에 단둥에 류경식당에 몇 번 가봤는데 테이블이 한 20개 있으면 3, 4개 밖에 손님이 차지 않습니다.

바로 UN제재가 실효적으로 나타나다 보니까 결국 아마 130개 식당 중에 제가 볼 때는 60개 이상이평양으로 다시 나가야 되지 않을까. 종업원들은 저 사람들을 이어서 우리도 떠나야 된다. 똑같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여기에 대한 대책 같은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