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의 '반미 선동'

北 김정은의 '반미 선동'

2014.11.26. 오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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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뷰:조선중앙TV (지난 11월 25일)]
"미제가 날강도의 본색을 낱낱이 드러내놓고 어중이 떠중이들을 긁어모아 대조선 인권결의라는 것을 조작해낸 것은 정의와 진리를 노영하고 어떻게하면 우리 사회주의를 말살해보려는 또 한차례의 대조선 반대국이며 노골적인 선전 포고입니다."

표현이 좀 과격하죠?

어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군중대회입니다,

군 장병과 학생을 포함한 북한 주민 10만 여명이 동원됐다고 추정되는데요.

이렇게 대규모 인원을 모은 이유, 지난 18일 통과된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을 비난하고, 특히 반미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섭니다.

앞서 본 영상에서 '미제를 포함한 어중이 떠중이들'은 과거 북한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미국과 우리나라, 일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들 세 나라가 인권결의안 채택을 주도했다는 겁니다.

그 중에서도 '초강경 대응전의 첫번째 대상은 미국' 이라며 미국을 집중적으로 비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 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통과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동안의 석방 요구에 꼼짝도 하지 않던 북한이 지난 8일, 갑자기 억류 미국인을 모두 석방했습니다.

유엔 총회가 열리기 10일 전의 일인데요.

갑작스러운 북한의 관계 개선 의지에도 불구하고,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석방이 '작은 몸짓'에 불과하다며 비핵화의 진정성을 다시한번 요구했습니다.

[인터뷰:오바마, 미국 대통령]
"북한은 억류 미국인들 석방같은 작은 몸짓에 추가해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더 폭넓은 이해가 있어야 합니다. 이 지역의 모든 나라들은 이 문제를 안보의 최우선 사항으로 간주합니다."

미국의 환심을 사려고 했던 북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엔 인권결의안은 유엔 총회를 통과했습니다.

[인터뷰:최명남, 북한 외무성 부국장]
"미국과 추종자들이 북한을 말살하려고 자행한 터무니없고 비이성적인 인권 공세는 우리에게 핵 실험 등 추가 조치를 강제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결의안 통과되자, 북한은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조선중앙TV]
"미국의 대조선 적대행위가 우리로 하여금 새로운 핵시험을 더는 자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조건에서 미국의 무력간섭, 무력 침공 책동에 대처한 우리의 전쟁억제력은 무제한하게 강화될 것이다."

'미국의 대조선 적대행위'는 유엔 인권 결의안을 가리키는 것이죠.

유엔 인권 결의안이 북한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을 겨냥한 것인만큼, '인권 공세'를 주도했다고 보는 미국을 김정은이 직접 비난하고나선 겁니다.

[인터뷰:조선중앙TV (지난 11월 25일)]
"미제 침략자들이야 말로 인간 살육을 도락으로 삼는 식인종이며 살인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 주고 있다고 하시면서 우리 인민은 신천을 비롯한 공화국 북반구의 더 많은 지역들에서 미제의 살인귀들과 계급적 원수들이 감행한 야수적 만행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김정은의 분노가 느껴지는데요.

김정은은 이 날 황해도에 있는 신천박물관을 현지지도 했습니다.

신천박물관은 '반미 교양의 거점'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박물관 곳곳에 반미 문구가 가득한데요.

특히 벽에 새겨진 문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써 있습니다.

'미제는 신천 강점 52일간에 3만 5천 383명 학살했다'

이 신천박물관은 6.25 전쟁 중 미군이 신천 지역 주민 4분의 1을 학살했다고 김일성이 주장해 만든 반미 시설입니다.

김정은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집권 이후 처음인데요.

반미 문구가 가득한 신천박물관에서, 작심하고 미국을 직접 비난한 김정은.

북한 언론의 미국 비난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지만, 최고지도자가 직접 미국을 비난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또한 김정은은 이날 '적에 대한 환상은 곧 죽음'이라고 말했는데요.

최근, 오바마의 친서를 받고, 미국인을 모두 석방한 것을 후회하는 걸까요.

반미 선동으로 적개심을 고취하고, 북한 내의 결속을 다지려는 김정은.

최룡해 특사를 러시아로 보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타진한데 이어, 노골적인 반미 선동으로 북미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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