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여사 방북 합의, 남북관계에 가져올 변화는?

이희호여사 방북 합의, 남북관계에 가져올 변화는?

2014.11.21. 오후 6:0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이희호 여사의 방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찾았던 실무협의단이 협의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우리 측에서는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과 윤철구 김대중 평화센터 사무총장 등 5명이 참석해 이희호 여사의 방북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방북 시기는 확정짓지 못한 가운데, 방북하게 된다면 육로를 통해 평양을 방문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관련 소식 황혜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희호 여사 방북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은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됐습니다.

우리측에서는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 등 5명, 북측에서는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5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은 2시간 가량 이동 방법과 방문지, 숙소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 여사가 고령인만큼 이동 방법은 육로로, 방문지는 평양 애육원 등 보육시설 두 곳으로 확정했습니다.

또 숙소는 과거 이 여사가 두 차례 묵었던 백화원 초대소로 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
"무슨 물품을 원하시는지를 말씀해주시면 우리가 그걸 준비하겠습니다 그랬더니 그분들이 그렇게까지 염려 안 하시고 남측에서, 여사님께서 주시고 싶은 걸 주시면 우리는 아주 감사하게 받겠습니다 해서..."

다만 관심을 모았던 방북 시기나 인원은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다음 달 김정은 전 국방위원장 3주기를 앞둔데다 최근 한반도 정세 또한 첨예하게 돌아가고 있어서 시기와 인원을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
"(여사님이) 노령이시기 때문에 우리가 방북의 시기를 이쪽에 들어보고 서로가 돌아가서 의사분들하고도 의논하고 해서 다시 그 부분은 2차 협의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게 어떻겠냐..."

방북 시 이희호 여사와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될지 또한 미정입니다.

김 원장은 원동연 부위원장이 '윗분의 뜻을 받들어 나왔다'고 말한 데에 함축적인 뜻이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것은 묻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4차 핵실험 가능성 등을 내비치며 한반도 정세를 긴장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는 가운데, 인도적 지원을 위한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남북관계에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앵커]

이번 실무협의에서 이희호 여사의 방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우선 방북에 대한 합의는 이루어졌습니다.

북한에서는 실무진의 방북에 앞서 이희호여사의 방북에 열렬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전해지는데요.

이번 방북이 남북관계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아무래도 이희호여사의 방북의 최대 관심사는 김정은과의 재회가 성사될까 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앞서 이 여사가 김정일이 사망한 지난 2011년 12월 장례식 참석차 평양을 찾아 김정은과 만난 적이 있는 만큼, 이번 방북에서도 재회의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이희호 여사]
"겨울 같은 추울 때 모자와 목도리를 겸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짰거든요. 그래서 북한을 한 번 갔다 왔으면 좋겠는데, 대통령께서 허락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박근혜 대통령]
"언제 한 번 여사님 편하실 때 기회를 보겠습니다."

지난 10월 28일 박근혜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가 청와대에서 만난 모습입니다.

이 만남 후에 이번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추진된 것이죠.

정치적 논란이 없도록 이 여사의 방북에 정치인은 동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방북에 박근혜 대통령이 역할을 한 만큼, 이희호 여사 편에 박근혜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도 관측되고 있습니다.

최근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이 채택되고 이에 북한은 '핵 실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북한이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 여사의 방북을 통해 대외적 유화 메시지 전달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 방북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음달 17일인 김정일 사망 3주기에 방북하게 되면 북한이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남북관계에 상징적인 변화를 가져올 거라는 기대가 많습니다.

또 이희호 여사가 직접 뜬 털모자와 털목도리를 비롯해 방한용품을 전달하는 등의 인도적 방문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경시해온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와 대화를 장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남북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할 텐데요.

이번 이희호 여사의 방북이 경색된 남북관계가 변화할 수 있는 작은 발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