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15년...화해 상징에서 대결 빌미로

금강산 관광 15년...화해 상징에서 대결 빌미로

2013.11.17.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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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은 남북이 함께 금강산 관광 사업을 시작한 지 15년이 되는 날입니다.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 될 것이란 기대 속에 출발한 사업은 관광객 피살 사태로 중단된 지 5년이 지나도록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지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998년 11월 18일, 관광선 금강호가 이산가족을 포함한 남측 관광객 826명을 태우고 동해항을 출발해 북한 장전항에 입항했습니다.

남과 북이 이끌어낸 화해와 협력을 위한 최초의 성과물, 금강산 관광의 시작이었습니다.

연평해전과 같은 남북관계 위기 속에서도 유지됐던 금강산 관광은 그러나,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중단되고 맙니다.

[인터뷰:김호년, 통일부 대변인(2008년 7월 11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진상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금강산 관광을 잠정중단할 것입니다."

이후 현정은 회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만나 재발 방지를 약속 받는 등 재개 분위기가 조성되는가 싶었지만,

[인터뷰:현정은, 현대회장(2009년 8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작년 금강산 사고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 관계가 급격히 경색되면서 관광사업은 사실상 종결 수순을 밟기 시작합니다.

정부는 대북 경제 제제인 5.24조치를 단행했고 북측은 남측 부동산을 몰수, 동결하며 독자적인 관광 사업에 들어갑니다.

2011년 나진과 금강산을 오가는 해상관광을 시작으로 이듬해 국제관광을 도입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도 벌이고 있지만 수익은 북한 당국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최근에는 우리측에 금강산 관광 회담을 다시 요구하기 시작했고 여의치 않자 남북이 합의한 이산가족 회담을 직전에 무산시키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조선중앙통신]
"민족공동의 사업인 금강산관광에 대해서는 그 누구의 '돈줄' 이니 뭐니하고 중상하는가 하면..."

정부 역시, 관광 재개는 관광객 피살 재발 방지 외에도 5.24조치 해제 등의 문제가 맞물려 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는 속내입니다.

15년 전 화해와 협력의 상징에서 출발해 대결의 빌미가 된 남북 금강산 관광 사업.

남북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 당분간 사업이 재개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YTN 김지선[sun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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