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 낙하산? 공천 원칙 어디로...?

돌려막기? 낙하산? 공천 원칙 어디로...?

2012.03.20. 오후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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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4·11 총선 후보 등록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공천 작업도 거의 마무리됐습니다.

여야는 공천에 앞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원칙있는 공천, 공적한 공천을 약속했는데요.

과연 결과는 어떤지 김지선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
"공천하는데 있어서 자의적 기준이 들어가서는 안 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이 바라고 인정할만한 사람 공천해야 하고..."

[녹취:강철규, 민주통합당공천심사위원장]
"우리는 당선가능성 비중을 줄이고 전체 국민은 물론 해당 지역 주민의 민심에 귀를 기울여 보겠다."

공천에 앞서 여야 지도부가 국민에게 한 약속입니다.

그렇다면 공심위 출범 당시 여야가 내세웠던 원칙과 기준 과연 얼마나 실천됐을까요?

무엇보다 투명하고 깨끗해야 할 공천이지만 정작 공천 과정에서는 무원칙, 돌려막기, 낙하산 공천이라는 비난이 난무했습니다.

'돌려막기 공천'이란 특정지역에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낙천한 인물을 곧바로 다른 지역에 후보로 내세우는 것을 말합니다.

새누리당에서는 배은희 후보가 대표적입니다.

용산에서 30년을 살았다며 '용산의 딸'을 자처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고 당에서 수원을로 공천한 것이죠.

어제까지의 용산의 딸이었다가 하루 아침에 수원의 딸로 바뀐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또, 강남에 공천 신청을 했던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을 노원에 전략 공천했고, 서울 강동에 출사표를 던진 노철래 의원을 아무런 연고도 없는 경기도 광주에 밀어 넣었습니다.

노 의원의 선거운동 홈페이지는 아직도 강동을 위해 일하겠다는 약속과 광주를 위해 뛰겠다는 다짐이 섞여 있는,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고향인 대구에 출마 의지를 밝혔다가 파주갑을 거쳐 결국 남양주갑에 공천을 받은 송영선 의원도 돌려막기 공천의 전형입니다.

무원칙 공천, 비단 새누리당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기득권을 버리고 당선 가능성보다 지역 민심을 우선 고려하겠다던 민주당 역시 낙하산 공천, 회전문 공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강남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경선에서 밀린 전현희 의원을 다른 지역에 재공천한 사례입니다.

민주당은 강남을에서 정동영 의원과의 경선에서 탈락한 전 의원을 송파에 전략공천했습니다.

하지만 전 의원은 지역을 바꿔 나가는 것은 정치적 명분이 없고 당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며 공천장을 자진 반납했는데요.

경선에 떨어진 후보들이 다시 지역구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선택을 한 겁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지역에 다시 강동 경선에서 떨어진 박성수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재공천했습니다.

결국 '2단 돌려막기' 공천이라는 비난까지 받게 됐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경기 군포에서 예비 후보 등록을 했지만 낙천한 안규백 의원을 서울 동대문갑에 공천해 많은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이언주, 송호창, 이학영 후보 등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지역에 끼워넣는 낙하산식 공천도 말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여야가 왜 이런 무리수를 둘까요?

정치권이 공천 때마다 늘 참신한 인재 영입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평소에 인재 영입 노력을 게을리 했고, 이 때문에 총선에서 내세울 수 있는 인재풀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여기에 이번 총선이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참신한 신인보다는 득표력이 검증된 후보를 지역구에 내서 최대한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고자 하는 계산법도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유권자들이 우리 동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 또, 어제까지 옆동네를 위해 일하겠다고 외치던 사람을 정당만 보고 선뜻 지역 대표자로 선택해 줄 지 의문입니다.

YTN 김지선[sun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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