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위원장 하얼빈 방문...북한에선 안중근 영화 방영

김정일 위원장 하얼빈 방문...북한에선 안중근 영화 방영

2010.08.30.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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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어제 북한으로 귀환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중국 하얼빈을 방문했습니다.

북한 매체에서는 안중근 의사와 관련한 영화를 방영해 김 위원장의 하얼빈 방문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홍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 라는 제목의 북한 장편영화입니다.

지난 1979년 북한 조선영화촬영소가 제작한 2부작 영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제작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1980년대 중국에 소개되면서 안중근 신드롬을 중국에까지 확산시키기도 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어제 오전과 오후에 걸쳐 이 영화를 방영했습니다.

북한은 한일병합 100주년을 기념해 방송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공교롭게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하얼빈 방문과 같은 시점에 방송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하얼빈은 1930년, 고 김일성 주석의 항일운동 동지였던 김혁이 일본에서 사형당한 이후 김 주석이 머물며 조직활동을 벌인 곳입니다.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의 하얼빈 방문 역시 지린시 위원중학교와 베이산 공원에 이은 항일혁명유적지 방문 일정의 하나로 김정은에게 후계자로서의 정통성을 덧입히기 위한 행보로도 풀이되고 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에게도 하얼빈에서의 안중근 의사의 항일투쟁을 부각시켜 김정일 부자의 하얼빈 방문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일성 주석의 공산주의 사상입문과 안중근 의사의 항일활동을 방영한 것은 나름대로 혁명 혈통을 잇는 후계문제와 깊은 연관을 가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또 이번 하얼빈 방문길에 황무지를 개간해 곡창지대로 만든 베이다황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을 위한 내부 정치적 목적과 중국으로부터 식량지원을 받기 위한 다각적인 포석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YTN 홍상희[sa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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