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숨결을 불어넣듯 화폭에 코를 가까이 대고 한 획, 한 획 조심스럽게 덧칠하는 청년이 있습니다.
그래픽 펜으로 세밀하게 그려낸 뒤 수채화로 생동감을 더해 색을 입히는 과정.
한 작품을 위해 누구보다 오랜 시간을 몰두하는 최다원 작가입니다.
사실 다원 씨만의 이런 특별한 작업에는 숨겨진 사연이 있습니다.
[최다원 / 순수미술 작가 : 저는 청각 장애와 시각 장애가 있지만,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합니다.]
다원 씨는 보청기를 해도 잘 들리지 않는 청각 장애인이자, 저시력증 진단을 받은 시각장애인이기도 합니다.
아들이 서너 살 됐을 무렵에야 장애 사실을 알았다는 부모님은 처음엔 현실을 부정하기도 했는데요.
[최승관·김미정 / 최다원 씨 부모 : 현대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그걸 받아들이기 좀 어려웠지만, 이 장애가 삶에 불편하기는 하지만 자기 삶을 완성해 나가는데 불가능한 건 아니다 (생각했어요) 언어가 안 되니까 그림으로 소통을 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 보니까 다른 애들은 2D로 그리는데 얘는 4D로 그리는 거예요. 아 얘가 그림에 상당히 소질이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