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사재기? 매점매석?

마스크를 사재기? 매점매석?

2020.03.10. 오전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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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YTN WORLD, YTN KOREAN
■ 진행 : 개그맨 김경식

이 마스크 한 장 구하기가 얼마나 힘든지요.

예전엔 몇 백 원이면 살 수 있었는데 요즘은 어마어마하게 가격이 뛰었어요.

이게 다 일부 사람들의 '매점매석' 때문에 벌어진 일인데요.

바이러스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니까요.

그런데 '매점매석'은 무슨 뜻일까요?

한자로 살 '매', 차지할 '점'. '매점'은 물건을 사들인다는 뜻이고요.

팔 '매', 아낄 '석'. 즉 팔기를 꺼린다는 거죠.

왜 물건을 사들이고 팔기를 꺼릴까요?

물건을 비싼 값에 되팔기 위해 기다리는 겁니다. 이게 바로 매점매석이죠.

이 '매점매석'으로 유명했던 조선시대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허생입니다!

조선시대 가난한 선비, 허생은 아내의 잔소리에 못 이겨 돈을 벌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요.

일단 부자에게 돈 만 냥을 빌린 뒤, 시장의 과일을 싹쓸이 해 사들였습니다.

마침 설날을 앞두고 집집마다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과일이 없는 거죠. 난리가 났습니다.

그러자, 허생은 과일장수들에게 10배 이상 비싼 값에 팔았던 거죠.

허생은 이런 식으로 선비들이 상투머리에 쓰는‘말총’도 사들인 뒤 비싼 값에 되팔아 큰돈을 벌었는데요.

이게 바로 매점매석입니다. 그리고 허생은 말하죠.

"겨우 만 냥으로 나라 경제를 흔들었으니 이 나라가 얼마나 허약한지 알겠구나" 이렇게 탄식했습니다.

그런데요. '매점'은 한자를 일본식으로 고친 이른바 '일본식 한자'입니다.

이 때문에 매점매석을 순우리말로 바꿔 쓰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는데요.

1961년 이희승 편 '국어대사전'에 일찍이 '사재기'라는 표현이 있었고요.

1992년 국립국어원이 사재기를 순화어로 제시한 데 이어 법제처와 문화체육관광부도 '매점매석' 용어를 '사재기'로 정비했습니다.

사실 허생은 실존인물이 아닙니다.

연암 박지원이 쓴 소설 속 가상인물인데요.

연암은 허생을 통해 조선시대의 경제적, 사회적 제도의 잘못된 점을 풍자했습니다.

허생이 실제로 존재한 인물은 아니었지만, 허생처럼 양반들이 매점매석으로 시장을 교란시키고, 경제를 흔드는 일이 있었다는 거죠.

현 시대에도 수많은 허생들이 있습니다.

마스크 가지고 사재기 장난치는 허생들,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하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처벌받아요. 그러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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