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다' 이게 표준어라고?

'개기다' 이게 표준어라고?

2020.03.03. 오전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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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YTN WORLD, YTN KOREAN
■ 진행 : 개그맨 김경식

막내가 형님한테 개기고 대들어? 확 조져블까.

지난 시간에 ‘조지다’라는 말이 표준어라는 사실, 함께 공부했었죠?

아니, 정말? 궁금하신 분은 YTN 홈페이지에서 쏙쏙 뉴스말 돋보기 조지다 편을 참고해주시고요.

표준어 같지 않은 표준어 2탄!

오늘은 '개기다'라는 말입니다. 이건 비속어 맞는데?

노노~ 벌써 2014년부터 어엿한 표준어였다고요.

개기다는 명령이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버티거나 반항한다는 뜻입니다.

보통 이 말을 우리가 점잖게 쓰진 않잖아요.

속된 말이나 거칠게 표현할 때 주로 '개기다'라는 말을 쓰는데, 어째서 표준어로 인정된 걸까요?

표준어 규정은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졌는데요.

1988년 한 차례 개정된 뒤 23년 동안 변화가 없었습니다.

해마다 신조어가 나오는 등 언어 현실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데 표준어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죠.

우리가 짜장면이라고 많이 하지 자장면이라고 잘 안 하잖아요.

이 때문에 2011년 짜장면이 표준어로 인정됐고, '개기다' 역시 많은 사람들로부터 쓰임이 인정되면서 표준어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겁니다.

또 하나, 개기다와 너무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린다는 표준어가 있는데요. 바로 '개개다' 입니다. 들어보셨나요?

‘자꾸 맞닿아 마찰이 일어나면서 '표면이 닳다' 또는 '성가시게 달라붙어 손해를 끼치다'라는 뜻인데요.

'개기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있더라는 거죠. '개기다'와 '개개다'는 전혀 다른 뜻의 말입니다. 헷갈리지 마세요~

그런데요. 표준어로 등재되었다는 사실이 공공장소에서 막 써도 된다는 뜻일까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바보', '멍청이' 같은 말도 사실 표준어거든요.

그렇다고 아무 때나, 아무한테나 바보, 멍청이라고 하진 않잖아요.

‘개기다’의 뜻풀이를 보면 '속되게'라고 표시되어 있죠.

즉, 표준어에서 '표준'은 표기의 표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좋겠죠.

때와 장소에 맞게 품격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 것은 불변의 진리죠~

TPO 아시죠? (Time, Place, Occa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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