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인 줄리아가 어머니께 띄우는 편지

입양인 줄리아가 어머니께 띄우는 편지

2019.11.07. 오후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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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줄리아 모피트/ 미국 한인 입양인]
"어머니 이 영상을 보고 계시면 오래전 당신이 저를 두고 떠나셨을 때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해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당신은 한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큰 용기를 내시어 힘든 결정을 하신 거예요. 어머니, 저는 덕분에 멋진 도시 뉴욕에서 따스한 가족과 함께 잘 먹고 잘 지냈어요. 언젠가 우리가 직접 만나게 된다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당신과 한국어로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입양인 줄리아가
어머니께 띄우는 편지

[인터뷰: 줄리아 모피트/ 미국 한인 입양인]
"입양서류에는 1978년 9월 16일 잠실 소방서 계단에서 경찰이 새벽 5시 45분에 발견했다고 나와 있어요. 당시 노란색 옷을 입고 있었고 비교적 건강해 보였대요. 다만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어린아이가 젖병을 물지 못했다고 해요. 그걸 토대로 아마도 낳자마자 어딘가가 아파 치료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돼요. 저를 발견했던 경찰분과 다시 연락이 닿았는데 당시 버려진 아이들이 워낙 많아서 저를 기억하지 못하셨어요."

내 안에 흐르는 예체능 DNA

어머니, 당신을 닮은 걸까요?

[인터뷰: 줄리아 모피트/ 미국 한인 입양인]
"양부모님은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기자로 일하시다 은퇴하셨어요. 제가 살던 곳은 '그리니치 빌리지'였는데 당시에 그 동네는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살던 동네였어요. 제가 다녔던 학교에도 다문화 배경의 아이들이 있었어요. 덕분에 입양아인 제가 특별히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죠. 학교에 다른 한인 입양인 친구도 있었으니까요. 뉴욕 북쪽 지역에는 별장도 있었어요. 감사하게도 좋은 환경에서 유복하게 자랐죠. / 06:41 대학교 전공은 순수미술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사진과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재미있게 공부는 했지만,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어요. 특히 요즘 시대에 컴퓨터 웹사이트 자체가 꼭 필요하지 않게 됐잖아요. 그러다 보니 저도 운동 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됐죠. 개인적으로 늘 좋아했던 분야이기도 하고요. 지금은 퍼스널 트레이너이자 요가 강사예요."


다시 찾은 대한민국
낳아주신 어머니를 찾습니다


[인터뷰: 줄리아 모피트/ 미국 한인 입양인]
"(가족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아들을 낳고 더 간절해진 것 같아요. 아들을 임신하면서, 이 어린 생명체를 안고 있으면서 얼마나 내가 아이를 사랑할 수 있는지를 처음으로 느꼈어요. 모성애를요. 추운 날 새벽 누군가가 발견해주길 바라며 어린 자식을 두고 떠나야 했던 친엄마가 생각나더라고요. 아이와 함께하며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충분히 느끼시지도 못한 거잖아요. 그래서 DNA 검사를 했어요. 아들을 낳은 뒤 2년 만에 마음이 어느 때보다 간절해진 거죠. 그 이후로 매년 한국을 찾고 있어요."


가족 찾기의 유일한 단서
1978년도 '잠실 소방서 계단'

[인터뷰: 줄리아 모피트/ 미국 한인 입양인]
"(처음 소방서를 찾았을) 당시에는 큰 충격을 받지 않았어요. 애초에 유의미한 단서를 찾을 거라는 큰 기대가 없었거든요. 현장에서는 별다른 느낌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후에 아들이 생기고 감정에 변화가 오면서 이제는 잠실역을 지나가면 '이곳이 내가 발견된 곳이구나. 내 고향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버스나 전철을 타고 잠실역을 지나가면 이곳에 앉아 있는 사람 중에 나와 연결된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지금 42살이에요. 친부모도 아마 충분히 걸어 다니실 나이겠죠."



어머니께 이 목소리가 닿길…


[인터뷰: 줄리아 모피트/ 미국 한인 입양인]
"만약 친부모님을 만나게 된다면 저는 정말 행복한 가정에서 사랑 듬뿍 받으며 자랐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었고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당신을 만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요. 갑자기 저를 친딸로 여겨달라고 강요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제 아들은 정말 소개해주고 싶어요. 아들을 낳은 뒤로 특히 혈연관계라는 것에 대한 특별함을 깨닫고 있어요. 피가 물보다 진하다고들 하잖아요. 물론 양부모님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아들과 느끼는 유대는 정말 특별해요. 마찬가지로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라면 함께한 시간이 없더라도 분명 만나자마자 느낄 수 있는 유대가 있을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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